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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을 벼르다가 드디어 시작이다.

지리산은

오래전부터 이곳저곳을 더듬고,

오르고 내리기를 수십차례 했지만,

3개 도, 5개 시군, 21개 면, 120여개 마을을 지나는 길,

22개 구간- 285 키로의 지리산둘레길 개설이 완료된지 어언 8년이나 지나고서

그 둘레길 걷기를 이제서야 시작이다.

 

 

제1구간 (주천~운봉)의 시작점은 남원시 주천면이다.

소설속의 허구 인물이지만 춘향이 묘소도 있고 육모정과 구룡계곡에 인접한

원터거리 주차장이  첫 시작점이다.

지리산 서북능을 조망하면서 걷는 이 길은

구름은 엷게 끼었고 3월의 바람은 아직 차가웠다.

 

 

 

제방길로 접어들어 금새 징검다리를 건넌다.

귀로는 물소리, 머리칼은 자연풍을 맞으며

보다 더 자연미있게 생긴 돌로 된 징검다리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개울을 건넌다.

 

 

 

이제 막 시작 지점 부근에서

목적하는 곳이 빨간색으로 표시된  목제 안내판을 따라서 걷는다.

예로부터 길안내와  벽사의 의미로  마을 입구마다 서 있던 장승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때는 3월 하순,

논두렁 밭두렁, 새로운 농사를 준비하는 철이다.

지난해에 가지런히 크고 자라 농민에게 내어준 알곡.

이제 새로운 쟁기질을 예비한 듯 포기마다 정연하다.

 

 

 

구룡폭포가 있는 구룡골 인근,  소 천엽같은 능선을 따라흘러,

산삐알에 붙어사는 내송마을을 지나 두릅나무가 줄지어선 길을 따라가니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숨도 차오고 이마에는 땀이 배어온다.

 

 

 

 

개미정지 쉼터.

1구간에서 최초로 만나는 쉼터,

그 옛날,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는 삶과 문화의 교통로인 이곳이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있어

이제는 우리앞에 '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생강나무꽃-이른 봄, 산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이다.

 

 

 때로는 가파르게 오르기도 하고 평평한 솔잎길을 한참 걷다보니

어느새 고도는 300미터를 올려놓았다.

그 시절에도 계절에 앞서 이르게 피어나는 꽃 - 생강나무꽃은 피었으리라....

산에 나는 나물, 약초, 땔감,

들에 나는 곡식과 생필품....의 교류를 위하여 장삼이사들이 오가던 길.

우리네 윗대 조상님과 장돌뱅이, 보부상들의 생명을 이어주던 푸근한 길이다.

 

 

 

 

 

한결 높아진 고도에

시작점인 주천면이 발아래이고

때마침 바람을 맞아 벗어지는 구름결 사이로 지리연봉 산너울이 파도를 친다.

 

 

 

 

 

 

 

 

구룡치,

그 옛날 행인들의 어깨를 파고 들던 등짐의 무게를 가늠해보며.

고개마루에서 짐을 벗어놓고 땀을 식힌다.

 

 

 

 

 

어느 산 어느 길가에서 보았음직한 연리지는

'사랑소나무'라는 이름으로 여기도 있어

새삼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구룡농주' 의 명당이라는 안내석이 과객을 현혹하여

그 묘소 일원을 돌아보고 나온다.

과연, 그 주변 아홉마리의 용이 구슬을 가지고 희롱하는  풍수인지는 

범인은 알 수가 없다.

 

 

 

고갯마루에는

머슴방보다 작아보이는 연못이 있어 

마침, 개인 하늘색을 모두 받아들여 옥빛이 되어간다.

 

 

 

 

'사무락다무락',

기품있는 거송이 자리를 틀고 앉아 가지끝은 땅에 닿을 듯한데

옛날, 장터길 안전을 빌고 가내 두루 기복을 하며 돌을 쌓아가던 군상은 어디로 갔는가.....

 

 

 

 

 

구룡치 고개넘어서 묵은 밭고랑을 타고내려가니

드디어 포장도로가 지척에 보이고

비닐하우스에서 음료와 막걸리를 팔고있는 '임금댁'을 만난다.

촌로 내외가 용돈벌이 하시는가 본데 .

하우스 안과  밖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땀도 흘리며 훠이훠이~  넘어 왔던 길이라 술맛이 당긴다.

'不可無一盃酒'....

막걸리 한사발이 두사발이 되고 ...두병이 된다.

 

 

 

 

막걸리 몇잔에 거나해지니 갈길이 여유로워 보이지만 .

해는 큰 걸음으로 서쪽으로 달리고

갈 길은 아직 아득하니 걸음을 재촉한다.

 

 

 

 

 

쟁기질한 논배미 너머로 보이는 덕치리, 작은 마을에는

띠풀로 이엉을 얹은 띠집(샛집)도 보존하고 있어 이채롭다.

 

 

 

 

운봉지역은 해발 500미터가 넘는 고원이다.

저 멀리,  

운봉고을을 병풍처럼 두르고 선 바래봉 정상과

그 연봉인 세걸산...서북능이 보인다.

 

 

백두대간 길목에 있는 '노치마을'

 

 

 

 

 

 

 

 

'노치마을'

백두대간이 지나는 국내유일의 마을.

섬진강과 낙동강 원류가 나누어지는 분수령마을...특이하다.

기백이 늠름하게 서린 정자나무, 

마을회관 앞에는 백두대간 안내석과 그 유래를 새긴 돌비가 있다.

 

 

 

 

일제가 지맥을 끊는다는 명분으로 설치했다는

'돌침'을 모아서 전시해놓았다.

악랄한 일제는 한반도 곳곳의 지맥과 혈을 끊고 누른다는 명분으로

곳곳의 산과 고개를 자르고

바위에는 철봉을 박고 물길을 돌리는 만행을 했다는데

돌침 석은 이곳에서 처음 본다.

 

 

 

 

 

 

 

 

 

 

저멀리 고리봉,

그 아래 잘룩한 부분이 정령치,

그 너머는 만복대..서북능이 줄달음치고 있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우측에는

고즈넉한 덕산저수지가 있어 걷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더 해준다.

 

 

 

 

 

 

동복 오씨 가족묘지가 거대하게 조성되어 있다..

 

 

 

 

 

덕산저수지가 보이는 곳에 쉼터가 있어서 지나는 이들의 발을 멈추게 한다.

 

 

 

 

 

 

 

 

간이 화장실,

문화적 풍모가 느껴지게 설치되었지만 관리는 허술하다.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개울을 건너서 운봉읍으로 다가가고 있다.

 

 

 

 

 

 

 

 

6시간째 걷는 길,

목적지는 가까워 오지만 운봉읍 주변에 있는 

행정마을 '서어나무숲'에서 다리쉼을 하며 간식으로 힘을 낸다.

 

 

 

 

 

 

 

벚나무가 즐비한 제방길은

걷기에는 지루한 감도 있지만 곧 피워낼 꽃을 생각하니 마음까지 화려해진다.

 

 

 

 

 

8시간째 걷다보니 드디어 운봉읍 외곽마을에 도착.

이제 1구간 종점이 지척이다.

 

 

 

 

마을의 당산나무....

 

 

 

운봉읍 중심가...

 

 

 

바래봉 중턱에 올라  내려다 본 운봉읍 전경...

 

운봉읍에 도착하여 제1구간을 마치는 의미가 있어

차를 타고 바래봉 중턱에 섰다.

그 옛날 남원부사 아래 운봉현감이 재직하던 ...

십승지지의 운봉은 ,

근래, 쇠락하는 농촌의 현실을 비켜가지 못해

인구는 줄고 산업은 변화해가니

봄철 '바래봉철죽제' 같은 행사와 관광위락 시설에 힘을 쏟고 있어

그 인심도 변하여 갈 것임이 자명하다.

 

-  제1구간 끝  -

 

 

  • ?
    슬기난 2015.04.04 16:52
    아직 지리 곳곳에 다닐곳이 많아 둘레길은 언감생심 염두에
    두지않지만 이참에 청솔지기님 발걸음따라 같이 출발해봅니다^^
    왕산 넘어 가실때 공수님댁에 들리셔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하시면서
    옛이야기도 하시고 즐거운 둘레길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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