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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불일폭포 산행기)
ㅇ산행일자:2003년 05월 08일
ㅇ산있는곳:경남 하동
ㅇ산행코스:쌍계사주차장-쌍계사-국사암-불일폭포-불일폭포휴게소-쌍계사주차장
ㅇ산행시간:Pm 14:20 - Pm 16:40 시

어제부터 계속 내린 봄비는 날이 바뀌어도 멎질않고 이슬비로 내린다. 꾸렸던 배낭을 풀어 놓았지만 어쩔수 없이 다시 차를 몰아 멀리 경남 하동의 악양면 평사리까지 내달렸다.
섬진강에는 시퍼런 물이 유유히 흐르고 무르익어 버린 봄은 곳곳에서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서희도 길상이도 어디론가 떠나버린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최 참판댁을 들렀다.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최 참판댁은 1999년-2001년에 걸쳐 복원한 것으로 안채,사랑채,절당채,행랑채,문간채 등이 1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서 있다.
최 참판댁을 나와 우측의 오르막 도로로 들어 고소성으로 향했다. 평사리 뒷산에 있는 고소성은 삼국시대의 석(石)성이다. 형제봉에서 내려온 산줄기는 섬진강의 끝에 있어 악양의 너른 들판과 섬진강이 한 눈에 든다. 이 고소성에서 발길을 재촉해 능선으로 오르면 지리산에서 뻗어내린 형제봉에 오를 수 있다.
아쉽지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 때문에 형제봉은 다음으로 미루고 하동의 쌍계사로 찻길을 달린다.

때마침 사월 초파일 인데다 화개골의 그 유명한 차(茶)를 주제로 한 축제가 오늘부터 시작되는 관계로 흐린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아 걷는게 불편할 정도다.
14시 20분, 오색현란한 연등이 수 없이 매달린 쌍계사로 들러 대웅전까지 걸음을 옮긴다.

늘 무지개가 피어 오른다는 불일폭포엘 가려면 이 쌍계사의 대웅전 앞에서 왼쪽의 계단으로 들어오르면 불일폭포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여기서 2,4km의 거리니 아주 가까운 곳에 그 유명한 불일폭포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폭포로 가는 길은 돌계단 길을 지나고 나무다리를 가로 건너면 돌이 깔려 있는 길이 이어진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길을 이으니 최치원이 학을 타고 놀았다는 환학대를 지난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니 장승  넷이 길가에서 반겨주는 야영장을 지나고 불일휴게소는 하산길에 들를 요량으로 조릿대 사이로 길을 계속한다.
삼신봉과의 갈림길인 삼거리에는 표지판이 서 있는데 불일폭포는 300m거리다. 이 삼거리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협곡사이로 이어지며 음습하고 절벽에 면한 벼랑길이 이어진다. 물론 벼랑 쪽으로는 철제 난간에 쇠줄로 안전장치를 해놓았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다.

시간은 15시 30분이 되었다.
쏴아!  쏴아!  거친 물소리가 들린다. 푸른 나무 잎사귀 사이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가늠할 수 없는 높이에서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다.
암벽의 계단길로 내려서니 일대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어제부터 내린 비는 불일폭포의 쏟아지는 물줄기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 폭포가 떨어지는 웅덩이에서는 하얀 안개가 자욱히 피어 오르고 물 떨어지는 소리는 귀를 멍하게 만든다.
이 불일폭포는 지리산의 폭포중 가장 큰 것으로 청학봉, 백학봉 사이로 흐르는 높이 60m, 폭 3m의 상, 하 2단 폭포로 자연과 어우러진 물결은 사계절 비경을 안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리산 10경중 하나이며 이 폭포 오른쪽에는 불일암터가 있는데 보조국사 지눌이 수도 했다고 한다.
한동안 폭포의 비경에 빠져 있다가 다시 길을 되짚어 내려와 불일휴게소에 들렀다. 여건만 허락된다면 하룻밤 묵고싶은  마음이 간절히 드는, 마치 어릴적 내가 살던곳과 너무나 흡사한 정이 가는 곳이다.
걸려있는 시 한수에 눈길이 간다.

깊은 산
한 자락에

이름없는 야생화
나 보아줄 이도 없고
나 찾아올 이도 없고
나 찾아갈 이도 없고
나 알아줄 이도 없고
누구
기다려야 할 이도 없이
그 고귀한 품성의 아름다운 삶이여!
     (제목:야생화)

대롱을 타고 흐르는 물을 받아 갈증나는 목을 달래고 걸음을 재촉해 다시 쌍계사에 내려 서니 시간은 16시 40분이다.
갑자기 엄습해 오는 시장기를 달래려고 등산로 입구의 쌍계사수석원식당으로 들어섰다.한식집인데 간촐하며 정갈한 영양돌솥밥이 참으로 일품이다. 주인인 박동원씨는 절 경내에서 20년이 훨씬 넘게 음식을 해왔다는데 절 가까이서 비린내를 피우지 않으려 돌솥밥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큼직한 돌솥밥을 남김없이 비우고 나는 왕이나 된 듯 거만한 걸음으로 다리를 건너고 그동안 내내 참아주었다가 다시 이슬비가 내리는 섬진강변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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