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설악산을 넘어 왔던 우리 초보남편이 이제는 지리산을 자꾸만 얘기한다. 그래서3박4일로 일정을 잡고 우리는 한달전부터 설레고 있었다. 남편은 지리산이 초행이라서 그랬고 나는 10년만에 찾는 지리산이라 너무 그리워하고 있던 터였다. 첫날은 오전 10시에 피아골산장에 도착했지만 우리는 짐을 풀었다. 지리산에 얼마남지 않은 운치를 누려보고 싶기도 했고 산지기님을 뵙고 싶기도 한 욕심이었다. 우린 거기서 잊을수 없는 산동이를 만났고 맑고 우렁찬 계곡물을 벗삼아 밝은 햇살 아래서 산장지기님이 쓰신 글을 읽는 맛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되기도 했다. 둘째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아침을 챙겨먹고 우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하게될 산행을 위해 길을 재촉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산지기님은 손수 배웅을 나오시며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해주신 따스한 마음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랐다. 피아골에서 올라가는 지리산능선은 인적이 너무 드물어 길을 잘못 들까봐 잔뜩 긴장하며 길을 올랐다.
처음부터 나오는 나무계단이 만만치 않았다. 마치 하늘로 오르는듯 처음에 끝이 보이지 않는듯 했다. 조금만가면.... 조금만가면 돼... 이제는 능선이 보일만도 한데 임걸령은 쉽사리 나타나 주질 않고 다리가 약간 불편한 남편은 자꾸만 지쳐간다. 어찌하여 올라선 능선이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임걸령에서 마신 샘물은 어찌 그리 시원하고 맛이 있던지!
능선으로 들어서니까 이제 사람들과 만날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갔던 사람들과는 한번도 다시 부딪치지 못했다. 우리 걸음이 얼마나 느리고 쉽게 지치는지
걷는것 반 쉬는것 반 하면서 남편은 피아골 험한 능선을 올라온 자신을 한없이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부지런히 걷기는 했지만 해질녘에야 우리는 연하천산장에 도착했다. 나는 속으로 연하천을 예약한걸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는지 모른다. 벽소령하고 연하천을 수없이 고민하다가
그나마 연하천이 좀 작아서 조용히 잘수 있을거 같아 연하천으로 결정한 터였다. 휴~~! 정말 다행이었다.. 연하천은 기대했던 것처럼 깨끗하기도 하고 전부 산행예의가 있는 사람들이라 조용하고 편하게 잘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산장마당에서 맑은 별빛을 볼수 있어 좋았다.
세째날은 엉망이었다.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무리한 것일까? 벽소령까지 씩씩하고 어제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던 남편이 갑자기 퍼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장터목까지 일정을 잡아놨는데....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무려 7시간이 걸렸다. 열도 받고 짜증도 나서 우리는 무서운 기세로 부부싸움도 했다. 벽소령에서 몸상태를 말해 줬으면 그때 조치를 취했을 텐데... 벽소령에서 오전 10시니까 세석까지 가서 바로 하산할 생각이었는데 7시간이나 걸려서 가다니..... 아마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7시간에 간 사람들은 우리 부부가 유일할 것이다. 세석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세상에나! 70대 노인네들이 노고단에서 부터 오는 길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대부분은 장터목까지 갔다. 우리는 연하천에서 왔는데도 세석까지 밖에 못 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힘도 좋으시지! 부끄러울 뿐이다. 세석에서의 잠자리는 최악이었다. 남이야 자든지 말든지 아줌마들의 수다는 아침까지도 끝이 없었다. 심지어 내 옆자리 할머니는 새벽2시에 귀에다 대고 배낭을 쌓다 풀었다 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세석처럼 큰 산장에는 귀마개가 필수임을 그때 배웠다. 그리고 이제는 취사장으로 변해버린 옛산장이 왠지 세월을 느끼게 하는거 같아 좀 서글프고 대피소의 밝은 불빛때문에 예전에 하늘가득 쏟아지던 세석의 별비를 볼수 없어 좀 서글프기도 했다.
네째날엔 공단직원의 백무동 하산길하고 똑같다는 말만 믿고 한신계곡으로 하산했다가 큰 낭패를 볼뻔했다. 예전 산에 한참 다닐때에도 한신계곡이 험한길이라고 듣고 있던터라 나도 사실 그쪽길은 초행이었다. 남편은 이제 아예 무릎이 양쪽 다 아프다면서 질질 끌다시피 내려갔다. 5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하산이라 많은 시간이 걸린건 아니였고 그나마 묵묵히 뒤따라준 남편이 고맙기도 했다. 사실 초보인 남편이나 이제 체력이 많이 떨어진 나에게 이번 산행이 쉽지만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사히 마칠수 있어 그래도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지리산의 매력을 여기저기 잘 느끼고 올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이른 아침인데도 산지기님은 손수 배웅을 나오시며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해주신 따스한 마음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랐다. 피아골에서 올라가는 지리산능선은 인적이 너무 드물어 길을 잘못 들까봐 잔뜩 긴장하며 길을 올랐다.
처음부터 나오는 나무계단이 만만치 않았다. 마치 하늘로 오르는듯 처음에 끝이 보이지 않는듯 했다. 조금만가면.... 조금만가면 돼... 이제는 능선이 보일만도 한데 임걸령은 쉽사리 나타나 주질 않고 다리가 약간 불편한 남편은 자꾸만 지쳐간다. 어찌하여 올라선 능선이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임걸령에서 마신 샘물은 어찌 그리 시원하고 맛이 있던지!
능선으로 들어서니까 이제 사람들과 만날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갔던 사람들과는 한번도 다시 부딪치지 못했다. 우리 걸음이 얼마나 느리고 쉽게 지치는지
걷는것 반 쉬는것 반 하면서 남편은 피아골 험한 능선을 올라온 자신을 한없이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부지런히 걷기는 했지만 해질녘에야 우리는 연하천산장에 도착했다. 나는 속으로 연하천을 예약한걸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는지 모른다. 벽소령하고 연하천을 수없이 고민하다가
그나마 연하천이 좀 작아서 조용히 잘수 있을거 같아 연하천으로 결정한 터였다. 휴~~! 정말 다행이었다.. 연하천은 기대했던 것처럼 깨끗하기도 하고 전부 산행예의가 있는 사람들이라 조용하고 편하게 잘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산장마당에서 맑은 별빛을 볼수 있어 좋았다.
세째날은 엉망이었다.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무리한 것일까? 벽소령까지 씩씩하고 어제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던 남편이 갑자기 퍼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장터목까지 일정을 잡아놨는데....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무려 7시간이 걸렸다. 열도 받고 짜증도 나서 우리는 무서운 기세로 부부싸움도 했다. 벽소령에서 몸상태를 말해 줬으면 그때 조치를 취했을 텐데... 벽소령에서 오전 10시니까 세석까지 가서 바로 하산할 생각이었는데 7시간이나 걸려서 가다니..... 아마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7시간에 간 사람들은 우리 부부가 유일할 것이다. 세석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세상에나! 70대 노인네들이 노고단에서 부터 오는 길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대부분은 장터목까지 갔다. 우리는 연하천에서 왔는데도 세석까지 밖에 못 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힘도 좋으시지! 부끄러울 뿐이다. 세석에서의 잠자리는 최악이었다. 남이야 자든지 말든지 아줌마들의 수다는 아침까지도 끝이 없었다. 심지어 내 옆자리 할머니는 새벽2시에 귀에다 대고 배낭을 쌓다 풀었다 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세석처럼 큰 산장에는 귀마개가 필수임을 그때 배웠다. 그리고 이제는 취사장으로 변해버린 옛산장이 왠지 세월을 느끼게 하는거 같아 좀 서글프고 대피소의 밝은 불빛때문에 예전에 하늘가득 쏟아지던 세석의 별비를 볼수 없어 좀 서글프기도 했다.
네째날엔 공단직원의 백무동 하산길하고 똑같다는 말만 믿고 한신계곡으로 하산했다가 큰 낭패를 볼뻔했다. 예전 산에 한참 다닐때에도 한신계곡이 험한길이라고 듣고 있던터라 나도 사실 그쪽길은 초행이었다. 남편은 이제 아예 무릎이 양쪽 다 아프다면서 질질 끌다시피 내려갔다. 5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하산이라 많은 시간이 걸린건 아니였고 그나마 묵묵히 뒤따라준 남편이 고맙기도 했다. 사실 초보인 남편이나 이제 체력이 많이 떨어진 나에게 이번 산행이 쉽지만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사히 마칠수 있어 그래도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지리산의 매력을 여기저기 잘 느끼고 올 수 있어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