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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1.11.30 13:22

월출산

조회 수 266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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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 트레킹 코스(월출산809m)

주차장-(0.4Km,15분)-천황사-(0.9Km,50분)-구름다리-(1.9Km,1시간30분)천황봉-(1.1Km,40분)-바람재-(1.9Km,1시간)-구정봉-(0.5Km,20분)-마애여래좌상-(2Km,1시간20분)-미왕재 갈대밭-(2.6Km,1시간40분)-도갑사

일기예보가 좋지 않다. 내일 오전에는 맑고 오후부터 다음날인 모레까지 흐리다는 예보이니 사진을 찍기에 좋은 날씨가 아니다 내심 불안한 마음을 안고 전남 영암으로 밤 11시에 출발을 한다. 번번이 트레킹 코스를 혼자서 답사하다 보니 카메라에 식량 등 무거운 배낭을 메고는 중간 중간 촬영을 위해 풀었다 꾸렸다.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해서 이번 답사에는 평소 나와 함께 산에 잘 다니는 두 사람을 동행키로 했다. 언제나 산행을 함께 하면  무거운 짐을 대신 지고 가는 후배 오주석씨와 부산에 사는 사진 친구 이성덕씨 이다. 광주에서 영암의 길목 나주로 가는 길은  왕복 6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었고 그 길을 지날 때가 새벽 2시를 넘은 시간이라 길은 한산하기까지 했다.
국립공원 월출산관리사무소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3시를 좀 넘었고 천황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새벽 5시 출발을 위해 잠시 눈을 부쳐 본다. 나는 15년 전쯤에 월출산을 두번 산행한 적이 있어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아직은 어두운 새벽 5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는데 천황사를 지나 초입부터 가파르게 오르는 산길에 헉! 헉! 숨이 차 오른다. 오고 가는 사람이 서로 교차하여 지날 수 없는 지상 높이 120m의 외길 구름다리를 지나니 길은 더욱 가파르고 사다리식으로 놓인 계단들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헉! 헉! 악(岳)!악(岳)! 월출산? 이거야 이름이 잘못 진 것이 아닌가? 온통 바위산에 이렇게 숨까지 차 오르니 월출산이 아니라 월악산이라고 해야되는 것을, 그렇게 가푼 숨을 몰아쉬며 오르락내리락 천황봉에 도착한 시간이 7시를 넘어 산행 시간은 거의 3시간이나 걸렸다.
하기야 15년 전의 나는 지금 보다 훨씬 젊었었고 그 때는 카메라 장비도 지금처럼 무겁게 가지고 다니지 않았으니 당시에는 2시간도 체 안 걸리던 길을 오늘은 3시간 가까이나 걸렸다. 오늘(11월3일) 아침에는 맑을 것이라고 했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일출을 볼 수가 없었다. 큰일이다. 오늘 종일 이렇게 흐리면 사진을 못 찍게 되고 내일 날씨 또한 어떨는지도 모른다.


2박 3일 금, 토, 일 예정으로 왔는데 월요일에는 동행한 두 사람 모두가 직장에 나가야하니 하루를 더 기다릴 수도 없다.
혼자 남아 날씨가 좋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와야하나? 이곳 사람들이 호남의 소금강이라 자랑하는 이 아름다운 산을 아무렇게나 찍어 소개할 수는 없다. 혼자 남아 기다리던지, 갔다가 다시 오던지 그건 나중의 문제이고 일단 내일까지는 기다려 보자고 마음을 먹고, 밤새 달려오느라 못 잔 잠을 자기 위해 셋은 천황봉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산불 감시초소에서 한참을 잤다. 오후가 되어 겨우 날씨는 개였지만 시계(視界)가 좋지 않아 사진은 역시 안 된다. 일몰 때쯤에 기온이 내려가면 연무가 없어지고 사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일몰 시간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기다린 결과는 또 한번의 실망만 더 했고 목포 앞바다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일몰의 광경은 볼 수가 없었다.
이제 하산을 하여 내일(일요일) 아침에 다시 올라 와야 하는데 일행 중 부산 친구 이성덕씨의 무릎이 좋지 않아 내려갔다가 아침에 다시 올라오는 것은 너무 힘들겠다고 하여 여기 산불 감시초소에서 비박을 하기로 했다.

월출산은 이곳 남도 바닷가 쪽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이 산에서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고 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신라시대에는 월라산, 고려시대에는 월생산으로 불리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월출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자다말고 날씨가 궁금해 초소 밖을 나와 하늘을 보니 달은 보름날을 며칠 지났는데도 아직도 만월에 가까웠고 산 전체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우리가 서 있는 천황봉에서 구정봉 쪽을 바라보니 바람재로 어렴풋이 나있는 길이 마치 만화영화 속에 나오는 마법의 성으로 이어지는 길 같기도 하고, 암봉들은 달빛 속에서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다. 달빛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월출산! 비로소 나는 이산의 이름이 月出山으로 지어 진 것을 실감했다. 이렇게 맑은 날씨가 내일 아침까지 이어져라! 추위에 밤새 떨며 맞은 일요일 아침에는 월출산 아래 나지막한 산들의 능선 위로 밝아오는 여명이 간밤의 달빛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붉다. 천황봉에서 북동쪽 방향을 보니 승주 조계산이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그려지고 그 뒤로 아련히 지리산의 반야봉 천왕봉 중봉 등이 멀어져있다.
우리 일행은 두팀으로 갈라져 오주석씨와 이성덕씨는 왔던 길 천황사 쪽으로 하산을 하고 나는 바람재를 지나 구정봉을 넘어 도갑사 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월출산은 전남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의 경계에 걸쳐 있으며 도갑산(道岬山,376m)지역을 포함하여 88년 6월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었다. 총 면적 41.88평방Km로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가장 적은 면적이다. 월출산은 주봉인 천황봉과 더불어 수십개의 크고 작은 암봉들로 이루어져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곳곳에 문화재들이 산재해있다. 지난 72년에 국보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마애여래좌상과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에는 해탈문(국보50) 석조여래좌상(보물89) 도선국사 수미선사비(守眉禪師碑) 등이 있고 근처 월남사지(月南寺址)에는 모전석탑(模傳石塔,보물298) 월남사지석비(月南寺址石碑,보물313)가 있으며 또 무위사극락전(無爲寺極樂殿,국보13) 선각대사편광탑비(禪覺大師遍光塔碑,보물507) 등 많은 우리의 문화 유물이 있다. 월출산의 북쪽으로 바람폭포 남쪽으로는 도갑사 위 용수폭포가 있으며 그밖에 칠치폭포, 은천폭포 등이 한여름 비가 많이 온 뒤에는 수량이 불어나 그 모습을 볼 만하다.
천황봉에서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바람재 코스는 비교적 완만해 수월하게 걸을 수가 있었다. 마애여래좌상은 구정봉으로 부터 0.5Km 벗어나 있어 그 곳으로 갔다 오는데  30분 정도가 더 소요된다. 구정봉은 아홉 개의 샘터 즉 아홉 개의 가마솥 바위가 있어 부쳐진 이름인데 풍화작용이 계속되어 지금은 15개에 이러고 있다고 한다. 구정봉에서 향로봉을 지나 미왕재 갈대밭으로 내려오니 도갑사에서 올라온 많은 등산객들이 늦은 가을의 정취를 억새밭에서 즐기고 있었다. 미왕재 억새밭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도갑사 방향으로 홍계골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물이 귀한 이산에서 겨우 물을 만날 수가 있었다 월출산은 산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산릉에서는 물을 구할 수가 없다. 짧게는 5시간 길게는 8시간이 넘게 걸리는 코스도 있으니 월출산을 등산할 때는 항상 식수를 준비해서 산행을 해야 한다. 도갑사 경내를 둘러보고 매표소로 내려오니 반가운 얼굴이 있다. 얼마 전까지 지리산 노고단대피소에서 근무하던 김순완씨가 이곳으로 발령을 받아 도갑사 매표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를 잘 알고 있는데 누구보다도 지리산을 사랑하고 또한 지리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리산을 아껴 달라고 당부하고 산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위반하는 등산객에게는 냉정하리 만큼 철저한 지리산 지킴이이다. 그가 소원하고 있는 것은 노고단에는 역사의 흔적이 많으므로 자그마한 지리산 자료관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가 갖고 있는 자료와 또 그러한 자료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해 자꾸만 사라지고 사장되고 있는 귀중한 지난날의 자료를 발굴하고 이를 한데 모아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지리산의 역사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동감이 간다 지리산을 위한 자료실이나 박물관은 지리산을 찾는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고 보면 그의 소망대로 노고단의 옛 외국인 선교사 별장 창고가 헐어진 자리쯤에 박물관은 아니더라도 자료관 하나쯤이 지어져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지리산을 떠나 있어도 늘 지리산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사람 그는 하루전인 토요일에도 지리산을 잠시 다녀왔다고 한다. 천황사로 먼저 하산한 일행 두사람은 차를 돌려 도갑사에 도착해 있었다. 우리 일행은 김순완씨 사는 산채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도갑사를 출발해 나주평야를 향해 차를 달리니 월출산은 저만 큼 다시 추억 속으로 멀어지는 듯하다.

숙박시설
월출산 산악인의 집
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061-473-3778
월출산장
전남 영암군 군서면 도갑리 64
061-472-0405
월출파크장
전남 영암군 영암읍 동무리 36-10
061-471-0693
영진장
전남 영암군 영암읍 동무리 140-1
061-473-0788
금강여관
전남 영암군 영암읍 동무리 144
061-473-2125
삼호장
전남 영암군 영암읍 동무리 107-50
061-471-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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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거사 2001.11.30 15:41
    좋은산! 잘 다녀오셨습니다. 해발 809m라고 하나 남도의 평야지대에 불끈 솟아있어 천황사코스로 오르자면 초반부터 여간 가파르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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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eon 2001.12.01 00:38
    좋은산 잘 다녀 오셨군요. 참 매력 있는 山이지요?
  • ?
    이개호 2001.12.01 16:25
    오랫만입니다. 장터목산장에서 뵙고... 여전히 좋은 작품 많이 찍고 계신다는 얘기들었습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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