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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천안 광덕산 산행기)

ㅇ산행일자:2002년 12월 22일
ㅇ산있는곳:충남 천안시 광덕면,아산시 송악면
ㅇ산행코스:주차장-광덕사-곰터-광덕산(699m)-장군바위-세출삼거리-만복삼거리-망경산(600m)-넋티고개-도로-주차장
ㅇ산행시간:Am 08:40 ~ Pm13:20시

이렇다 하게 큰 산이 별로 없는 천안,아산에서 광덕산은 큰 산에 든다.그리하여 산 이름마저 넓고 크다는 까닭으로 광덕산(廣德)이라 불리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광덕산을 찾기 위해서는 경부고속도로 천안 나들목으로 나가 좌회전을
한 후 623번 지방도로로 진입하여 풍세방면으로 길을 들어 광덕면으로 들어서면 된다.

광덕사 아래 주차장에 주차료(승용차 기준 1일 2,000원)를 지불하고 베낭을 챙겨 산행을 시작하니 시간은 08시 40분이다.일주문을 지나면 수령 1,000년이 훨씬 넘는다는 호두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그 늠름한 자태를 한껏 드러내고 있는데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는 이에 연유했다고 하며 광덕산 일대에는 호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광덕사 밑 극락교의 좌측의 길로 등산길은 이어지고 곧이어 철제 "광덕산 등산 안내도"가 나타나는데 "정상(광덕산)3,04km, 헬기장2,23km, 박씨샘2,95km, 장군바위3,04km, 부용묘570m" 라 표기되어 있으니 참고로 하여 산행 코스를 선택하면 되는데 나는 헬기장을 경유하여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잡았다.
계곡을 옆에 두고 길은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지고 잠시 후 오른쪽에 5동의 비닐하우스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의 오르막길, 즉 헬기장 가는 길로 들어선다. 이곳 우측길은 장군바위를 경유하여 광덕산 정상으로 오르거나 망경산으로 갈 수 있다.

미처 호흡을 가다듬을 겨를도 없이 길은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산 사면을 슬며시 돌아 거의 직진에 가까운 가파른 오르막으로 산을 오른다.
오른쪽 산 기슭에는 굴참나무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음력 11월 22일로 동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봄 날처럼 따뜻한 날씨는 쏟아내리는 땀으로 얼굴과 등줄기를 홍건히 적신다. 4개의 벤취가 설치되어 있는 안부까지의 이 길은 통나무를 보강하여 계단으로 만들었는데 매우 가팔라 무척 힘이 든다.
숨을 헐떡이며 올라선 안부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소나무 아래 벤취는 날 뜨거운 계절에는 참으로 편안한 쉼터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안부 한 켠에는 노산 이은상님의 비가 서 있는데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ㅇ 산악인의 선서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 자연에 동화 되어야 한다.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2002년 2월 20일

비문의 글귀에 한 참을 빠져 있다가 살짝 우측으로 방향을 튼 흙길의 완만한 오르막으로 걸음을 옮긴다. 양편으로 소나무, 굴참나무등이 빼곡히 들어찬 계곡의 능선을 타고 길은 계속 이어지고 이어 좌측으로 묘2기가 스쳐 지나간다. 금방 스쳐 지나간 묘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죽은 자의 가난했음이 미루어 짐작되는 묘를 왼편으로 스쳐지나고 바위들이 흙속에서 너덜너덜 드러난 길을 산의 왼편으로 돌아 오른다. 굴참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통나무를 덧댄 급한 오르막의 계단길을 올라서면 "천안 백년산악회"에서 설취한 5개의 벤취가 놓여 있는 곳인데 여기서 베낭을 내려 놓고 다리쉼을 한다.

이 안부에서 잠깐 내려서면 다시 길은 광덕산 정상을 향해 오르막으로 이어 지는데 이 곳에서 부터의 오르막은 잠시 정상을 빌리려는 산행객들에게 많은 땀과 인내를 요구한다. 산행을 돕기 보다는 등산로를 구분짓기 위함일 성 싶은 로프가 매여져 있는 긴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허름한 묘가 지나고 다시 로프와 함께 급경사 오름길은 이어진다.
이 묘에서부터 로프가 끝나는 지점, 그러니까 작은 안부까지는 정말 대단히 힘든 구간이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므로.
안부를 올라서면 또 길은 정상을 향해 올라야 하는데 정상은 바로 지척이나 길 왼쪽의 조망 좋아 보이는 바위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올라 앉는다.

바위에 걸터 앉아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바로 보이는 수많은 겹겹의 산 능선을 조망한다. 이내 땀이 잦아들어 추위를 느끼고 다시 걸음을 옮기니 곧 바로 정상이다.

10시 정각.
광덕산 정상이다. 정상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고 철제 표지판에는 "장군바위 1,3km, 헬기장 0,7km" 라 표시되어 있다.자그마한 정상 표지석에는 해발 699m의 높이가 표시되어 있고 표지석의 뒷 면에는 광덕산의 유래가 적혀 있으니
"천안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난리가 나거나 불길한 일이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과 함께 천안의 명산이라 하여 신라 시대에는 광덕사를 세웠고 주위에 호두가 많이 난다" 라고 되어 있다.
또한 중앙의 원형 돌판에는
ㅇ天池正氣 우주의 원리
1, 조화의 원리
1, 하나의 원리
1, 사랑의 원리
1, 덕지의 원리 라는 글귀와 함께 동,서,남,북 사방의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아산만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멀리 서해대교도 아주 선명하게 조망이 된다.이 곳 정상에서의 조망은 남쪽으로 마곡사 북쪽의 국사봉과 멀리 계룡산, 그리고 청양의 칠갑산도 보이며 덕산의 가야산과 오서산도 우렁차게 조망된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정상에는 라면과 막걸리 등을 파는 상인이 추위에 몸을 사리며 동동 발을 구르고 있다.

10시 20분.
동쪽 방향으로 난 내리막 길로 들어서 망경산으로 향한다. 주능선을 타고 계속 이어지는 산 길은 굴참나무가 무수히 어우러져 있고 지난 가을에 떨어져 나뒹구는 낙엽은 한껏 을씨년스럽다. 광덕산 정상에서부터 몸을 시리게 몰아치든 바람은 전혀 그 기세를 누그려 뜨리지 않고 계속 불어댄다.
능선으로만 길이 이어지므로 바람이 더욱 드세지만 대신 좌우로 보이는 산 사면과 멀리 눈에 드는 조망은 더 없이 좋다. 특히 온양 시내는 계속 발걸음을 따라 붙는다. 한 참을 내려서면 삼거리의 목제 표지판이 나타나는데 "이마당 약수터 300m, 강당골 정류장 3,6km, 장군바위 1,0km(망경산)" 으로 표시되어 있어 산행길을 밝혀 준다. 굴참나무 울창한 숲길을 계속 지나면 로프가 매여 있는 내리막을 지나고 작은 산 봉우리를 넘어 길은 계속 능선을 타고 망경산을 향해 치달은다. 장군바위를 400m 남겨 둔 지점의 삼거리에서 완만한 오름길을 직진하고 다시 내려서며 시간은 10시 40분이 되면서 장군바위에 도착했다.이 장군바위에서 지나쳐 온 "광덕산 정상은 1,3km, 절골(망경산) 2,0km, 광덕버스정류장은 3,0km" 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름 만큼 장군 답지는 못한 것 같다. 장군바위의 우측 사면길로 올라서 절골 방향의 망경산으로 길을 드는데 완만하게 오르막으로 이어진다.잠시 후 김부용묘로 갈리는 길이 나타나지만 무시하고 그대로 직진한다.
꿈 길같은 편안한 길이다. 그러나 발길을 조심해야 한다. 여뉘 산이나 겨울산과 이른 초봄의 산은 매 한가지 지만 표면은 녹아 있으되 속은 얼어있으니 발길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고 있는 길 또한 마찬가지로 속이 얼어 있어 매우 미끄러우니 이것만 유의한다면 굴참나무 우거진 호젓한 숲길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호사스러움인가!
얼마쯤 후 지나쳐 온 광덕산을 2,0km로 뒤로 보내면 삼거리인데 이 곳에서도 그대로 직진해야 한다.

11시 10분이다.
정말 덥다.그러나 바람은 거세고 차겁다. 그래도 땀은 줄줄 흐른다.삼거리인데 직진하면 세출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우측의 사면 길을 내려서야 망경산으로 간다. 수북한 낙엽을 헤치고 사면을 돌아 길은 만복골 갈림길의 안부까지 내려 이어지다가 망경산을 앞에 두고 다시 오르막으로 변신을 꾀한다.
나뭇가지에 표지 리번이 여럿 매달려 있는데 나의 리번 하나를 좋은 자리를 택하여 매달았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 했든가.나 또한 주저 앉아 물병을 꺼내 목을 축이고 숨을 고른 다음 오르막으로 달라 붙는다.
이어 산 봉우리를 넘어서고 안부를 지나 능선을 타고 망경산을 향하여 계속 길을 재촉한다. 광덕산에서 망경산으로 이어지는 이 산길은 계속 주능선만을 타기 때문에 아주 명쾌한 산행이 되고 또한 굴참나무가 우거져 아주 좋은 산행길이 된다.
발 걸음에 사각거리는 잎새의 소리가 좋고
옷깃을 날리는 바람도 좋으며
홀로 가는 호젓함도 또한 좋고
더하여 마음껏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고독도 좋으니 이 모두가 산행을 즐기며 누리는 은덕이 아닐까!
내가 산을 즐겨 찾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일 수도 있을 터이다
망경산 정상이다. 시간은 11시 40분.
그러나 어디를 둘러보아도 정상을 알리는 표지는 없다. 그저 나름대로의 식견으로 판단할 뿐이다. 넓다란 잔디밭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앙은 역시 헬기장이다. 어김없이 묘1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방의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지나온 광덕산이 멀리 그러나 매우 뚜렷하게 눈에 들고 온양 시내와 아파트 숲의 천안시내 그리고 아산만,서해대교도 확연하다.동쪽으로는 끝간데 없이 아득히 산 능선이 이어져 산 그리움을 더하게 한다.
독립기념관의 지붕이 햇빛을 받아 반짝 거리고 내려 서야 할 넋티고개는 급 경사로 저 아래 아득하다.
따스한 햇볕이 지천으로 쏟아져 내리는 잔디에 앉아 온갖 호기를 다 누리고 조망에 취해 눈이 얼얼해질 즈음 무척 가파른 내리막으로 접어 들어 내려 서는데 급한 내림길이 보통이 아니다.
이 내리막은 아주 빠른 걸음으로 20여분이 걸리는데 흙이 밀리고 무너져 내리고 하여 상당히 힘들게 한다. 12시 20분에 내리막이 끝나고 왼쪽의 표고버섯 재배지를 지나면 곧바로 나타나는 여섯기의 묘가 있는 넓다란 묘지다. 이 묘지에서 길은 묘의 윗 부분을 가로질러 소나무 숲으로 나 있으니 헤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 곳을 지나면 몇 곳의 묘지를 더 지나게 되는데 길이 희미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흔적이 있으니 참고로 할 일이다.
다만 지금은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계절이라 길 찾기가 그리 어렵진 않으나 녹음이 우거지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하얀 건물에 파란색 지붕의 건물을 좌측에 두고 100여m쯤 떨어져 숲속으로 길이 이어지고망경산 정상에서 부터 눈에 든 도로가 바로 지천이니 이제 다 내려온 것이다.

12시 30분이 되면서 내려선 아스팔트 포장도로의 넋티고개에는 황토집 흉내를 낸 제법 큰 붉은 색의 휴게소 비슷한 건물(간판은 없다)이 있고 길 건너편에는 "오르막 차선 끝"이라는 교통 표지판과 "신진채석,백련사 입구"표지판이 있다. 묘4기가 있는 옆의 잔디속 제법 넓은 길이니 역 방향으로 산행을 한다 해도 초입의 길 찾기는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곳에서 아침 출발했던 광덕사 주차장까지 가는 교통편이 쉽질 않으니 미리 준비를 하든가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대중 교통은 드물고 지나가는 차량은 가끔 있는 편이나 얻어 타기가 쉽질 않기 때문이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보니 광덕사 주차장까지 꼭 1시간이 걸리는 가깝지 않은 길이다.누구나 느끼는 것 이지만 산 길이 아닌 아스팔트 포장 길을 걷는 것은 그리 묘미를 느낄수 있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광덕사 주차장에 도착 한 것은 1시간이 지난 오후 1시 20분이었다.

<덧 붙임>
광덕사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이어 진산대사가 중창했다고 하며 임진란 때 화재로 소실되었는데 후에 대웅전과 천불전을 세웠다고 한다.고려 초기로 짐작되는 3층석탑이 있고 대웅전 입구의 호두나무 고목이 유명하다. 또한 장군바위 근처에는 야생화가 많이 피는데 특히 초여름에 은방울 꽃,나리꽃들이 많이 피어 절경을 이룬다.
망경산에서 계속 이어지는 설화산 아래에는 평촌리 석불상과 외암리 민속마을, 그리고 맹사성의 고택이 있어 역사기행도 맛 볼수 있다. 택리지에서 광덕산 아래의 맑은 물인 풍세천을 무릉도원이라 칭했다니 땀 흘린 산행 후 무릉도원의 산 여울에 손이라도 씻어 본다면 잠시나마 신선의 경지에 들 수도 있지 않을까.
호두가 특산물로 유명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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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좋은 2002.12.30 20:14
    광덕산에 오르다보면 정상보단 능선이 더 좋을때가 있습니다. 마음이 어지러이 흩어질때마다 광덕산에 오르는데, 마음 수수히 하기엔 높지도 헉헉거리지도 않게 아담한 산이라 생각됩니다. 시간이 되시면 이마당약수터로 내려가 약수한모금 드시고, 강당골 아스팔트길 따라 외암마을 이씨네 동네를 둘러보셔도 좋을듯 싶습니다.. 대신, 차는 두고 가셔야 할듯 합니다.. 어디에고 산은 산으로서 포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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