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19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금 지리산에는.....

지금 도시의 창 밖으로 비가 내립니다.
희뿌연 매연의 자리를 비안개가 대신 할 때면
내 눈은 지리산 운무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도시를 감싼 산에서도 애써 산아래 도시의 흔적을 외면하고
봉우리 능선 따라
지리산 닮은 모습을 찾습니다.
길을 가다 스치는 이름 모를 산야에서도..................

그러다 지리산을 찾으면 반가운 마음과 함께
내리는 빗물 냄새로부터
지리산의 눅눅한 비, 물, 습기 냄새를 떠올리곤 합니다.

비에 젖어 까맣게 변한 나무줄기를 타고 내리는 물줄기와
물기 머금어 더 진한 초록 잎새들과 미끄러운 바위
걸음을 옮길 때 조심스런 움직임 들

뿌연 도시의 안개로부터
장터목산장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운무가 온 몸을 휘감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느꼈던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잔잔한 떨림과 같은 두려움도 찾습니다.

빗물 통 따라 들리는 소리에는
여름날도 손이 시린 차디찬 뱀사골에서 청아한 소리로  계곡을 울리며 흘러내리는
골짜기 물소리로 바꾸어 듣습니다.

답답한 도시 삶이 연속 될 때 불현듯 지리를 찾고픈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내 고개를 떨구어 버립니다.

추억 속의 지리산과 지금의 지리산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연휴식년제를 처음 도입하는 때
나는 결코 자연보호주의자는 아니지만
한 술 더해 이왕이면 한 10년쯤 전면통제 실시하여
패이고  꺾여져 상처받은 지리산이 완전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내 자신이 솔선하여 참아보겠노라 하며 지리산 발치에서
오르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자위하고 되돌아섰던 날들을 보낸 후
다시 찾은 지리산은

더 이상 마음의 고향 지리산은 아닙니다.
상업과 관광이 만들어낸 고속등산로와
등산과 관광을 구별하지 못하는 객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한탄하고는

그러나 나는 아직도
잊어버리고자 한 지리산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삽니다.
智異이 생각 날 때면

코끝이 시리고 순간 목 젓이 막힐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릴 때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지리산 산행기, 느낌글, 답사글을 올려주세요. 운영자 2002.05.22 10004
1062 초등5학년과 1박2일 종주(둘다초보) 2 박재현 2002.06.16 3654
1061 8살 아들과 함께한 지리산종주(백무동~성삼재) 6 산오름 2002.06.20 3853
1060 골짝 산행-2 산사나이 2002.06.23 2221
1059 [re] 지리산왕복종주 1 허약남 2002.07.08 2856
1058 지리산 종주 산행기(2박4일) 고요나라 2002.07.02 4981
1057 나의 슬픈 산행기 1 키르히호프 2002.07.02 3147
1056 나도 해냈다. 70노인의 지리산 종주기 17 file 김용대 2002.07.06 5018
» 지금 창 밖에는 비가... 산자락 2002.07.13 1928
1054 지리산을 다녀와서...(초행자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2 소원성취 2002.07.13 7455
1053 1 더레드 2002.07.16 2910
1052 누가 비를 몰고 오는가.. 사자와양 2002.07.30 1882
1051 [re] 반갑습니다 옥돌 2002.08.01 1752
1050 [re] 고리봉지나 세걸산 진행하다 만난 산꾼입니다 산사나이 2002.08.01 1811
1049 동행이 남김니다. 1 진. 2002.08.05 1584
1048 서북능선에서 끝난 태극종주 옥돌 2002.07.31 2574
1047 중학생의 초보산행기 2박3일 file 서동욱 2002.08.01 2888
1046 호우속에서 초등 두 아들과 지리산 종주 2 박승용 2002.08.03 2646
1045 53살 부부의 지리산 종주기(1) - 들어가기 조진형 2002.08.04 2738
1044 53살 부부의 지리산 종주기(2) - 남원에서 백무동으로 1 조진형 2002.08.04 3481
1043 53살 부부의 지리산 종주기(3) - 백무동에서 망바위로 조진형 2002.08.04 26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9 Next
/ 5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