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2526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2006. 겨울 지리..//





일   자 : 2006. 12. 21. ~ 12. 23.

코   스 : 반선 - 뱀사골산장 - 장터목산장 - 백무동

작성자 : 하늘소





무언가 허전하고 답답함이 있을땐 홀로걷는 겨울산이 너무 좋아 세상 모든일 접어두고 한얀마음 가득한 겨울 지리산으로 다시 간다



인터넷 검색하다 우연히 접한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 새삼 이 글귀가 가슴깊이 나를 적셔준다



내 사랑하는 모든이의 걱정을 뒤로하고 산행 출발지점과 종료지점의 중간인 산내면에 차량을 주차하고 배낭을 매고 갈려니 뭔가 허전하다..



내 발이되고 손이 되는 스틱(쌍지팡이)을 놓고 온것이다,

아뿔싸..항상 나와 산행을 같이 했던 그놈을 잊고 왔다니 앞으로 걱정이 태산이라 내입에선 자책하는 욕이 난무하기 시작하며 도로를 걸어 올라간다



(@#%&# 말리잘, 해삼, 멍게, 고등어, #%^&*$)



열받고 속상한 맘 이만저만이 아닌데 성삼재를 향하는 차량하나 없이 한참을 걷다가 고운님의 차량으로 반선에 도착해서 찍은 아래 반선 입구 이다





예전에 후배하고 처음 접했던 그 황홀했던 등산로는 많이 변해 있었고 아름답게 잘 정비되어 산행내내 한가로움과 여유있는 오후가 가고 있다



탐방로 초입의 눈은 그리 많지 않아서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으나 언제나 그렀듯이 지리는 내게 기대만큼이나 실망을 주지 않는다





산허리에 도로를 만들어 놓은 한적한 도로는 지리산 깊숙히 들어서 있는 와운마을로 통하는 유일한 길로 가파르고 굴곡이 많아 눈많은 겨울엔 차량통행이 불가하여 와운마을 사람들의 인내와 그들의 삶이 예상되기도 한다



한참을 걷자니 측량하는 사람들이 몇 있고 군데군데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가족과 또는 연인들의 산책코스로도 괜찮을듯 싶다



와운마을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 뱀사골산장으로 접어드는 탐방로를 따라 걷기시작 한다



여유와 한가로움 으로..

여기저기 눈길 마주치며 오르는 산길에 계곡물 소리는 얼마나 시원하던지 사랑하는 님과 저 맑고 푸른 웅덩이에 함께 풍~덩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날 괴롭힌다..ㅎㅎ





까치 밥..

겨울산은 온통 갈색이거나 누런색을 하고 있지만 "유아독존"으로 황붉게 걸린 저 감은 누굴기다리며 바람만 왕성한 계곡의 긴 시간을 어떻게 지새우나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 한다



충전기..

어제밤 늦게 집에 전화해서 카메라 밧데리 충전시키라고 자는 사람 깨워 찾는 소동을 피웠지만 카메라는 내 사무실 서랍장에 있었다.



준비가 소홀해서인지 카메라 마저 이제 고작 3장 찍었는데 삐릭 삐릭~번쩍~번쩍 밧데리 경고등이 내가슴을 마구 휘벼판다



($%^ 넙치, 해삼, 해파리, 모기, 갈치같은 넘...아^^&*#)



자책하는 욕이 난무하고 내가 나를 사장시키는 겨울산에서 내가 살아남는 길은 마구 바보가 되는길 밖에 살길이 없다..ㅎㅎ





파란 이끼와 눈..

카메라 후레쉬를 받아 녹색의 색채가 더욱 빛나 보여 직접 보는것 보다 카메라발이 더 잘받네..







예전에 찍은 사진과 비슷한 구도의 사진이다

산님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자연경관을 보호한다는 의미로 정비해 놓은 탐방로이며 좀더 올라야 눈이 제법 많이 있다



어두워져 가는 지리산 계곡에서 이사진을 마지막으로 내 카메라는 나를 그렇게 배신 때리고 깊은 잠에서 깨지 않았으며, 이사진이 내 메모리에 저장 되었는지도 알수 없었다



이때 부터 난 내가 아니었다,

짐승의 울부짐을 들어보았는가??

아마 저기 어디 내가 묻혀 있지 않을까?/



오후 6시가 되어 어둠속 작은 불빛이 따스하게 보이는 뱀사골산장을 멀리서 볼수 있었으며 그작은 불빛이 바람 왕성한 이계곡을 얼마나 따스하게 하는가 싶어 산장에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취사장에는 7~8명의 산님들이 분주한 저녁식사 준비가 한참이었으며 눈천지에 바람 황량한 이곳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들의 훈짐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따스하다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 산님들속에 섞여 소주 한잔 걸치고 식사준비를 서두른다..



스틱에 카메라 밧데리 까징...

초반부터 김샌 억울함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밥짓다 말고 쪽팔려서 밖으로 나와 난 나를 다시 한 번 눈밭에 또 묻어야 했다



아~~~

이번엔 수저통을 통째로 놓고 왔다..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뱀사골 산장내 .. 다른 산님 사진)



7~8명의 산님들이 암흑이 가득한 뱀사골 계곡에서 코와  이빨을 한없이 갈아가는데도 밤은 그렇게 새벽을 맞이하고 있고 그속에 내가 자다 깨다 반복한다



아침일찍 저마다 바쁜일정속에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인다

여유를 찾고자 올라온 산행인데 다른 산님들의 일정속에 내가 속해 있고 나 혼자 굳건히 자리잡고 누워 있기도 뭐해 일어나 아침을 맞는다



아쌀한 이 느낌을 무어라 표현 할까?

참쾌...하다



그렇게 열받는 그 시간속에서도 엄니가 준비해준 삼겹살에 김치는 내 소주 정양을 넘어 다른 산님의 생명주까지 얻어 먹어야 했고 이 아쌀한 아침은 어제저녁 행복을 말끔이 씻어 버려 아쉽기만 하다



자~

오늘 저녁이 또 있잖아...ㅎㅎ









걷다보니 혼자온 산님들이 많아진다

나와 서울산님, 광주산님이 같이 짝을 이뤄 유유자작 겨울 지리의 정취를 한껏 맛보며 장터목으로 간다



광주산님이 무릎이 아프다고 하여 내 산행은 정말 천천히 여유로움에 달하고 있으며 나도 내 산행속도을 제어하기 힘든데 광주산님 때문에 편한 걸음이다



두 산님 세석에서 주무신다 하여 혼자 장터목으로 향한다

오후 4시에 세석을 출발하여 걷다 쉬고 고개들어 산세, 겨울나무의 냄새 깊게 마셔가며 천천히 도착한 장터목에는 많은 산님들이 취사장을 가득 메워가고 있었다





장터목엔 물이 졸졸 나온다

물 뜨는곳은 눈많고 번들번들 미끄러운 가파른 계단을 200미터나 내려가서 쫄쫄 흐르는 물을 한참 받아야 한다



그런 귀찮음이 싫다고 어떤 산님은 매점에서 작은 식수를 몇배의 돈을 더주고 사서 밥 해먹는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내게 이야기 한다



그럴려면 뭐 하러 산에 오나 ?

헬기타고 천왕봉 일출 보던가 편한 호텔에서 주무시지 왜 고달픈 다리품 팔며 여기 오시는가 이~ 무식한 산님아?



나는 맛간 정신으로 한참을 기다려 쌀을 씻고 물 3통 받아 헉~~헉 대며 올라오니 내 입에서 또 지랄병이 돋는다..ㅎㅎ

(%^&차라리 살걸..*#ㅇ)




북적이는 산님속에 내가 있고 거기서 밥짓는 냄새가 여기가 1750m 위에 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냄새 물신나는 느낌을 무어라 말할까?



동료가 있는 산님들의 웃음소리속에 조용히 나만의 만찬을 즐기고 한잔 술 목젖을 깨우니 세상만사 무서울게 무엇이며 풍파에 지친 육신은 온몸의 세포를 움직이니 활기와 생명력이 꿈틀거린다



언제나 느끼듯 장터목엔 다른 산장과 달리 산님들의 정이 많이 부족하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서로 인사 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일까..



산장 밖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 한다

그 무서운 소리하며 귓볼을 때리듯 달려드는 바람님의 겨울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 감히 맞서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른 새벽 산님들의 분주한 움직임에 눈을 뜨고 한참을 뒤척이다가 다른 산님들 뭘라 할까봐, 일어나 천왕봉 갈 준비를 한다



옷 두텁게 입고 벙거지 쓰고 아이젠 착용하니 어제 헤어진 서울산님과 광주산님이 반갑게 인사을 한다



세석에서 일출볼려구 새벽4시에 출발해서 이제 왔다고 한다

반가움으로 그 소중한 물한잔 건내고 일출시간에 맞춰 천왕봉에 오른다





서로 서로 헤드 랜턴 밝혀주며 일출보러 올라가는 사진이다



난 몇번의 일출을 보려고 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일출을 보지 못했다, 매번 흐린 날씨로 인해 지리의 일출은 그리 쉽게 내게 허락하지 않았으며 이번 역시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주변 산님들이 나를 이끄니 내가 한번더 속을 수 밖에..



일출..

천왕봉 바람님의 "가오"가 있지 그냥 내어줄 천왕봉이 아니 었다



나도 "가빠"가 있지 가다 포기할순 없고 그 억샌 칼바람 맞으며 올라선 천왕봉에는 무어란 형용 할 수 없는 내 가슴속 응어리가 내 목젖을 타고 한 웅큼 올라 온다









저마다 일출의 황홀함을 맞이하는 얼굴이 다르긴 해도 무언가 기도와 갈구하는 모습들...



그 환히 비친 산님들의 얼굴들이 새삼 머리속에 각인되어 떠나질 않는다..



또 욕나올려구 한다

(##%^%꼴두기, 멸치, 말미잘, 해삼 같은 넘~~아[ㅎ][ㅎ[ㅎ]ㅎ)



이번엔 휴대폰도 산장에 두고 왔다..



  • ?
    슬기난 2006.12.25 12:59
    허전한 마음 달래려 나선 길에 허전해진 발, 손때문에 애꿎은
    말미잘, 해삼, 멍게, 고등어가 수난을 당합니다 그려^^*
    매번 속으면서 칼바람 맞으며 천왕 일출을 기대함은 무슨
    연유일까요?
    천왕 일출을 맞이 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그 무엇이,,,,
  • ?
    오 해 봉 2006.12.25 23:13
    까치밥 사진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하늘소님 메모를 활용하시면 해산물을
    안찾아도 될것 같습니다,
    천왕봉일출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
    이안 2006.12.26 13:22
    이 글 읽으면서.. 코믹함과 함께 이번 종주 생각하며
    즐거웠습니다. 애 쓰셨구요..
    저두 앞으로 속 상해서 화가 날때.. 하늘소님이 사용하시는
    해산물시장을 차용할까 합니다.^^
  • ?
    아낙네 2006.12.26 15:36
    열거한 해산물들은 입에 착착 안기는 맛이
    떨어지는걸요~ ㅎㅎ
    번번히 앗차!하는 순간들을 눈으로 쫓는
    산행에 모처럼 웃어 보네요. ^o^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지리산 산행기, 느낌글, 답사글을 올려주세요. 운영자 2002.05.22 10004
262 이안이 쓰는 지리산 종주 그 두 번째.. [따로 또 같이] 12 이안 2006.10.31 3792
261 깊은 산속 연못 찾아,,, 10 슬기난 2006.11.01 3243
260 우중산행 9 소슬바람 2006.11.04 3348
259 못다한 산행 5 그루터기 2006.11.09 3200
258 스물셋, 그 젊음으로 종주하다. 11 주례군 2006.11.09 4112
257 늦은 산행기 (06.10.19~06.10.21, 덕두봉.정령치,주능선) 3 2006.11.16 3260
256 침묵으로 말하는 지리산..그 속살을 찾아 6 카오스 2006.11.22 3004
255 지리산 첫 번째 종주기 2006-09-29~10-01(1무1박3일) 15 file 이안 2006.11.22 4251
254 겨울 모자를 썼다 벗은 천왕봉 ^^ 11 그루터기 2006.11.26 3509
253 老姑壇 9 슬기난 2006.12.07 3477
252 지리산 종주 1 16 file Gunners 2006.12.12 3917
251 지리산 종주2 14 Gunners 2006.12.13 3485
250 깊은골-천왕봉 2 file 산사나이 2006.12.14 2939
249 잃어버린 30분 - 1 1 구름모자 2006.12.18 3113
248 잃어버린 30분 - 2 5 구름모자 2006.12.19 3158
247 지리산 종주 - 마지막 이야기 7 file Gunners 2006.12.22 3208
» 말미잘, 해삼..지리 산행..// 4 file 하늘소 2006.12.24 2526
245 12/22~24지리산눈길산행기(노고단-천왕봉) 8 군자봉 2006.12.25 3175
244 지리산,그 인정에 취해 5 虛虛 2006.12.25 3026
243 아!~ 지리산이여. 9 眞露 2006.12.26 26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59 Next
/ 5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