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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188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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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날이 정해지면서 설레임은 더욱 더 해지고...
밤이면 밤마다 가슴에 새겨져 있는 지리의 기억을 꺼내
망막에 사진도 찍어보고 영사기로 돌려도 보면서 흐믓해하며
지리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성섬재에서 노고단을 오르는데도 헉헉 거린다
숨이 차오르고 땀이 뚝뚝 떨어진다
베낭은 왜 이리 무거운지 어깨를 찍어누른다.
이렇게도 힘이 드는 걸 밤이면 밤마다 그렇게 그리워 했고
잠도 안자고 새벽차로 올라와 이렇게 고생하는가
그렇게도 지리가 좋았나? 그리고 하필이면 산이름이 "지리"야

산행이 조금씩 적응 된다.
베낭도 별로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걸음걸이도 그렇게 무겁지 않다.
아, 드디어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큼한 푸른 색의 나무, 파란 하늘, 신선한 공기...
자연의 향기와 뒤섞인 상큼한 공기가 가슴 깊숙이 들어온다.
마음껏 들이켜 본다. 어디를 둘러봐도 인공의 흔적이 없다.
두럽지 않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물질도 인간에 해로운 물질을 내뿜는 사실을 잘아는
나는 마음껏 숨을 들이킨다.
정말 좋다.

고맙다.
산행중 큰 계단을 내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고민하면
어김없이 중간 높이에  한 발자국 디딜만한 작은 돌뿌리가 나와있다
작은 돌뿌리는 등산화의 고무창과 마찰하여 닿아 없어질때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체중을 이기며 좋은 일을 할것이다.
고맙다.
산행중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헤매이다 보면 빤질빤질 윤이나는 부분이 있는
나무가 있어 나의 중심을 잡아준다.
수많은 사람의 중심을 잡아주고 본인은 하루에도 수도 없이 정신없이
흔들거려야 한다.
고맙다.

내일은 하산길이다.
아쉽다.
장터목의 하루밤은 괴롭다.
코고는 소리, 이가는 소리, 떠드는 소리는 참을 수 있지만
잠들라고 하면 옆사람이 찌르고 걷어챠는 데는 대책이 없다.
평상시 잘 시간에 일어나 눈 비비고 천왕봉을 올랐다.
정말 좋다.

하산길은 언제나 느끼는 건데 오르는 것보다 왜 더 힘이 더 들까.....
아마 지리산을 떠나야하기 때문일 거다.
신선이 따로 없다
시워한 물로 한바탕 씻고 심호흡 한번하고 나니 신선되어 날라갈것 같다.

아 언제 또 지리에 오나....
  • ?
    yalu 2002.06.10 17:50
    눈물나네요....조금전 월드컵 한미전 보고 나서 그런지,지리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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