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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2.05.25 15:39

천왕봉유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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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25∼26일1박2일간의 천왕봉 산행기다.

천왕봉에 올랐어라

지난 금요일 우리시가 운영하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진 백운산 휴양림 통나무집에서 꿈같은 숙직을 하고 토요일이라 오전 쉬겠다.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 달렸지 광양서 산청군 중산리로 쏜살같이 달려 11시에 도착 뻘뻘 땀흘려 칼바위 지나 법계사 당도 12시30분 꽐꽐 쏟아지는 순도 100% 생수 한 바가지 가득 퍼 미친 듯 마시니 세상 그 어떤 것이 이 맛과 비교되리요.

법계사를 뒤로하고 무지막한 깔그막 길을 떠벅 터벅 오른 지 10여분 1,500고지 될 성 싶은 디 날씨 스산해지고 가르다란 빗방울 무겁게 느껴지는 나의 몸과 등짐에 내려앉고, 기온 급강하 불굴의 사나이 나 이런 것 즘이야 잽싸게 돈 무지 많이 주고 산 방수, 방풍 잘된 고어텍스 옷 꺼내 입고 정상을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매표소를 출발한지 2시간40여분 드디어 정상에 도착, 모든 것이 내 발아래 펼쳐지니 ㅎㅎㅋㅋㅋㅎㅋㅎ 그 무엇이 부러우랴^^ㅎㅎ!'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 하는 생각도 잠시 지리산 신령님께서 세속에 오염된 나 오만 방자한 모습 보기 싫다 바람과 비에게 명하길 초속 10미터에 빗방울 더욱 굵고 세차게 하라 신다.

체감온도 살 좀 붙여 영하 20도 아그무서라 지리산 신령님, 자연의 위대한 힘 늘 상 느끼지만 오늘 더욱 뼈 속 깊이 사무치게 느끼고 언 몸 부들 뿌들 떨고 걸음아 날 살려라 냅다 달벼 장터목대피소에 한걸음에 도착해서 이고, 지고, 매고 갔던 배낭 속의 먹거리 풀어 제쳐 쌀 씻고 상추 씻어 밥짓고 삼겹살 구워 쐬주 한잔 걸치니 언 몸 봄날 눈 녹듯 녹고 딴도 두 병째 비우니 기분 오묘해져 산사람들과 정담 나누다보니 우매 다섯시가 되부렀것다. 비 그칠 줄 모르고 산중날씨 깜깜해지니 손오공인들 어찌하리. 타고 놀던 구름은 삼장법사 미움받아 산산이 부서져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할 수 없이 당일 하산 취소하고 산장에서 1박했것다.

6시 기상해서 어제 밤 남은 밥 물 부어 푹푹 끓여 청량 고추에 조선된장 듬뿍 발라 오물오물 아따 매워라 혀는 화끈거리고 침샘 혈기왕성해져 침 자르르르 머리 속, 이마에 땀방울 맺혀 흐르면서 아침 해결하고 7시 하산 길에 접어드니 구름사이 해님 쑥스러운 듯, 미안한 듯 얼굴반쪽 비시시 내밀 구나.

어제 밤 내린 비로 계곡 물 넘쳐흘러 발걸음 닫는 곳마다 절경이라 비경이다. 장터목에서 600여 미터 내려오다 보니 10미터 높이에서 떨어져 부서지는 물방울 방울마다 영롱한 햇살 한껏 머금어 흩날리는 구슬들의 향연 뒤로 선명한 무지개가 그려지니 어디 꿈엔들 볼 수 있으리요.

산사람들은 모두가 무던히도 좋지. 아니 산에 오르면 모두가 선인이라지. 폭포가 보이는 나무다리 위에서 지나가는 산사람 세워 '반갑습니다'인사 건네고. 내 얼굴 한쪽 폭포 한쪽 카메라에 담고, 한 일 킬로미터쯤 내려왔을까 5미터높이에서 5미터의 폭을 이루어 장쾌하게 떨어지는 폭포수! 나도 모르게 발걸음 옮겨져 금방이라도 시퍼런 소에 뛰어들어 용되어 승천하고픈 감정 어찌 하리요. 그 이름 유명한 유암폭포 이니라.

가을 산행에서 이렇게 웅장한 폭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분명 지리산 신령이 나를 버리지 않고 어제 비를 주었음이라. 한껏 불어난 수량의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장터목에서 중산리 등산로는 모든 것이 신비스러웠으나 글 쓰는 재주 없어 일일이 다 소개 못한 점과 예년에도 그랬듯이 단풍 나무과의 잎사귀는 거의 말라 기대했던 만산홍엽의 절경을 못 본 게 옥에 티였으리. 히어리나무의 진노란 낙엽과 이름 모를 침엽수림에서 흩날리는 갈비(가리)들이 눈을 연상케 해 형형색색의 가을 산을 못 본 아쉬움을 달랬다.

중산리에 9시에 도착 부실했던 아침 때문에 일천 원 주고 어묵 두 꼬쟁이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사랑하는 두 새끼와 아내가 있는 우리 집을 향해 95년식 프라이드베타 가속기를 힘껏 밟았다. 담에는 꼭 집사람과 손잡고 산행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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