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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0 23:53

가천마을

조회 수 205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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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가천마을

척박한 환경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녹색 곡선미 다랭이 논과 암수바위

흰 구름과 푸른 파도, 끝 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를 볼 것을 기대하며 일기예보를 들어 보니 연일 굳은 날씨에 간간이 비소식까지 있다. 사진으로 소개하는 화보 인 만큼 날씨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비오는 바닷가도 또 나름대로 정취가 있으니 생각 보다 훨씬 좋은 분위기를 만날 지도 모른다. 기대를 하며 출발을 하지만
어느새 차창에는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남해로 접어 드니 안개까지 자욱하였다. 비록 운전하기는 좀 불편하지만 나름대로 안개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가천마을 가는 길은  남해에 접어 들어 시내를 통과하지 말고 입구에서 남면쪽으로 좌회전하여 해안도로를 계속 따라 가면 된다. 20여분 가다 보면 다시 양지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 곳에서도 좌회전을 하면 된다. 가천마을은 마을 양쪽 계곡으로 내가 흘러 더할 가(加) 내 천(川)이라 하여 가천리(加川里)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가천마을은 섬의 끝단 쪽으로 위치하고 있어 바람 많고 파도가 세다. 너무 심하게 몰아 치는 파도 때문에 이 곳에는 배를 댈 수있는 선착장을 축조 할 수가 없어 가천마을에는 아무도 배를 가진 집이 없고 바닷가에 살면서도 고기잡이를 하지 못하는 마을이라 생선을 시내 시장에서 사다 먹어야 한단다. 환경이 이러다 보니 한 뼘의 땅이라도 늘려 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었고 한뼘 두뼘 한해 두해 그렇게 늘리고 늘린 땅이 지금에는 100여층을 이루는 곡선미가 아름다운 다랭이 논이 된 것이다.
척박한 자연 환경 속에서 인간이 이루어 놓은 끈기의 결과가 망망대해와 어우러져 마치 예술작품으로 승화 되는 느낌이다. 좁은 공간에 돌 축대를 쌓아 만든 다랭이 논은 폭이 하도 좁아 농기계를 사용할 수가 없고 일일이 소와 사람의 노력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며, 일하던 소가 한눈을 팔면 바다로 떨어질 정도 라고 까지 한다.

가천마을에서 일명 미륵바위로 불리 우는 암수바위가 처음 발견된 것은 1751년 고을 현령 조광징이 꿈을 꿨는데 한 노인이 나타나“내가 가천에 묻혀 있는데 우마차의 통행이 잦아 몸이 불편해 견디기 어려우니 나를 일으켜 주면 필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해서 고을 현령이 관원들을 모아 꿈에서 본 자리를 파 보니 암수바위가 두개가 나왔다고 한다. 이 때가 10월 23일이었고 지금도 이 날에 맞춰 제사를 지내는데 제사 때에는 마을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생선과 고기를 쓰지 않고 나물과 채소 과일류로만 제사를 지내고 있다. 마을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는 길 중간 쯤에 자리한 이 곳의 암수바위는 남자의 성기 모양을 하고 있는 숫바위의 높이가 5.8m 둘레만도 1.5m 암바위는 높이가 4.9m 둘레가 2.5m에 이른다. 또 암바위는 아이를 가진 여인의 모습을 닮아 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이 이 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아이를 갖는다는 영험이 있어 마을사람들은 이 두 바위를 암수바위라하기도 하고 마을의 안녕을 지켜 주는 미륵불을 나타내는 미륵바위라고도 한다. 깊은 땅 속에 묻혀 있던 미륵이 일어나면서부터 마을은 번창했고 많은 인재가 배출되었다고 한다.
마을 뒤에는 높지는 않지만 올라 보면 바다가 잘 조망 되는 설흘산(472m)이 있다. 몇 해전부터 새해 첫날이면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어 마을의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새해 첫날에 망망대해를 바라 보며 한해의 꿈을 설계해 보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소담한 산이다.
내가 찾은 이 날 설흘산은 안개에 쌓여 있어 정상 부근 봉수대에서는 바다를 조망 할 수가 없었고 안개에 쌓인 설흘산 입구에는 오동나무의 보라빛 예쁜 꽃이 작년에 맺은 검붉은 열매와 함께 마치 흑백의 대조처럼 보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 듯이 지금 가천마을은 가장 가천적인 것을 찾으러 노력하고 있다. 가천마을은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보호우수마을로 또 전국의 테마가 있는 마을로 선정이 되어 있다.
이 곳 마을 사람들은 이런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을 하고 있었다. 1급수에서만 살수 있다는 참게를 마을노인회에서는 양식장에서 키워 소득을 늘리고 있었으며 또 민박은 청년회에서 관장을 하고 있어 마을을 찾는 사람이 임의로 아무 집에서나 민박을 하는 것이 아니고 청년회에서 배정을 해 주는 자신들이 정해 놓은 민박의 순번에 따라 민박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듯 가천마을은 모두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으며 또한 이장을 비롯한 젊은 사람들은 녹색교류대학이라는 최고농촌지도자과정 농촌발전을 위한 교육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의식을 높이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조직적으로 마을을 가꾸고 보살피는 등 협동이 잘 되면서도 시골 어느 마을과 같이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안개와 파도, 바람의 마을 가천리 나는 이 곳 가천리 사람들이 척박한 땅과 거친 파도를 이기기 위해 상당히 거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병든 팔순 노모를 모시고 30년째 이 마을에서 사는 효심 지극한 민박집 주인 강대천씨 와 부인의 근면함 속에서 또 자기 마을 찾아 온 귀한 손님이라고 베푸는 순박하고도 정감이 넘치는 인정 속에서는 성난 파도를 견뎌 낸 힘든 모습의 그림자는 찾을 길이 없었고 푸근한 인심 좋은 시골의 정만을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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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희 2002.05.21 08:37
    가천마을,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5,6년 전에 들렀는데 지금도 어느 곳 보다 가장 아름다운 길과 마을 전경이 인상적인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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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개호 2002.05.23 17:46
    하선생님! 오랫만입니다. 가천마을... 남해에 여러차레 갔으니까 그곳을 지나쳤을 것 같은데... 다음엔 관심을 갖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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