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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골은 윗새재에서 시작한다.
새재가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마을 끝에서 비둘기봉산장을 지나면 포장도로가 없어지고 철문이 하나 가로 막는다. 이 철문을 돌아나가면 그윽한 숲속으로 조용하고 깨끗한 산길이 널찍이 열려있다.


조개골은 그윽한 숲속으로 조용하고 깨끗한 산길이 열려있다


답답한 듯 하면서도 청아한 산길은 조계골의 시원한 경치가 있을 때마다 조망을 틔워 폭포며, 너럭바위, 그리고 짐작하기 힘든 골의 깊이를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등산로가 계곡 우측 사면으로 나있어 조개골의 현란한 단풍 향연을 함께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조개골의 지명유래를 찾아보니 이 골짜기 입구에 6.25이전까지 조계사가 있었는데 이 “조계”가 음운변화되면서 조개골로 둔갑되었다는 설과 아주 오랜 옛날 바다였으나 지각변동으로 해면 융기되면서 조개화석이 발견되어 조개골로 불렀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엔 둘 다 아닌 듯 보인다.

이 계곡엔 이미 서기 584년에 대원사가 창건되었고, ‘사寺’라하면 일반적으로 암자보다는 큰 의미인데다 불과 5~60년전의 사찰인데도 내가 들춰본 어느 자료에도 이 근처에 조계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

해면이 융기되었다는 설은 한편 있을 법도 한 가정이긴 하지만 천왕봉을 중심으로 한 주변 계곡에서 그 분포수가 타인이 인정할 만큼의 양이라면 모르겠으나 조개화석 하나 발견으로 조개골이란 지명이 생겼다는 것은 선 듯 이해하기 힘들다.

또 어느 자료에는 여성의 은밀한 곳까지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한다. 이는 그만큼 깊다는 뜻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오악으로까지 신성시 되었던 지리산의 의미로는 적당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윗새재를 출발한지 30분 정도면 첫 번째 지류를 만난다. 이 지계곡은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청이당을 오르는 길인데 예전엔 철모이정표가 있었으나 지금은 철거된 상태이다.
청이당에서는 하봉 옛길을 따라 천왕봉으로 오를 수도 있고, 쑥밭재를 넘어 허공다리골(일명 어름골)을 내리면 광점동으로 갈 수도 있다. 멀리 독바위(일명 진주독바위)의 상투가 확연히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지류를 건너면 산죽밭과 너덜강사이로 잠시 이어지던 길이 약간의 오름길을 형성한다. 혹여 지능으로 붙지 않나 싶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곧 조계골 본류를 처음 접하게 된다.

계곡 산행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지리의 계곡에서는 부조화의 조화가 느껴진다. 저 산마루 어느 바위에서 어느 때, 어떤 사유로 갈라져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예까지 흘러온 여정이 바위표면에 그대로 나타나 있고, 엉성한 듯 서로 얼겨 있는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보면 물은 꼭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고, 나무는 꼭 있어야 할 자리에서 가지를 뻗고 있다.




이곳에 조개골 아지트가 있다. 경남도당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북에서 경남 도인민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파견된 김의장이 사단장으로, 노영호가 참모장으로 불꽃사단을 편성하여 활동했던 곳이다.

(계속)

= 구름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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