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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15.11.18 07:44

서북능선을 따라서...

조회 수 74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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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서북능을 찾아간다.

일찌기 주능선과 동부능선을 답파하였으니

서북능을 이어 답파하면 

지리산 태극종주를 완성하는 셈이다.

 

때는 깊은 가을,

높은 지역의 나뭇잎은 이미 단풍으로 졌고

억새능선에도 깊은 가을이 넘쳐난다. 

 

 

 

서북능을 시작하는 성삼재에 올라가는 길목,

양지바르고 야트막한 마을에

매천 황현선생의 사당인 매천사가 있다.

 

이곳은 구한말에 재능이 뛰어난 세사람을 일컬던 한말삼재,

그 중 한분인 황현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내려와 매천야록의 집필과 후학양성에 전념하다가

1910년 일제의 경술병탄 치욕을 당하여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음독, 순국한 곳에 지은 사당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사당앞에 서니

선생의 기개를 품은 듯 벽오동이 푸른 기운으로 서 있다.

그 오동나무 아래에서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글을 쓰고

오하기문이라고 하였다던가...

올곧은 선비의 기개를 보며 가슴이 서늘해진다.

 

 

 

매천 황현의  절명시

 

난리를 겪다 보니 백두년이 되었구나.

몇 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도다.

오늘날 참으로 어찌할 수 없고 보니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천에 비치도다.

 

요망한 기운이 가려서 제성이 옮겨지니

구궐은 침침하여 주루가 더디구나.

이제부터 조칙을 받을 길이 없으니

구슬 같은 눈물이 주룩주룩 조칙에 얽히는구나.

 

 새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네.

 무궁화 온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구나.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

인간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하기 어렵기만 하구나.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조그마한 공도 없었으니

 단지 인을 이룰 뿐이요, 충은 아닌 것이로다.

 겨우 능히 윤곡을 따르는 데 그칠 뿐이요,

 당시의 진동을 밟지 못한 것이 부끄럽구나.

 

(자료 인용...)

 

 

 

 

 

 

 

매천사를 지나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지리산록으로 접어들어 입장료를 내고 마주치는 천은사.

샘이 숨어있다는 절 이름이 매우 시적이고 아름답다.

그 곳에는 이무기와 관련한 전설이 있으며,

일주문 편액은  조선조 말의 명필인 원교 이광사의 글씨로써,

물의 기운을 강조하는 수류체 세로글씨 현판의  의미가 더욱 깊게 느껴진다.

 

 

 

 

 

 

일주문을 지나 건너다 보이는

천은사 도량은 자연의 노란 물감으로 채색된 가을옷을 입고

작은 계곡을 건너 그윽하게 자리하고 있다.

 

 

 

 

 

 

성삼재를 출발하여 좌측의 산길로 들어서면 

이내 가파른 작은고리봉 능선길이 시작된다.

이틀 연속 비가 온 후의 하늘이라, 조망은 흐릿하지만 

노고단과 종석대, 차일봉을 뒤로 돌아보며

산죽밭과 잡목숲지대를 걷다보면  작은고리봉에 도착하고 

봉우리 너머로는 서북능 최고봉인 만복대가 조망된다.

 

 

 

 

 

만복대에 서면

노고단과 돼지평전, 임걸령, 반야봉까지의 지리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앞으로 반야봉이 우뚝하게 에워싸고 있는 만복대 정상에서 

꿀같은 휴식을 하면서 점심을 하지만,

구례에서  준비한 김밥에 문제가 있어

행동식으로 간신히 때웠다.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길을 바라보면....

멀리 노고단, 종석대, 차일봉, 

그리고 성삼재에서 시작한 산길 - 작은고리봉과 그 능선이 길게 따라온다.

 

 

 

만복대에서 바라다보이는 구례 산동면의 산수유마을.

 

 

 

 

 

서북능선에서  제일 높은 고지 - 만복대(1,438m),

뒤에 우람하게 보이는 반야봉.

좌측으로 멀리 구름을 이고 있는 천왕봉 주변 봉우리가 희미하다. 

 

만복대,

그 이름대로 남은 인생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정령치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만복대 정상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여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떠난 후에 헬기가 도착하여 환자를 이송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령치 고갯길을 너머 보이는 조망,

큰고리봉과 세걸산, 바래봉, 덕두봉이 연속된다.

 

 

 

 

 

정령치 휴게소.

남원의 육모정,구룡계곡에서  시작하여 이 고개를 넘어 지리산으로 들어가면

달궁, 반선의 뱀사골과 연결되고

성삼재쪽으로 고개를  또 넘으면 구례로 이어진다.

 

 

 

 

정령치고갯길....

 

 

 

 

정령치 인근 고지대에 계령암 터가 있고 마애불 군이 있다.

형상도 불분명하게 쇠락해가고 있는 모습에

마침 보호시설 공사가 진행중이다.

 

 

 

 

개령암지 주변 고지대에 있는 정령치습지.

마침 비가 온 후라서 흐르는 물소리가 졸졸...

고산지대의 습지가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큰고리봉에서 보이는 바래봉.

봄날의 철쭉으로 뒤덮던 화려함은 가을의 조락으로 넘겨주고 쓸쓸하다.

 

 

 

 

어느덧 흐린 태양은

서녘 봉우리에 걸린 듯 뉘엿거리고

반야봉의 그림자가 심원골과 서북능으로 길어진다.

 

 

 

 

 

큰고리봉에서 보이는 주능선,

멀리 천왕봉 일원은 석양의  짙은 구름에 가려져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5-12-18)
  • ?
    하해 2015.12.18 20:31
    청솔지기님,
    지리산 산행기가 왜, 기타산행기란에 있나 궁금했습니다 ;;;;
    제 불찰입니다.
    좋아하는 서북릉을 보니 좋네요.
  • ?
    하해 2015.12.18 20:36
    지리산산행기란으로 옮겨놓았습니다.
  • ?
    청솔지기 2015.12.18 21:17
    하해님 !
    졸필을 산행기 자리에 옮겨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 ?
    슬기난 2015.12.19 21:01
    만복대 돌탑 헐어버리고 표지석도 치워버리고
    돈 들여서 바위에 새겨 새로 세워놓았군요!
    여하튼 좋은 자리에서 만복은 받아오셨는지요?
    서북능선 나머지는 팔랑치 철쭉 황홀하게 만개하였을때
    마무리 하심이 좋을듯합니다.
    1월 마지막주 산행 예정지가 만복대라 그냥 대설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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