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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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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동천' 전원주택은 평생 시계를 보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황토로 지은 집에서부터 나무로 만든 화장실, 돌을 맞추어 만든 평상, 곳곳에 심은 나무와 꽃들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느낌을 주었다.
차가운 금속들로 이루어진 문명과 떨어져 살고 싶다는 집주인의 소망처럼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고운동에 자리한 주택...]

위의 글은 지난 4월29일 '지리산 답사' 팀의 일원으로 '고운동천'을 찾았던 동아대학교 한 여학생의 답사기(<봉생문화> 통권 제18호)의 일부이다.
역시 답사 팀의 일원이었던 만화가 안기태님은 파노라마 카메라에 '고운동천'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꽤 많이 담았었다. 그 가운데 한 장은 '고운동천' 정자 앞에서 열었던 미니음악회(산상음악회) 장면으로 그 사진이 앞의 글과 함께 <봉생문화>에 크게 실려 있다.

안기태님의 파노라마 카메라는 정자 지붕과 기둥, 그 옆의 아치형 돌다리가 아름다운 앙상블마냥 조화를 이룬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이 사진이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것이 있다.
'고운동천'의 정자, 돌다리, 돌평상, 목조 화장실, 사립문 하나까지 자연미를 살리고 있는 사실을...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느낌'이라는 대학생의 글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아름다운 집 '고운동천'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카페 '고운동 가는 길'(cafe.daum.net/goundong)이 열려 있다.
'고운동천'의 형 이도정님이 '시나브로'라는 이름으로 카페지기를 맡고 있다.
카페에 올려져 있는 사진 가운데 파란 배추밭과 김장 담그는 모습 등이 특히 눈길을 끌게 한다.
'시나브로'님이 이 카페에 올린 글에서 왜 유기농사에 집착하는지를 들려준다.

이도정님은 유기농사에 머물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자연농사(?)' 아니면 '산농사(?)'를 짓겠다고도 말한다.
고운동천에 지천으로 자생하는 취나물 더덕 산마 둥굴레 다래 산밤 뻘동 깨금 고욤 잔대 등을 돌보는 수렵채집경제(?)에 반쯤 비중을 두겠다'는 것.
시나브로(이도정)님이 카페 '고운동 가는 길'에 올려놓은 그 대목의 글은 이러하다.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처음부터 밭에서 자란 채소가 어디 있으며, 처음부터 화단에서 피는 꽃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재배하여 먹고 있는 곡식 채소와 과일은 모두 인간의 필요에 의해 우리 주위로 옮겨온 것들이지요.

그것들을 원래의 자리로 돌리려 애쓸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제자리에 있는 것을 그대로도 쓸만한데 굳이 내 울 안으로 옮기려 애쓴다든지, 개간을 하여 좀더 유용한 다른 작물로 대체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산속에 묵은 수천평의 텃밭을 개간할 엄두도 나지 않거니와 개간하여 콩이나 감자를 심는다 한들 멧돼지 노루며 온갖 멧새들의 등쌀에 내 입까지 얼마나 들오올지도 미지수입니다.

고운동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거기서 하루종일을 어슬렁거리며 혼자 있는다 해도 조금도 심심할 것이 없지요.
그곳은 시원한 정자마루도 아니고 천왕봉이 바로 코앞에 보이는 마당재도 아닙니다.
바로 집 뒷산 묵은 밭이 있는 곳입니다.

거기서 자라는 온갖 풀과 나무들-쑥부쟁이 엉겅퀴 산부추 더덕 잔대 산마 칡 찔레 옻나무 노린재나무 때죽나무 등등을 둘러보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이지요.

농사는 하늘이 짓고, 즐기고 거두는 것은 내가 하는......
이런 농사를 무슨 농사라 부르면 좋을까요?
자연농사? 아니면 산농사?...]


  • ?
    오 해 봉 2006.05.28 22:54
    꼭 한번 가보고싶은 곳이군요,
    올 여름 틈을내어 가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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