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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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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었다. 누구나 부담없이 국립공원을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거기에 따르는 이런저런 말썽이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입장료 폐지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있게 논의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따른다. 다음 글은 1월16일자 국제신문 '최화수의 세상읽기'를 옮겨온 것이다.

             ........................................................

"지리산의 쓰레기를 깨끗이 치우자." 몇 해 전, 지리산을 즐겨 찾는 산악동호인단체들이 춘계 산불 경방기간에 좋은 일 한번 하자고 뜻을 모았다. 각 단체 대표자가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사무소를 찾아 취지를 설명하고 입산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뜻밖에 관리공단의 대답은 한마디로 "노"였다.

"쓰레기 치우는 것은 좋지만, 산짐승을 놀라게 하면 곤란한 일이지요." 쓰레기 청소를 위해 산악동호인 단체 회원들이 떼를 지어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과정에 빚어지는 소음이 문제가 된다는 것. 사람들이 내지르는 소음 등은 청각과 후각이 예민한 야생동물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고 했다.

"애 떨어질라, '야호' 마세요!" 지리산에 방사한 곰들이 동면에 들면 관리공단 직원이 등산객에게 각별히 당부하는 말이다. 2세를 임신한 반달곰이 '야호' 소리에 놀라 거처를 옮기는 도중에 탈진하거나, 심할 경우 유산할 수도 있다는 것.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새해 1월1일부터 지리산 등 전국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됐다. 입장료 징수가 없어지자 무엇이 달라졌는가? 새해 벽두부터 지리산 탐방객 숫자가 예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혹한기에도 지리산 주능선 등이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앞으로 탐승객이 얼마나 넘쳐날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누구나 입장료를 내지 않고 국립공원을 찾아 자연향유권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입장료가 폐지되면 탐승객이 늘어날 것이고, 탐승객이 증가하면 생태계 훼손이 가속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휴식년제 등 입산통제에 급급하던 당국이 왜 국립공원을 무료 개방하기로 한 것일까?

예산처는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가 '수익자 부담원칙'에 어긋나며, 도립공원 궁 능 등의 입장료 폐지로 확산되면 국민부담을 더욱 늘리게 된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여당과 환경부 등은 국민의 자연향유권 등을 내세워 입장료 폐지를 밀어붙였다. 올해 대선을 의식한 정치논리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었다.

정치논리가 졸속으로 밀어붙인 입장료 폐지는 시행 첫 단계부터 말썽이다. 사찰 측이 문화재 관람료를 일방적으로 징수하고, 관람료도 대폭으로 인상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공단대로 주차장, 산장 등의 시설 이용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한다. 입장료 폐지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셈이다.

입장료 폐지 부작용이 벌써부터 심상치가 않다. 문화재 관람료에 대한 등산객 불만이 높아지자 대한불교조계종은 1억1000만 평에 이르는 사찰 소유지를 국립공원에서 빼줄 것과 문화재 보수예산 대폭 증액, 무단점용부지 사용료 지급 등을 요구했다.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국립공원은 이용 측면보다 보전의 측면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자연생태계를 보전하지 못하면 이용의 길은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밖에 없다. "쓰레기 청소도 좋지만, 사람들의 소음에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들려준 그 한마디 말뜻이 새삼스레 되살아난다.

입장료 폐지로 지리산 등에 등산객이 넘쳐나자 '탐승 예약제', '탐승객 총량제' 도입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예약제나 총량제는 출입인원 제한이 전제가 되므로 입장료 폐지를 원망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입장료 폐지를 졸속으로 밀어붙인 정치논리가 두고두고 비판의 도마에 오를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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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7.01.17 21:55
    정초 탐방객이 예년의 50%나 늘었다니 정말 놀랍네요.
    근데 입장료 폐지가 정말 정치논리에 따라 이루진건가요?
    지리산이 인파들로 인해 몸살을 앓는다면 정말 큰일입니다.
    히말라야트레킹, 쉴트호른, 벤네비스 오른사람들 정말
    소리치거나 단체로 요란스러운 경우 본적 없습니다.
    대화도 작게 나누고 지나치는 사람들은 목례가 가볍게 인사나누구요. 안나푸르나의 롯지에서도 조용히 책을 읽거나 조용한 대화, 가벼운 주변산책등 결코 요란스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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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7.01.17 22:38
    불교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또 각자의 개성과 취미가 각각 이겠지만
    저는 자기들 절옆으로 차를타고 지나간다고 입장료 내라는것을
    절대로 반대 합니다.

    월간山의 자료에 90년부터 국립공원내 22개사찰에서 입장료 수입
    으로 걷어들인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는데 사용처를 모른다고
    한다데요.

    "천은사는 20여 년 전부터 건축물들을 신축해왔으며, 현재 건축물은 일주문, 팔상전, 관음전 등 모두 24채다. 경내도 넓어졌으며 가로등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전기료를 아끼려고 일부만 켜기 때문에 밤에는 랜턴을 들고 다녀야 경내를 왕래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전기료가 한 달 200~3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이러한 천은사의 방대한 건축물 신축공사비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천은사 주지는 “문화재관람료로 천은사가 이렇게 비대해졌다”고 관람료를 신축공사비에 사용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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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남 2007.02.19 01:51
    저도 해봉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조삼모사일지라도 차라리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아 공원관리에 전념하면 우리 강산을 위한다는 위안이 되겠지만, 특정 종교인들의 배만 부르게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모공화국 시절에 모 대통령이 특정 종교를 위하여 합동징수 방식을 채택하여 우리 산악인들이 피해를 당하여 왔던 현실입니다!! 배부르면 중생도 없고 부처님도 없고 그져 금전만 보이는 현실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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