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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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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쉬어야 합니다.”
지리산 샛길(비법정 탐방로) 입구에 큼지막한 출입금지 안내판이 세워지고 있다.
지리산의 전체 면적은 440평방킬로미터이다. 이 가운데 희귀동물 서식지와 습지 등을 보호하기 위해 탐방로 27개소 199.2평방킬로미터만 개방하고 나머지는 샛길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판을 세우고 있다.

새해 들어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서 지리산 관리사무소는 입장료 징수를 하던 관리공단 직원을 비법정 탐방로 단속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입장료 폐지 이후 늘어나는 등산객들로 인한 자연훼손 및 사고 예방을 위해 ‘샛길 책임담당자’를 지정하여 강력한 단속에 나선다는 것이다.

입장료 폐지와 함께 달라지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해발 1300미터 이상 고지대에 있는 관리사무소 직영 대피소 4곳의 직원 18명에게 '불친절 3진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대피소는 장터목, 세석, 벽소령, 로터리 네 곳이다.

이들 고산지대 대피소는 근무 조건이 열악한데다 24시간 근무 체계에 따른 업무과로 등으로 관리직원들이 탐방객에게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많이 제기돼 왔다고 한다.
이들 대피소에는 불친절 신고 엽서가 비치돼 있다.
탐방객들로부터 3번 이상 지적을 받은 직원은 아예 하산을 시키거나 근무지를 이동배치하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퇴직까지 권유한다는 것이다.

입산이 금지된 샛길을 관리사무소 직원이 책임제로 단속하고, 탐방객에게 불친절한 관리공단 직원에게 ‘3진 아웃제’를 적용한다니, 예사롭지가 않다.
샛길 통행을 단속하고, 대피소 직원의 친절 불친절을 신고하는 것은 지리산을 찾는 원래의 뜻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이런 조처들이 지리산에 살벌한 기운을 감돌게 하고 있다.
사실 지리산의 관리 업무는 그렇게 쉽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샛길이든 대피소든 단속과 관리 문제는 이론과 현실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따른다.
샛길 책임제 단속이라지만, 지리산을 전문적으로 찾는 산악인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을 것이다. 산행경력이 일천한 순진한 이들만 걸려들 뿐이다.

대피소는 그래도 지리산의 으뜸 산정(山情)이 피어나는 곳이다.
관리직원의 친절, 불친절을 따지고 신고하는 것이 앞서게 되면 아름다운 산정이 꽃피기는 고사하고, 아주 삭막한 공간이 되고 말 터이다.
구노고단산장 때의 관리인 함태식님, 세석산장의 오아무개님 등은 등산객에게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분들이었다. 험한 욕지꺼리를 퍼붓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야영장이 열려 있어 관리가 더욱 어려웠던 시절이기는 했지만, 대피소 주변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친절은커녕 호통을 앞세워야 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들은 산을 찾는 바른 자세와 산에 대한 외경심 등을 등산객들에게 일일이 심어주었던 것이다.
지리산의 현대식 대피소, 관리공단 직영 체제가 된 뒤로 그 정취가 사라지고 있다. 여기다 ‘불친절 신고’에다 ‘삼진 아웃제’까지 실시하면 또 얼마나 살벌해질 것인지...!  
    
  • ?
    오 해 봉 2007.01.28 20:01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간혹 군림하던 관리공단 직원들이 있기도
    했다,
    대피소 이용시 주의사항같은 교육은 꼭 필요 하지만 젊은 직원이
    어머니같은 아주머니나 수녀님 앉혀놓고 맨스대 버리지 말라는
    무식한 교육은 개선 시정 되어야한다,
    산간 오지에서 고생하며 소임을다하는 대다수 관리공단 직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관리공단 직원들에 앞서 등산객들도 규정을 잘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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