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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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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산 방장산은 참으로 선계로다.
맑고 기뻐하며 돌문에 새겼으니
돌문 필적은 세상 보배가 되었는데,
신선이 노닌다며 흰 구름이 가로막네.‘
조선시대 이름난 고승 소요선사(逍遙禪師)가 쌍계사로 통하는 자연 암석 석문에 새겨놓은 ‘雙磎石門’(쌍계석문)이란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의 글씨를 보고 찬탄하며 읊었다는 시(詩)다.
더구나 이 글씨는 최치원이 지팡이를 들어 썼다는 말이 전해오기도 한다.

쌍계사로 들자면 큰 바위 한 쌍이 문처럼 서 있는 석문을 통과하게 되어 있다.
덕산의 입덕문(入德門), 청학동으로 통한다는 전설적인 석문(石門), 지리산 주봉으로 통하는 통천문(通天門), 개천문(開天門)과 그 맥이 통하는 유서 깊고 신비로운 문이다.
처음에 옥천사(玉泉寺)라 불리던 것을 신라 헌강왕이 문전에 흐르는 쌍계에 연유하여 ‘쌍계(雙磎)’라는 호를 하사하고 학사 최치원으로 하여금 ‘雙磎石門’ 4자를 쓰게 하여 좌우편 바위에 두자씩 각자하였다.

‘차가운 시내가 그윽한 푸른 못에 떨어지고
돌에 새긴 붉은 글씨는 길가에 있네.
느린 걸음으로 솔숲을 지나 옛 절에 드니
비단 같은 병풍은 가을에 석양의 다락을 안았네.‘
                                     -趙憲 , 重峰集 권1-

쌍계사로 찾아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으로 오랜 세월 이 석문을 들어서며 ‘속세와의 경계’로 삼았다.
또 언제부터인가 이 쌍계석문을 한 쌍의 장승이 믿음직하게 지키고 서 있었다.
‘雙磎’와 ‘石門’이란 각자(刻字)에 입혀놓은 붉은 색, 그리고 사열을 받듯 계곡을 따라 늘어선 울울창창한 거목들과 함께 이 장승은 사찰에 드는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쌍계석문을 굳건하게 지키고 서있던 장승이 쓰러진 채 내버려져 있다. 장승 하나는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고 없다.
“시멘트에 박아놓아 뿌리가 썩어 넘어진 거예요.”
“아무나 함부로 손댈 수가 없어요. 화(禍)가 미칠 지도 모르니까.”

석장승이든 목장승이든 그것도 우리의 문화 유산이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팽개쳐 놓기만 하는 것일까.
“관계 당국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고 한 주민이 혀를 찼다.
쌍계석문 앞에는 장승만 버려져 있는 것이 아니다.
쌍계석문 광장의 현실 또한 어둡고 싸늘하다.
쓰러진 장승이 ‘석문광장’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까?

[위의 사진은 지난 (2008년) 2월27일에 찍은 것으로 쌍계석문 앞에 쓰러진 채 버려져 있는 장승의 모습이다.]  
  • ?
    moveon 2008.03.14 16:07
    정말 안타깝네요. . . . 관계 당국도 문제지만 사찰에 사는 스님네들의 정신상태에서도 문제가 늘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사는 집 들어설때 마다 조금씩만 관심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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