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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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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50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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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이 1985년 10월에 펴낸 지리산 최초의 인문지리지 <지리영봉(智異靈峰)>. '발길따라, 느낀대로, 들은대로'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부산의 도서출판 일중사에서 펴냈다.
.....................................................................
  
1982년 10월5일 하오 2시30분.
부산 산악인으로선 처음으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 올라섰다. 가네쉬 히말의 해발 7102m 파빌봉 정상에 부산학생산악연맹 이승렬 대원이 태극기를 펄럭이게 한 것이다.
‘세계 거봉시대’를 열게 한 이 등정은 부산 산악계 최고의 경사였다.
이 쾌거가, 그러나 필자에게는 ‘일생일대의 굴욕’을 안겨주었으니….

부산학생산악연맹 원정대가 지리산 칠선계곡, 한라산 서북벽과 설악산에서 빙폭 등을 오르내리며 4년 동안 고난의 훈련을 거듭한 끝에 파빌봉 등정에 성공한 뉴스는 부산일보에 1면 머릿기사로 대서특필됐다.
파빌봉 원정대와 동행취재에 나선 이종길(李鍾吉)기자가 현지에서 이 감격적인 등정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그것이 어째서 필자에게는 ‘일생일대의 굴욕’이 되었을까?
그 때는 우리 기자가 히말라야 현지에서 기사를 송고(送稿)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등정 성공 기사 한 줄이 외신(外信)을 타고 날아들면 본사의 기자가 미리 확보해놓은 자료를 토대로 대신 써주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종길 특파원을 대신하여 본사에서 글을 쓰는 임무를 부여받은 이가 바로 필자였다.

이종길 기자는 필자의 고등학교 선배로서 대한산악연맹 부산시연맹 홍보이사이기도 했다. 그 직책도 필자에게 인계하고 떠났다.
1980년 언론통폐합 조처로 국제신문에서 부산일보로 옮겨간 필자는 마침 등산  관련 기사도 담당하고 있었다. 이종길 기자는 파빌봉으로 떠나면서 부산학생연맹의 ‘등정 성공’ 외신이 날아들면 기사를 쓰는데 참고하라며 관련 자료 한 뭉치를 필자에게 맡겼다.

부산학생연맹 원정대가 파빌봉 등정에 성공했다는 외신이 날아든 그 날.
필자는 회사를 무단결근한 채 2박3일 일정의 지리산 노고단 나들이꾼들을 이끌며 ‘태평연월(太平烟月)’을 즐기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난리가 났다. 본사에서 등정 기사를 쓰도록 ‘준비된(?) 당사자’가 사라지고 없으니…. 필자 책상 열쇠를 따고 자료를 찾아내선 딴 기자가 대신 기사를 쓰는 난리를 치렀다.

1면 머릿기사가 이런 식의 소동 끝에 만들어지는 경우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도 문제의 당사자(필자)가 사전에 데스크에 말 한 마디는커녕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으니, 회사 입장에선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겠는가!?
회사에서 간부들이 방방 뛰고 있는 그 시간에 필자는 화엄사계곡의 불타오르는 단풍에 온몸과 마음을 태워 재를 만드느라 넋을 놓고 있었으니…! (맞아죽어도 싸다.)

파빌봉 동행취재에 나선 이종길 기자는 그보다 3년 앞인 1979년 1월1일부터 6개월간 부산일보에 20회에 걸쳐 <지리산> 특집기사를 실었다.
그이가 ‘지리(智異)’에 처음 안긴 것은 1972년 8월24일,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었다고 한다. 허리를 넘는 물을 여러 번 건너는 곤욕을 치러 ‘지리’가 자신을 거부하는 줄 알았는데, 다음날 아침 법계사에서 지켜본 지리산은 아름다움의 덩어리였다는 것.

“그 날부터 나는 ‘지리’에 반해 ‘지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지리'를 사랑하기 10여년, 어느 연인이 아무런 불평도 질투도 없이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정겹게 반겨줄 수 있었을까?”
이종길 님은 “10여년 동안 내가 돌아본 ‘지리’는 그 모든 것의 10분의 1도 안 되었고, 글로 나타낸 것은 본 것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1985년 10월 지리산 최초의 인문지리지 <智異靈峰(지리영봉)>을 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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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9.01.24 09:49
    여산 선생님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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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화수 2009.01.24 14:32
    섬호정 선생님, 설명절 즐겁게 지내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멀고먼 이국 땅에 계시지만 선생님은 늘 가까이 계신 듯합니다.
    언제 한번 고국을 다녀가시는지요? 선생님 무척 뵙고 싶습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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