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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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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8월의 지리산 백무동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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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3월3일 저녁, 왕시루봉 ‘인휴대’에 자리한 사진작가 임소혁 님의 A텐트.
이날 오후부터 섬진강변에는 빗줄기가, 왕시루봉 능선길부터는 함박눈이 쏟아졌다. 특히 해발 1200m의 왕시루봉 일대는 적설량이 급속히 늘어나 A텐트는 마치 설국(雪國)에 잠겨드는 한 외진 오두막의 지붕과도 같았다.
지리산 열병을 앓는 이들이 이날 머리를 맞대고 지리산 얘기를 한번 해보자고 하여 이곳에서 모이기로 한 것이다.

A텐트의 뾰족한 지붕마저 폭설에 묻힐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 정도로 눈발이 심하게 퍼부었다.
그 A텐트에 머리와 어깨와 배낭에 함박눈을 덮어쓰고 한 명 두 명 들어서고 있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산악인들의 이런 발걸음은 초저녁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A텐트는 페치카에 불을 훨훨 피워 이들을 맞이했지만, 사람 숫자가 수용능력을 초과, 젋은이들은 다른 산장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2001년 1월1일자부터 <Daum Net> 칼럼에 ‘최화수의 지리산 통신’을 싣기 시작했다. 사흘에 한 편씩 지리산 관련 글을 올리고 있었다.
때마침 왕시루봉 A텐트를 지키고 있던 지리산 사진작가 임소혁 님이 ‘왕시루봉 회합’을 제의해 왔다. 나는 ‘지리산 통신’ 회원들 가운데 함께 갈 희망자를 모았는데,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29명이 동참했다.
그들에게 눈과 비 따위의 악천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눈을 켜켜이 덮어쓰고 해질 무렵 왕시루봉에 올라 A텐트의 문을 열고 발을 들여놓던 나는 뜻밖의 반가운 얼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벌겋게 불이 달아 있는 페치카 옆에는 부산의 대표적인 산악인이자 시인인 강영환, 권경업 님이 주인장과 함께 먼저 전(?)을 벌이고 있지 않겠는가.
하기는 그들이 없다면 ‘지리산 이야기’든 ‘지리산 술자리’든 맥이 빠질 수밖에 없으니까.
그날 밤 눈이 쌓여갈수록 유쾌한 술자리는 더 무르익어가기만 했다.

강영환, 권경업, 임소혁, 그리고 그날 처음 만난 철화, 산하, 오키…들은 제마다 지리산 사랑을 열병처럼 앓고 있었다.
첫 번째 지리산 시집 <불무장등>에 이어 두 번째 지리산 시집 <벽소령>을 펴낸 강영환 님은 이렇게 말했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담으려 했지만, 가면 갈수록 모시적삼에 밴 풀빛 얼룩처럼 슬픔이 묻어나는 지리산을 어쩔 수 없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와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온 강영환 시인은 경남 산청 태생으로 웅석봉과 마주보는 곳에서 태어났다.
지리산 자락에서 지리산의 아픈 역사와 함께 성장한 강 시인은 그만큼 지리산 사랑이 남다르다.
특히 1982년부터 지금까지 26년 동안 한 번 가면 진이 빠질 정도로 능선과 골짜기를 헤매고 다녔다. 세 권의 지리산 시집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강영환의 지리산 시집들은 시인의 단순한 산행 체험을 넘어서 역사 인식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편들은 지리산에 묻힌 사람들의 슬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진혼곡이자, 서사시라고 말해지고 있다.
평론가 황선열 님은 이렇게 말한다.
“강영환의 지리산 시집에서 지리산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현재의 인간 존재를 반성하게 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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