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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山淸)은 한의학의 성지(聖地)로 불린다.
1,000여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지리산을 끼고 있어 천연적인 한의학 고장이란다.
그 무엇보다 산청(山陰)에선 특출한 명의들을 배출한 것이 돋보인다.

조선 명종 때 신안면에서 명의 류의태(柳義泰) 선생이 나서 이름을 떨쳤다.
또 그의 외손 허준(許浚)이 찾아와 의술을 배운 뒤 한의학에 통달, '동의보감' 등을 펴냈다.

그로부터 100년 뒤 조선 숙종 때 생초면 신연리에 유이태(劉以泰)가 살았는데, 신의(神醫)로 정평이 나 청나라 조정에까지 가서 의술을 펼쳤다.

그 뒤 단성면 자양리에 양천 허씨 가문에 초객, 초삼 명의가 나서 많은 환자를 치유시켰고, 대를 이어서 초삼의 아들 허제(許濟)가 명성을 떨쳤다.
(이들 명의들에 대한 얘기는 다음 기회에 따로 기술한다.)

산청이 이처럼 한의학 성지의 전통을 잇게 된 것은 영봉 지리산 자락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1000여 가지 자생약초와 약수 등과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수토(水土)와 영약이 모두 이곳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산청군은 현재 '한의학 성지 사업'을 펴오고 있다.
지리산 자생약초의 신비성을 체험하고 한방의술정신의 대를 이어가는 제3회 지리산 한방약초축제를 오는 5월3일부터 7일까지 개최한다.
다양한 행사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6일 오전 10시부터 전통한방관광지가 조성되고 있는 왕산을 답사하는 자생약초설명회이다.
관심있는 사람 누구나 이 답사 행사에 참여, 우리 약초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가락국의 별궁인 수정궁터에 산청의 대표적인 명의 류의태 약수터가 함께 자리하는 것이 단순히 우연이기만 할까?
수정궁이 자리한 왕산 일대는 자생약초의 천국이다.
산청군에서 현재 전통한의학 성지이자 관광휴양단지로 조성하고 있는 것은 1,000년 전 가락국이 왕족들의 요양처인 별궁을 지은 것과 그 맥이 통하지 않는가.
매년 5월 초순 지리산한방약초축제도 열고 있는 것도 가락국 별궁 수정궁과 연계하면 더욱 빛이 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전후 사실들을 살펴보면 가락국이 별궁 수정궁을 왕산 북사면 6부 능선의 깊숙한 곳에 세운 까닭을 짐작할 만하다. 자생 약초의 천국이자, 천하 최고의 약수터에 휴양을 겸한 별궁을 세운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특히 아늑한 산중턱, 전망이 빼어난 곳이므로 최고의 휴양지가 아닌가 한다. 지금도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최고의 산림욕장이 되고도 남는다.

'류의태 약수터'란 이름은 그가 워낙 유명한 명의여서 나중에 붙여졌을 것이다.
원래는 오랜 옛날 한 효자가 노모의 불치병을 이 샘물로 치유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그것은 곧 가락국 시대부터 약수터로 이용되었을 것임을 시사해준다.
또한 류의태 선생이 허준보다 후대의 인물이라는 설도 있다.
류의태(柳義泰)가 아닌 유이태(劉以泰) 선생을 혼동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신의로 추앙받은 류의태 선생이 수정궁터의 약수터에서 움막을 짓고 약탕기를 끓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 한 가지 사실은 백가지 가능성을 시사해주고도 남는다.

수정궁터는 주춧돌 하나 남겨놓지 않아 황량한 느낌이 앞선다.
근래 출처가 모호한 부도 2기가 입구에 덩그마니 놓여 있을 뿐이다.

류의태 선생은 한방에서 물의 중요함을 특히 강조했다.
물의 종류는 33가지이고, 그 종류마다 약효가 달라 물을 가려 써야 한다고 했다.
류의태는 그 자신도 고치지 못하는 불치의 난치병을 '천인수(千蚓水, 또는 만인수)를 먹고 고쳤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천년 두골(頭骨)에 천인수"란 천년 묵은 사람의 해골에 담긴 천년 된 물을 이르며, 만년된 물을 '만인수(萬蚓水)'라고 한다.

물 중에 정화수에 이어 두번째로 치는, 여름에 차고 겨울에 따뜻한 '한천수(寒天水)는 장복하면 '반위(反胃, 胃癌)'를 다스린다고 하는데, 곧 왕산의 류의태 약수가 이에 해당된다.
이 약수는 눈이 내린 한겨울에도 김이 모락모락 나고, 물맛 또한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의태 선생 활동 당시 한약제조에 사용된 샘터(일명 약물통)의 약수는 돌너덜 아래 자리잡은 서출동류수(西出東流水)로 위장병과 피부병 등 불치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다. 진주시에 사는 어떤 사람은 매일 이곳의 약수를 받아가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가락국의 별궁 수정궁(태왕궁)은 산비탈을 고른 석축만 남아 있다.
수정궁터 바로 위쪽의 약수터는 '류의태 약수터'로 불리며 수정궁과 무관한 듯이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 약수터는 가락국 시대에도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수정궁이 이곳에 자리하게 된 가장 첫번째 이유가 거기에 있었을 법하다.
(2003년 4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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