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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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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에 펴낸 필자의 졸저 <지리산 365일> 2권에는 '89 종주산행 챔피언'이란 제목의 글이 실려 있다. 1989년 한 해에 지리산 종주를 12번이나 해낸 이광전 동아대 교직원산악회 고문의 얘기이다.
그는 2001년 설 연휴에 113번째 지리산 종주산행에 나선다. 지리산 종주란 천왕봉~노고단 주능선을 따라 산행하는 것으로 통상 2박3일 일정의 엄청난 강행군이다.
다음은 지리산 종주산행 챔피언 이광전의 아파트 현관 맞은편 집에 살고 있는 '아야아야 부인'의 얘기이다.

'아야아야 부인'이란 무슨 말인가? 몸을 한번 움직일 때마다 입에서 "아야아야"란 신음소리가 흘러나와 이웃 주민들이 그녀를 '아야아야 부인'이라 불렀다.
40대의 그녀는 활달한 성격에다 붙임성이 좋아 이웃 사람들과 친근하게 어울려 지내고는 했다.
하지만 그녀는 척추 디스크를 앓게 돼 그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녀는 심한 무릎 관절염까지 앓았다.
그래서 그녀의 입에서는 숨을 쉴 때마다 "아야아야"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때 나는 겨우겨우 기어 다녔지요. 아침에 눈을 뜨고는 엉금엉금 기어서 간신히 가스레인지의 스위치를 돌렸어요. 설 수도 걸을 수도 없고, 입에서 신음소리만 흘러나왔어요. 척추는 수술을 받았지만, 무릎은 퇴행성 관절염이라며 의사가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다고 했어요. 무릎을 쓸 수 없어 팔굽을 무릎 대신 쓰느라 거실을 기어다닌 거예요. 어떻게나 아픈지 숨 한 번 쉴 때마다 신음소리를 내질렀지요."
'아야아야 부인'이 들려주는 당시 상황이다.

지리산 종주 챔피언 이광전의 부인은 '아야아야 부인'을 차마 두 눈 뜨고는 볼 수 없었다고 실토한다.
남편의 지리산 종주산행에 거의 빠지지 않고 동행하는 신씨 부인은 지리산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남편보다 더 큰 배낭에 더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는 그녀는 평소에도 무엇이든 일을 하지 않고는 못 베겨내는 성격이다.
그런 그녀에게 앞집 부인이 네 발로 기어다니며 쉴새없이 내지르는 "아야아야" 소리는 짜증스럽게 들리고도 남을 법하다.

하루는 '아야아야 부인'이 신씨 부인에게 뜻밖의 제의를 해왔다. "산에 한번 가고 싶은데, 데리고 가줄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거실 바닥을 기어다니며 "아야아야" 신음 소리를 내뱉는 사람이 등산을 하겠다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야아야 부인'의 다음 말은 더 기가 막혔다.
"하도 아파 스님을 찾아가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고 한번 물어봤어요. 이번 달이 산에서 기(氣)를 받을 수 있는 때니까 어느 산이든 한번 찾아가보라고 했어요."

신씨 부인은 지리산 종주 챔피언인 남편에게 '아야아야 부인'의 등산 제의 얘기를 했다.
"기를 받겠다니, 기왕이면 남한 최고 영봉인 천왕봉에 가야지!"
"용두산 공원에도 못 오를 사람을 천왕봉이라니요!?"
"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아닌가! 현대의학도 손을 못 대는 것을 기를 받아 고치겠다면 죽을 각오로 나서보는 수밖에 없지 뭐!"
"그래도 그렇지요..."
"우리가 뒷받침하면 되잖겠소. 이웃에 모처럼 정말 좋은 일 한번 해보자구!"

이렇게 하여 '아야아야 부인'은 지리산 천왕봉 등정에 나서게 됐다.
과연 그녀는 천왕봉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 물론 그녀는 천왕봉 등정을 해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험한 길을 올라갔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갔단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한가? 방안에서도 "아야아야"를 연발하는 사람이 어떻게 통증을 이겨냈을까?
물론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한다. 또 악을 쓰며 죽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한 기억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야아야 부인'이 그 상태로 천왕봉에 오른 것은 기적이다. 정말 놀라운 기적은 그 직후에 일어났다.
천왕봉을 다녀온 바로 그 다음날부터 그녀는 두번 다시 "아야아야"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녀의 무릎 관절염은 거짓말처럼 나았다.
스님의 말처럼 그녀는 지리산 천왕봉의 기를 받은 것일까? 그것을 알 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아야아야 부인' 부부가 이광전 부부와 함께 자신의 천왕봉 기적을 필자에게 들려주며 무척이나 감격, 또 감격한다는 사실이다.
(2001년 1월22일)



  • ?
    허허바다 2004.02.26 12:24
    정형외과 의사들은 대부분 무릎관절이 안 좋은 분이나 허리병이 있는 환자에게 등산을 하지 말라 막죠.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꾸준한 등산을 통해 그 병들을 치유한 사실들이 있습니다. 아야아야부인과 저를 봐도 그 증거가 됩니다. 음이온 효과에다 체액이 순환되는 효과, 근력 강화 효과 등등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요... 우연의 치유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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