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지리산 생태계가 지난 10년 동안 활력을 되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국립공원 지리산에 자연보존지구가 확대 지정되면서 동식물종이 크게 늘어나 생태계가 풍성해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9월말까지 1년 동안 실시한 '지리산 전역 자연자원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10년마다 한 차례씩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리산은 환경보전이 필요한 자연보존지구가 10년 전인 1993년의 23.7㎢에서 무려 6배나 넓어진 149.839㎢로 확대됐다.
지리산 국립공원 전체 면적이 440.517㎢로 10년 전보다 0.032㎢(9697평) 늘어난 것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그 반면 지리산 권역 취락및 집단시설지구는 3677㎢에서 2672㎢로 1055㎢가 줄어들었다.
지리산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종은 얼마나 될까?
이번 조사 결과 지리산에는 모두 4772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년 전의 4092종보다 16.6%인 680종이 늘어났으니, 꽤나 많은 증가라고 하겠다.
식물과 동물의 종이 늘어났고, 무척추동물과 고등균류도 상당수가 발견됐다.
지리산에 분포하는 식물은 환경부 지정보호종인 고란초, 천마, 기생꽃, 산작약 등이 이번에 새로 발견돼 1369종에서 1526종으로 157종이 늘어났다.
동물은 꼬리치레 도룡뇽, 산개구리, 아무르장지뱀, 줄장지뱀, 쇠살모사 등이 이번 조사에서 발견돼 2723종에서 2895종으로 172종이 증가했다.
또한 무척추동물 108종과 고등균류 243종이 이번 조사에서 서식이 확인됐다고 한다.
동물 가운데는 곤충류가 2537종에서 2752종으로 215종이 늘어났고, 어류가 30종에서 31종으로 1종이 증가했다.
그러나 포유류는 39종에서 25종으로, 파충류는 12종에서 11종으로, 양서류는 10종에서 9종으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유류 동물은 문헌상 일제 강점기에 지리산에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호랑이 늑대 산양 등의 중, 대형 포유류 동물이 확인되지 않아 감소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서식 유무는 지속적인 조사를 해보아야 한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포유류는 이동반경이 넓어 한번 조사한 결과를 놓고 종의 감소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리산의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는 하지만,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것들도 있고,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된 것들도 있다.
멸종위기종은 수달 반달가슴곰 사향노루의 포유류 4종과 파충류인 구렁이 등 모두 5종이다.
보호종은 고란초 천마 기생꽃 산작약 솜가리 등 식물 6종, 삵 노란목도리담비 하늘다람쥐의 포유류 3종, 말똥가리 독수리 가막딱따구리 아물쇠딱따구리의 조류 4종, 파충류인 까치살모사 등 모두 14종이다.
지리산의 천연기념물은 화엄사 올벚나무, 천년송의 식물 2종, 수달 하늘다람쥐 반달가슴곰 등 동물 3종, 올빼미 황조롱이 소쩍새 솔개 가막딱따꾸리 등 조류 5종 등이다.
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가 10년 전의 31개소에서 40개소로 9개소가 늘어났고, 시와 도의 지정문화재는 8개소에서 31개소로 급증했다.
지리산 자연생태계 보전 문제를 둘러싸고 그동안 상당한 진통이 따르기도 했었다.
생태보전지구 지정이나 출입통제 문제 등을 싸고 산악인, 탐승객과 지리산관리공단 사이에 갈등과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노고단 세석고원 등의 야영지 맨땅의 생태계가 원상복원되었다.
지리산의 동식물 분포도가 늘어나면서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고 있는 사실은 다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야 할 일이다.
참 많이 신선해지고 많이 건강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