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1756 댓글 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필자의 집에는 딱 한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지리산 천왕봉.
써래봉~중봉에서 비스듬히 올려다본다.  
그림인지 사진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
색조도 전체적으로 회색이다.

그 날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아마도 2년, 아니면 3년 전의 어느날 저녁이었다.
마산에서 하성목님이 왔노라고 한 산악인이 알려주었다.
그것도 우리 집앞에 있다는 것이었다.

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러나 그는 아주 맑고 밝은 얼굴이었다.
지리산 산꾼 몇 사람과 꽤 오랜 시간 술잔을 나눴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자신의 작품 한 점을 건네주었다.
나는 바로 그 사진과 날마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는 것이다.

ofof.net, 오용민의 지리산 커뮤니티의 '지리마당'에는 '하성목 갤러리'가 있고, 그의 주옥같은 지리산 사진작품들이 실려 있다.
'지리산과 문화예술'에서도 하성목 갤러리가 링크된다.
거기 작가 프로필에서 우리는 하성목의 진면목을 엿보게 된다.
우리가 왜 산으로 가는지를 그가 말해준다.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한때 나무였고 한 때 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풀과 바람과 돌과 함께
그 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그 곳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훗날 그 곳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2002년 7월4일 하성목님은 한 지리산 카페 게시판에 '반성문'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지리산 사랑을 앞세워 지리산 사랑 어쩌구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지리산을 얼마나 학대하고 있는지를 스스로의 족적을 되돌아보며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2002년 7월8일자 '최화수의 지리산 통신'에 그 글 전문이 실려 있다.
이곳 '지리마당 지리산 통신' 제130호(2004년 7월6일자)에 그 글을 옮겨 놓았음)

"산을 망치는 일은 대체적으로 자신이 산사람이네 하는 사람과 산을 주제로 글을 쓰는 사람, 또 산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들이 앞장을 서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저 자신 사진을 찍기 위해 단순히 횟수 만으로도 많이 산을 올라야 했고, 비지정 등산로를 이용하기도 하며, 찍은 사진을 전시회, 지면 혹은 인터넷상에 공개를 함으로써 사진을 보는 사람이 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충동질하는 계기도 만들었습니다...(후략)"

지리산 사진작가 하성목은 지리산에 대한 절절한 반성을 하고 우리 곁에서 떠나갔다.
지난 가을 그이의 부음을 듣고 ofof.net '사랑방 가족'들의 애도의 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그이의 지리산 사진이 영원하듯 그이는 오용민님의 ofof.net에서 영원한 생명과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지리산 커뮤니티의 '지리산과 문화예술'의 넓은 집을 마련해놓은 오용민님에게 감사드린다

오용민님은 고 하성목님을 위해 '소나무 있는 집에 연못 하나 만들고, 뜰 앞에 석등을 세워 불을 켜놓은 것'이다.

"하성목 작가는,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가서 소나무 있는 집에 연못 하나 만들고, 뜰 앞에 석등 세워 불켜보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습니다. 지리산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담은 열정적인 사진작가입니다...(후략)"-(하성목 갤러리의 작가 소개글)
  
  • ?
    섬호정 2004.11.26 20:26
    고인의 고귀한 정신을 헤아려 보지도 못한 채, 존귀한 작품을 두어번 옮겨다 놓으며 지리산과 그 주변 강물을 애절하게 그립다 하던 일들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 이제 님은 가셨지만, 지리산을 아끼는 진심으로 지리의 정신을 애호하는 여산선생님과 오용민님, 그리고 오브넷님들이 있어 고인과 지리산도 함께 이땅을 수호하고 느낄것입니다.
    가슴 깊이 고인의 명복을 기리며 여산선생님의 소개글에 마음을 경건히 하게 됩니다. 역사의 땅 지리산은 진정 애모의 땅입니다. 합장
  • ?
    야생마 2004.11.26 23:30
    산으로 가는 이유...
    지리산에 대한 절절한 반성...
    참 순수하고 아름답고 수준높은 사진가 하성목 선생님.
    하해님께서 하신 작가소개글도 언제봐도 감동입니다.
    지리산에서 오브넷에서 영원한 생명과 사랑 이어 가시기를...
  • ?
    오 해 봉 2004.11.27 11:45
    서로 다른코스를 향했어도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의
    아름다운 이야기 잘읽었습니다,
    지리산 사진작가 하성목님을 추모하는 여산님과 하해님께
    감사 드림니다.
  • ?
    신후 2004.11.27 12:39
    세상에는 눈앞의 이해관계에만 얶매어 자신의 입장을 쉽게 바꿔버리는
    사람들이 많기도 한반면 하해님처럼 가신님을 이토록 지극한 마음으로
    기리는 분,여산님처럼 이렇게 알리는분 있기에 또한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하해님,여산님 또한 아름다운 마음 가진님들 오브넷에 많기에 오브넷! 금년 겨울도 늘 훈훈함으로 넘쳐 날것 같습니다.
  • ?
    솔메 2004.11.28 20:48
    관념적으로 이미 마련된 '뜰앞의 석등' -
    새어나오는 불빛이 오브넷에 은은합니다.
  • ?
    섬호정 2004.11.29 09:16
    조사님의 법문 뜰 앞의 잣나무와 고인의 서원 뜰 앞의 석등,
    깊은 수행과 삶의 화두로 다를바 없지 않을가요...

  • ?
    sliper 2004.12.01 12:46
    지리산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한분이 떠나셨습니다.
    가슴이 아리내요. 그러나, 님이 남겨 놓으신, 작품이 있기에,
    슬픔은 덜한것 같습니다.

    가까이볼수 있게 편집해주신, 하해님 감사하고요.
    이렇게 고인을 알리시는 여산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No Image

    '쌍재' 공수네 메주와 무청(1)

    2004년 한해도 저물어간다. 서산의 공제선에 걸려드는 해가 유난히 크고 붉다. 거인의 임종이 저렇다고 했다던가. 산 너머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발버둥이라도 치는 것일까. 그렇지만 불덩이 같던 그 해도 금세 산그늘 저쪽으로 자취를 감추고 만다. 어둠이 화...
    Date2004.12.24 By최화수 Reply5 Views1991
    Read More
  2. No Image

    집단야간산행과 전기공사(2)

    '칼리'는 힌두교 주신(主神) 시바의 배우신(配優神)이다. 산스크리트로 '산의 딸'이란 뜻이다. 칼리여신은 검은 피부에 날카로운 송곳니 사이로 새빨갛고 긴 혀를 늘어뜨리고, 4개의 손에는 포승, 칼, 잘린 목, 두개골이 달린 지팡이를 들고 있다. 곧 귀신을 ...
    Date2004.12.16 By최화수 Reply3 Views2011
    Read More
  3. No Image

    집단야간산행과 전기공사(1)

    요즘 지리산 관련 뉴스가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장식하고는 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논란을 빚게 하는 것으로 대조적인 것이 있다. *직장 단위 대규모 단체 종주산행 *세석대피소 전기 인입(引入) 공사 위의 두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지리산 대규모 단...
    Date2004.12.14 By최화수 Reply9 Views1956
    Read More
  4. No Image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지리산 생태계가 지난 10년 동안 활력을 되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국립공원 지리산에 자연보존지구가 확대 지정되면서 동식물종이 크게 늘어나 생태계가 풍성해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9월말까지 1년 동안 실시한 '지...
    Date2004.12.10 By최화수 Reply6 Views1657
    Read More
  5. No Image

    비우면서 충만해지는 기쁨을

    지리산 천왕봉 남쪽은 시천(矢川)이다. 시천이란 계곡물이 화살처럼 빠르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에는 임걸련 전설이 있다. 화살을 쏜 뒤 그 화살보다 더 빨리 말을 타고 달렸다는 도둑의 이야기다. 시천이나 임걸련보다 더 빠른 것이 있다. 요즘 ...
    Date2004.12.05 By최화수 Reply5 Views1479
    Read More
  6. No Image

    뜰 앞에 석등 세워 불 밝혔네!

    필자의 집에는 딱 한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지리산 천왕봉. 써래봉~중봉에서 비스듬히 올려다본다. 그림인지 사진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 색조도 전체적으로 회색이다. 그 날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아마도 2년, 아니면 3년 전의 어느날 저...
    Date2004.11.26 By최화수 Reply7 Views1756
    Read More
  7. No Image

    '옥화네 주막'을 되살리면...

    [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흘러서 세 갈래로 나 있었다. 한 줄기는 전라도 구례쪽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쪽 화개협에서 흘러 내려, 여기서 합쳐서, 푸른 산과 검은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치인 채, 호수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 전라 양도의 경계를 ...
    Date2004.11.20 By최화수 Reply10 Views2374
    Read More
  8. No Image

    치밭목, 산중고도 족쇄 풀다!

    2004년 지리산에 아주 새로운 일이 일어났다. '큰 변화'라면 정말 '큰 변화'일 수도 있겠다. 춘추계 산불 방지 입산통제기간이 되면 어김없이 길이 끊어졌던 치밭목! 그 치밭목이 이번 가을부터 절해고도(節海孤島), 산중고도(山中孤島)에서 벗어나게 됐다. ...
    Date2004.11.12 By최화수 Reply9 Views3859
    Read More
  9. No Image

    누대에 날아오른 '달빛초당'!

    '한나절은 시를 쓰고, 한나절은 차를 따며 산다." 지리산 화개동천, 그 곳 문덕산 구폭동천 '달빛초당(茶仙草堂)'! 들꽃같은 집에서 신선처럼 살고 있는 차시인(茶詩人)! '한냇물' 벽사(碧沙) 김필곤님! 하지만 요즘 시인 부부는 한가롭게 차를 끓일 시간도 ...
    Date2004.11.07 By최화수 Reply9 Views1937
    Read More
  10. No Image

    "나 문수암에서 죽을랍니다!"

    "나 문수암에서 죽을랍니다!" 도봉(道峰) 스님이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두고 문수암으로 되돌아왔다. 지난 여름 애써 마련한 새 토굴 석계암으로 거소를 옮긴 지 불과 넉달여 만이다. "따뜻한 데선 게을러져서 안 되겠어요." 아직은 따뜻하고 편안한...
    Date2004.11.02 By최화수 Reply10 Views213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0 Next
/ 3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