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특히 지리산)에서 야호! 소리를 삼가합시다."
솔메거사님이 지난 1월11일 이곳 '오브넷(ofof.net)' '산소식'란에 올린 글이다.
"'야호' 등 큰 소리를 지르지 마세요. 조용히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며 산행하세요. 지정된 탐방로만을 이용하세요."
지리산에 6마리의 반달가슴곰이 방사되어 있는 가운데, 곰이 겨울잠(동면)에 들어가는 시기를 맞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관리사무소 반달가슴곰팀이 등산객들에게 특별히 '조용한 산행'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런 내용의 '오마이뉴스' 기사를 솔메님이 옮겨온 것이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관리팀의 이 호소는 서울신문을 비롯한 다른 매체에도 실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게 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온 생후 1년생 반달곰 6마리는 그 이전의 반돌과 장군이 등과는 달리 쉽게 동면에 들어갔다.
천왕, 제석, 만복(이상 수컷), 달궁, 칠선, 화엄(암컷)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눈이 쌓여 먹잇감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이달 초 겨울잠에 들어간 것이다.
새끼곰들은 먹지도 배설하지도 않은 채 계속 겨울잠을 자면서도 외부 자극엔 아주 민감해 잠에서 쉽게 깨어나 더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또 이들은 겨울철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산을 헤매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새끼곰들이 겨울잠을 잘 잘 수 있도록 등산객들이 "야호!" 등의 소리를 내지 않은 채 '조용한 등산'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지리산은 지리산애호가들의 사랑의 터전이자 지리산 동식물들의 삶의 보금자리이다.
사람들의 사랑과 동식물의 삶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사람들이 내지르는 고함이나 소음이 일부 동물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된다면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동면에 위협 받은 곰이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다 에너지 소모로 생명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산정에서 "야~호~!"를 외치는 것에 대해선 연전에도 한번 논란이 있었다.
등산객들은 '야호'를 호연지기의 상징으로 여기거나, 등정의 기쁨을 힘차게 소리치는 것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야~호~!" 한방에 일상의 스트레스나 삶의 시름과 육신의 고통을 날려버릴 수 있다면, 또 새로운 출발을 위한 의욕과 신선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산정에서 꼭 야호를 외쳐야만 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우리 모두 차분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야호'는 알프스 지방에서 쓰던 'johoo'란 의성어가 어원으로 알려져 있다.
'야호'는 산중에서 고립됐을 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신호로 쓰인다.
그러니까 구조를 요청하는 조난신호인 것이다.
또는 '야호'가 산악등반을 할 때 각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서로 교환했던 신호라고도 한다.
'야호'는 "나 여기 있다"는 산악신호라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 큰 목적은 "나 여기 있으니 구조해달라"는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라는 것에 있다.
그러니 산중에서 누구나 함부로 "야호"를 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산에서 큰소리로 고함을 질러야 직성이 풀리는 버릇이라면 고쳐야 한다.
사람들이 쏟아내는 소음이 동식물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측면에서도 '조용히' 하는 것이 좋겠다.
지리산 터줏대감 함태식옹이 끊임없이 외친 구호 또한 그것이었다.
"조용히, 그리고 깨끗이!"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는데 오늘
여산 선생님의 글을 읽고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전망이 확 트이는 곳에서
가만히 서서 조용히 귀기울이고 있으면
여러가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정말 '침묵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