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골 청매 홍매
햇살을 줍는 뜰에
은몸살 생금몸살
아지랑이 앓는 입덧
바위도 몸이 다는가
무릎 괴고 앉았네...'
(양원식 '바위도 몸이 다는가')
'하동茶文化' 2005.봄호(통권 15호)의 권두시는 부산불교문인협회장 양원식 시조시인의 작품으로 장식했다.
그런데 이 책의 제일 뒷장 '편집후기'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
'이 봄날에 사랑의 씨앗을 심어봅시다.
이, 저, 그사람 가릴 것 없이 씨앗을 주기도 하고, 뿌려도 줍시다.
어둠도 밝음도 없는 세상을 위해...'
또한 제5회 '차문화 차사랑 축제에 모시는 글은 이렇게 썼다.
'차사랑 축제에 고문님을 비롯, 자문, 편집, 운영위원 여러분은 한분 빠짐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하시고,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도 손에 손잡고 오시길 바랍니다.'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도 손에 손잡고 오시길 바란다는 인삿말이 재미있다.
'하동茶文化'의 앞과 끝에 실린 이 글에 독특한 느낌이 따른다.
'하동茶文化'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아날로그'다.
디지털 시대의 아놀로그...'하동茶文化'의 모든 것을 상징한다고 하겠다.
'하동茶文化'는 상업잡지는 아니지만 차전문 계간지이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차 시배지이자 국내 최대 야생차 단지인 화개동천을 중심으로 펴낸다.
화개동천의 차인은 물론 하동과 전국 각지의 차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동茶文化'는 철저히 '아놀로그' 그대로이다.
차 전문계간지이면서 홈페이지조차 없다.
아니 발행 편집인의 이메일도 없다.
원고를 보내는 것도 재래식 우송이 아니면 안 된다.
아놀로그의 불편을 원고 전달 하나에서도 실감하게 된다.
디지털 문명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이 계간지의 성격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찬란한 것과는 아예 담을 쌓고 있는 것이다.
이름난 사람들의 유명세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냥 시골 사랑방처럼 소탈하게 둘러앉아 두런두런 정담을 나누듯이 그렇게 꾸려가는 것이 '하동茶文化'이다.
실제로 편집인 강기주 시인이 운영하는 끽다거 찻집에는 뜰에 원두막이 있다.
그 원두막에선 찻잔보다 막걸리 사발이 더 자주 눈에 띄고는 한다.
디지털이 아닌 아놀로그의 '하동茶文化'!
시류도 유행도 상관않고 그저 초연할 따름이다.
누구의 어떤 글이면 어떠랴, 진실하면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운 것은 사랑할 가치가 있다.
'하동茶文化', 이 계간잡지는 가장 지리산적인지도 모르겠다.
지역과 계층을 초월하여 차사랑 마음 하나로 묶고 있다.
그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많은 참여와 사랑을 바란다.
['하동茶文化' 회원가입 및 구독 문의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용강리 69번지 끽다거 찻집
전화 055-883-9286
휴대폰 019-583-9286(편집인 강기주)]
차사랑 마음하나로 묶는 하동차문화 ...
오래 오래 영원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