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산수유, 벚꽃축제가 섬진강의 봄을 재촉한다.
섬진강, 아니 지리산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그뿐이랴.
복사꽃, 배꽃, 살구꽃들이 섬진강에 꽃물을 들인다.
그리고 지리산 산록에 잎보다 먼저 내미는 꽃잎들이 분홍빛 물감을 칠한다.
동백은 겨울을 보내는 꽃이라면, 매화는 봄을 부르는 꽃이다.
섬진강 섬진마을이 지금은 매화꽃으로 유명하여 마을 이름도 매화마을로 불린다.
홍쌍리씨의 청매실농원만 해도 10만여평을 매화가 뒤덮고 있다.
섬진강 청류와 절묘한 하머니를 이루니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매화마을은 마을 전체가 흰색 매화 꽃잎으로 분분하다.
눈부시게 흰 매화꽃의 그 청순한 아름다움이라니...!
옛사람들은 매화를 '빙기옥골(氷肌玉骨)'이라고 불렀다.
살결이 깨끗하고 맑은 미인이라는 뜻이다.
'청제(靑帝)가 풍정(風情)을 품고 옥으로 꽃을 만드니
흰옷은 진정 서시(西施)의 집에 있네.
몇번이나 취위(醉尉)의 흐릿한 눈으로 하여금
숲속에 미인의 흰옷 소매로 착각하게 하였던고.'
(崔滋 / '補閑集')
청매실농원은 눈부시게 흰 매화(白梅)가 뒤덮고 있지만, 붉은 홍매(紅梅)도 있다.
그 매화나무 아래 파란 청보리가 윤기를 더해 꿈결같은 색의 조화를 이룬다.
또 있다.
무성한 왕대나무숲을 배경으로 3000여개의 장독들이 열병분열을 받는 듯하다.
어디 매화만 봄꽃이랴!?
지리산 만복대에는 잔설이 햇살에 하얗게 부서지고 있다.
그런데 그 산자락에선 노란색 안개가 마을을 뒤덮은 듯 산수유꽃이 피어난다.
산수유꽃이 절정으로 피어날 때의 그 조잘거림이라니...
산수유꽃 축제도 상위마을 일대에서 일주일 동안 이어진다.
매화, 산수유꽃 축제가 지나가면 벚꽃 축제가 섬진강 유역을 들뜨게 한다.
벚꽃 축제를 대표하는 것은 하동 '화개 벚꽃 축제'이다.
화개장터~쌍계사 10리 벚꽃 터널은 옛날보다는 못 하지만, 그래도 장관이다.
지리산 봄꽃이 매화, 산수유꽃, 벚꽃만이랴.
벚꽃에 뒤질세라 수줍은 얼굴의 배꽃도 섬진강 만지벌 일대를 뒤덮는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볼까요!
봄은 꽃으로 모든 것을 얘기하는가?
봄꽃이 필 때 떠들썩한 축제로 환호해야 하는 것일까?
꽃축제의 어느 하나라도 참관하고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꽃축제? 어째서 꽃 꽃축제여야 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화도 그렇고, 산수유도 그렇고, 벚꽃도 그렇다.
축제라는 곳에는 어김없이 자동차 홍수에 '장사 소리'로 요란하다.
라우드 스피커로 쏟아내는 끝없는 소음과 소음...!
또 있다. 고래고래 떠드는 취객들의 소란...!
이런 축제라면 매화가 지천으로 핀들 무엇하겠는가.
'빙기옥골'의 그 정취란 더듬어볼 길도 없을 터이다.
꽃을 꽃답게 보고 즐겨야 한다면 소음은 멀리 해야 하지 않을까.
'꽃 축제'도 축제다운 축제로 거듭나야 하지는 않을까 한다.
사실은 꽃보다 더 아름답고 황홀한 것들이 따로 있다.
매화도 산수유도 꽃보다 그 열매가 더 아름답다.
벚꽃보다도 더 황홀한 것은 그 단풍이 아니던가.
만하여도 흥겹 답니다,
며칠전 달마산에갔던 솔메님이 국제신문 근교산행 취재팀의 리본을
보고 반가워서 통화 하셨다는 소식들었답니다,
지난주 성제봉에서 회남재로 내려오는 험한길에도 국제신문 리본이
있어서 일행들과 여산선생님 이야기를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