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1911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매화, 산수유, 벚꽃축제가 섬진강의 봄을 재촉한다.
섬진강, 아니 지리산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그뿐이랴.
복사꽃, 배꽃, 살구꽃들이 섬진강에 꽃물을 들인다.
그리고 지리산 산록에 잎보다 먼저 내미는 꽃잎들이 분홍빛 물감을 칠한다.

동백은 겨울을 보내는 꽃이라면, 매화는 봄을 부르는 꽃이다.
섬진강 섬진마을이 지금은 매화꽃으로 유명하여 마을 이름도 매화마을로 불린다.
홍쌍리씨의 청매실농원만 해도 10만여평을 매화가 뒤덮고 있다.
섬진강 청류와 절묘한 하머니를 이루니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매화마을은 마을 전체가 흰색 매화 꽃잎으로 분분하다.
눈부시게 흰 매화꽃의 그 청순한 아름다움이라니...!
옛사람들은 매화를 '빙기옥골(氷肌玉骨)'이라고 불렀다.
살결이 깨끗하고 맑은 미인이라는 뜻이다.
  
'청제(靑帝)가 풍정(風情)을 품고 옥으로 꽃을 만드니
흰옷은 진정 서시(西施)의 집에 있네.
몇번이나 취위(醉尉)의 흐릿한 눈으로 하여금
숲속에 미인의 흰옷 소매로 착각하게 하였던고.'
                                 (崔滋 / '補閑集')

청매실농원은 눈부시게 흰 매화(白梅)가 뒤덮고 있지만, 붉은 홍매(紅梅)도 있다.
그 매화나무 아래 파란 청보리가 윤기를 더해 꿈결같은 색의 조화를 이룬다.
또 있다.
무성한 왕대나무숲을 배경으로 3000여개의 장독들이 열병분열을 받는 듯하다.

어디 매화만 봄꽃이랴!?
지리산 만복대에는 잔설이 햇살에 하얗게 부서지고 있다.
그런데 그 산자락에선 노란색 안개가 마을을 뒤덮은 듯 산수유꽃이 피어난다.
산수유꽃이 절정으로 피어날 때의 그 조잘거림이라니...
산수유꽃 축제도 상위마을 일대에서 일주일 동안 이어진다.

매화, 산수유꽃 축제가 지나가면 벚꽃 축제가 섬진강 유역을 들뜨게 한다.
벚꽃 축제를 대표하는 것은 하동 '화개 벚꽃 축제'이다.
화개장터~쌍계사 10리 벚꽃 터널은 옛날보다는 못 하지만, 그래도 장관이다.
지리산 봄꽃이 매화, 산수유꽃, 벚꽃만이랴.
벚꽃에 뒤질세라 수줍은 얼굴의 배꽃도 섬진강 만지벌 일대를 뒤덮는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볼까요!
봄은 꽃으로 모든 것을 얘기하는가?
봄꽃이 필 때 떠들썩한 축제로 환호해야 하는 것일까?
꽃축제의 어느 하나라도 참관하고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꽃축제? 어째서 꽃 꽃축제여야 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화도 그렇고, 산수유도 그렇고, 벚꽃도 그렇다.
축제라는 곳에는 어김없이 자동차 홍수에 '장사 소리'로 요란하다.
라우드 스피커로 쏟아내는 끝없는 소음과 소음...!
또 있다. 고래고래 떠드는 취객들의 소란...!
이런 축제라면 매화가 지천으로 핀들 무엇하겠는가.
'빙기옥골'의 그 정취란 더듬어볼 길도 없을 터이다.

꽃을 꽃답게 보고 즐겨야 한다면 소음은 멀리 해야 하지 않을까.
'꽃 축제'도 축제다운 축제로 거듭나야 하지는 않을까 한다.
사실은 꽃보다 더 아름답고 황홀한 것들이 따로 있다.
매화도 산수유도 꽃보다 그 열매가 더 아름답다.
벚꽃보다도 더 황홀한 것은 그 단풍이 아니던가.



  • ?
    오 해 봉 2005.03.22 23:17
    섬진강 매화 산수유 10리벚꽃길 하얀배꽃등 여산선생님의 글을 읽기
    만하여도 흥겹 답니다,
    며칠전 달마산에갔던 솔메님이 국제신문 근교산행 취재팀의 리본을
    보고 반가워서 통화 하셨다는 소식들었답니다,
    지난주 성제봉에서 회남재로 내려오는 험한길에도 국제신문 리본이
    있어서 일행들과 여산선생님 이야기를 했답니다.
  • ?
    최화수 2005.03.23 09:59
    오해봉님, 늘 감사합니다.
    지난 주말 솔메거사님이 멀리 달마산에서 전화를 주셨더군요.
    달마산도 좋지만 '오브넷 동산'으로 빨리 돌아오시라고 부탁
    했었지요.
    성제봉~회남재...그리고 쌍재!
    오해봉님과 '오브넷'의 여러분들께서 즐겁고 보람된 산행과
    여행 즐기는 모습, '사랑방'에서 잘 지켜보고 있습니다.
    올해는 꼭 한번 만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
    인자요산 2005.03.23 23:31
    축제를 한다고하면 줄지어선 상가들 때문에
    아름다운 주위경관을 온전히 구경도 못합니다.
    오늘 청매실 농원도 그렇더라요
    이번주 토, 일요일에 가장 예쁘지 않을까 싶네요
  • ?
    선경 2005.03.25 14:31
    매화나무아래 파란청보리의 윤기...꿈결같은 색의조화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의 진한감동이 물결칩니다
    매화도 산수유도 꽃보다 그열매가 아름답다 하시는 말씀을
    되새겨봅니다.....저의 삶도 열매가 더 아름답기를 바라면서요

  1. No Image

    '하동 茶文化 차사랑 축제'(3)

    '화개골 청매 홍매 햇살을 줍는 뜰에 은몸살 생금몸살 아지랑이 앓는 입덧 바위도 몸이 다는가 무릎 괴고 앉았네...'   (양원식 '바위도 몸이 다는가') '하동茶文化' 2005.봄호(통권 15호)의 권두시는 부산불교문인협회장 양원식 시조시인의 작품으로 장식했...
    Date2005.07.13 By최화수 Reply3 Views1568
    Read More
  2. No Image

    '하동 茶文化 차사랑 축제'(2)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머무는 곳 그대 마음 한 자락 흘리고 가오' 화개동천에 '끽다거(喫茶去) 전통 찻집'이 있다. 나무 그늘에 그림자처럼 자리한 오두막, 시인 강기주가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와 동화되어 시를 읊고 차를 우려내는 곳이다. "그대 마...
    Date2005.06.30 By최화수 Reply3 Views1718
    Read More
  3. No Image

    '하동 茶文化 차사랑 축제'(1)

    <달마를 바라보며> '선가귀감 읽다 말고 장삼 걸치고 서산대사 밟아 건넌 홍류교에서 화개천 흐르는 물 망연히 보네. 홍류교 다리 위에 능파각 지은 서산대사 禪詩 한편 읊어 보면서 나는 왜 달마 치는 중이 되었나 자문자답하면서 해는 저물고 대숲 속에 외...
    Date2005.06.17 By최화수 Reply4 Views2102
    Read More
  4. No Image

    바래봉 '철쭉 지도' 달라졌다(2)

    바래봉 철쭉은 지금도 천상의 화원으로 생각될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바래봉의 아름다움은 철쭉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십수년 전에는 초지 능선을 수백 마리의 양떼들이 몰려다니며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 하계의 일이 아니라 천상의 무슨 ...
    Date2005.06.07 By최화수 Reply4 Views1976
    Read More
  5. No Image

    바래봉 '철쭉 지도' 달라졌다(1)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정말 강산이 달라졌다. 지리산 바래봉 능선의 '철쭉 지도'(?)가 달라진 것이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덕두산~바래봉~부운치의 철쭉 화원의 규모가 처음 세간에 알려졌던 1990년 당시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철쭉 군락...
    Date2005.05.24 By최화수 Reply6 Views2028
    Read More
  6. No Image

    전통한방 열풍은 좋지만...(2)

    5월2일부터 8일까지 열린 제5회 지리산한방약초축제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지리산과 약초, 그리고 한방이 3위1체의 매력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행사장이 있는 산청공설운동장 일원은 대전~진주 고속도로 산청나들목에서 바로 연결되고, 이곳을 지나는 3호선 ...
    Date2005.05.12 By최화수 Reply2 Views1952
    Read More
  7. No Image

    전통한방 열풍은 좋지만...(1)

    지리산에 전통한방(傳統漢方)의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의 강도로 치면 웬만큼 뜨거운 것이 아니라 남극이나 북극점에 가는 길에 마주친다는, '블리자드' 만큼이나 맹렬한 것이라고 할까. 지리산의 전통한방 강풍은 특히 경남 산청군 일원에서 가장 실감나...
    Date2005.05.01 By최화수 Reply4 Views1716
    Read More
  8. No Image

    적요 속에 듣는 '영혼의 소리'

    1970년대 초반 나에게 있어 지리산은 지금의 네팔 만큼이나 먼 곳으로만 생각되었다.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고, 찾아가기도 힘든, 너무나 아득한 산이었다. 지리산은 그보다 더 특징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잿빛의 산, 비극의 산으로 무섭고 두려운 존재...
    Date2005.04.15 By최화수 Reply4 Views2207
    Read More
  9. No Image

    '꽃축제'보다 더 황홀한 것(2)

    매화, 산수유, 벚꽃들이 소음에 놀랐는가!? 올봄 섬진강 매화마을 매화축제, 구례 산동 산수유축제, 그리고 진해의 벚꽃축제가 '꽃 없는 축제'를 치렀다. 사실은 꽃샘추위가 봄꽃 개화 시기를 늦추게 했다. 그렇지만 '축제 소음'에 꽃이 피어나기를 주저한 것...
    Date2005.04.02 By최화수 Reply4 Views1436
    Read More
  10. No Image

    '꽃축제'보다 더 황홀한 것(1)

    매화, 산수유, 벚꽃축제가 섬진강의 봄을 재촉한다. 섬진강, 아니 지리산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그뿐이랴. 복사꽃, 배꽃, 살구꽃들이 섬진강에 꽃물을 들인다. 그리고 지리산 산록에 잎보다 먼저 내미는 꽃잎들이 분홍빛 물감을 칠한다. 동백은 겨울을 보내...
    Date2005.03.22 By최화수 Reply4 Views191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0 Next
/ 3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