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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206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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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벽에 매달린 정취암은
산천이 한눈에 다 들어오고
골짜기 흰구름 피어오르는 곳 문을 두드리면
세상에서 찌든 마음 맑게 씻긴다'
 
'산청 9경'의 하나인 '정취암 조망'은 수완스님이 노래한 이 한 수의 시로도 짐작할 수 있겠다.
정취암은 기암절벽에 '매달려' 있으니 산천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골짜기 흰구름 피어오르는 그 곳 문을 두드리면 세상에서 찌든 마음도 맑게 씻긴다고 했다.
그러니 그 조망이 어찌 빼어나지 않겠는가.

대성산 정취암은 의상조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었는데...
의상대사가 그 서광을 좇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을, 이곳 대성산에선 정취암을 세웠다고 한다.
그만큼 유서깊은 암자이다.
또 산신각 탱화는 그 모습이 특이하여 경남 문화재자료 제243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성산(大聖山) 정취암(淨趣庵)이란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현지 사람이나 사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 정취암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지인은 웬만큼 산을 즐겨 찾는 이들도 이 암자를 잘 모르고 있다.
왜 그럴까?
대성산이라고 하지만 그 정상의 높이가 593미터에 불과하다.
산은 바로 이웃한 둔철산(811.7미터)이 더 유명하고, 사찰은 역시 바로 이웃한 정수산(828.2미터)의 율곡사가 더 이름나 있다.
대성산 정취암은 둔철산과 율곡사에 가려 외지인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 위상이 달라질 듯하다.
'산청 9경'의 한 곳으로 '정취암 조망'이 선정됐으니까...
이곳을 가리게 했던 둔철산과 율곡사를 점차 뛰어넘을 법하다.
정취암은 기암절벽에 '매달린' 것으로 표현했듯이 까마득한 절벽에 자리한다.
이 암자나 바로 뒤편 암봉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압권이라고 할 만하다.
마치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대성산 아래 몇 평 안 되는 곳에 암자를 지을 수 있다는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본당 뒤편의 바위틈에 산신각을 지어서 사람의 발길이 이어진다.
바위 끝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천장만장 높은 곳에서 하계를 내려다보는 시원함과 함께
적막과 고요 속에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산청군에서 펴낸 '산청의 명소'와 '명산'에 실린 글이다.

하지만 이 암자는 근래 절벽에 매달려 있기를 거부하고(?)
아주 까마득하게 높은 석축을 쌓았는데,
지금 그 일부가 무너져 걸어서 오르는 길마저 막아버렸다.
율곡사 좀 못 미친 사창동에서 산청읍으로 넘어가는 60번 지방도로를
따라들자 마자 '정취암 입구'라는 화살표를 따라 임도로 접어들면
정취암과 연결된다.
한참 올라가면 도보 800미터, 임도 2.5킬로미터란 표지판을 만난다.
여기서 길이 갈라지는데 도로는 앞산을 한 바퀴 멀리 돌아서 정취암보다
더 높은 능선을 넘어 절 위쪽 주차장에 이른다.

절벽에 매달려 있던 정취암.
그 때는 의상조사에게 하늘에서 선녀가 공양을 날라와 바쳤다고 한다.
바로 이웃한 율곡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는데, 의상과 원효 사이에
이 천공을 두고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오기도 한다.
어쨌든 지금은 절벽 위에 주차장이 두 곳이나 조성돼 있고,
위험하기는 하지만 경내에 차량이 진입할 수 있다.
옛 정취가 사라진 지금의 정취암에 그래서 아쉬움이 따르기도 한다.

  • ?
    오 해 봉 2005.09.12 22:53
    절벽에 매달려 있다는 천년고찰 정취암도
    꼭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여산선생님 좋은가을 즐거운추석 맞으세요.
  • ?
    선경 2005.09.14 23:50
    옛정취 오래 오래 간직하는 정취암이였으면
    하는 바램을 해봅니다,,,아름다운 설화가 있는 정취암을
    저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여산선생님 오선생님 우리의 명절 추석 기쁜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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