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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226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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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현대식 3층 노고산장이 들어선 것은 1988년이다.
그 때가지는 함태식님이 지키는 소규모의 단층 노고단대피소가 있었을 뿐이다.
등반객들은 좁은 노고단대피소 대신 주로 야영을 했다.
1980년대 들어 등산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노고단 야영장도 등산객에 의해 급속히 확장됐다.

여름철에는 야영장이 넘쳐나 울퉁불퉁한 도로 위에 텐트를 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야영장 옆 숲을 자꾸 잠식, 야영장이 기형적으로 넓혀졌다.
이런 식으로 노고단의 자연 훼손이 가속화 되었다.
노고단 정상은 그 신성성 때문인지 일제시대부터 훼손이 시작됐었다.
해방 이후에는 군부대와 방송시설이 들어섰고, 사람의 발길로 정상부 구릉은 맨땅으로 변모했다.

1990년대 초, 노고단 정상으로 통하는 길을 하나로 만들고 사람의 발길을 막았다.
노고단 생태 복원사업이 수년 동안 이어졌고, 정상 주변의 생태계가 많이 살아났다.
벌거숭이 맨땅에 심어진 꽃과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땅에서 떨어진 공간에 나무계단을 만들어 5~10월에만 하루 400명을 네 차례로 나눠 탐방을 할 수 있게 했다.

노고단에서 지켜볼 수 있는 자연의 경이는 철따라 신비롭고 다양하게 펼쳐진다.
'노고운해' 못지 않은 것이 노고단의 설경이다.
눈과 바람이 만들어낸 '산 속의 산호초'로 불리기도 한다.
반야낙조라고 하지만, 노고단 고개에서 지켜보는 불타는 낙조도 황홀의 극치이다.

한여름철의 원추리꽃이 고원 일대를 황금색으로 뒤덮는 장관이라니!
노고단의 가장 큰 자랑은 수많은 야생화가 아닐까 한다.
노고단은 '구름 위의 야생화 화원'으로 불린다.
원추리꽃 밖에도 지리산터리풀, 일월비비추, 기린초, 돌양지꽃 등 형형색색의 다양한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룬다.

노고단 등 지리산의 야생화로 꿈같은 혜택을 받고 있는 곳이 전남 구례군이다.
구례군은 '2006 야생화 엑스포'를 여는 것과 함께 60억원을 들여 야생화연구소 설립과 야생화 타운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구례군은 대한민국 야생화 및 압화 국제 공모전과 교류전을 이미 5회나 열어 일본, 중국과 유럽 각국의 사람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구례군의 야생화 특화산업은 성공적인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지리산 야생화를 이용한 향수와 비누 제조, 그리고 음식까지 개발하여 큰 성과를 얻고 있는 것.
특히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1500여종의 야생화 재료로 만든 압화는 1㎏에 수백만원을 호가하고,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
또한 야생화와 관련한 교육과 야생화 보급에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구례군은 야생화를 대표적인 브랜드로 개발하고 사랑하면서도 자연환경 보존과는 역행하는 일도 벌이려 하고 있다.
노고단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끈덕지게 추진하고 있는 것.
지리산 종단도로 건설로 80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노고단 성삼재의 교통량을 줄여 공해를 방지하겠다는 나름대로의 논리를 편다.

구례군은 노고단에 케이블카를 건설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이 케이블카 건설에 강력반발하는 것은 물론이다.
노고단은 신라 시대부터 국태민안을 기원한 신성한 제단이 있던 곳이다.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인 노고단에 어찌 케이블카로 관광객을 실어나르겠다는 것인지, 그 발상 자체를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 ?
    야생마 2006.02.13 07:11
    노고단의 운해위에 야생화들...특히 노란 원추리가 아른거리네요.
    그렇게 환경이 살아나니 훌륭한 자원이 되네요.
    향수나 비누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꽃송이가 쓰일런지...
    지금 케이블카 설치는 안되지요. 종단도로가 없어진다면 모를까.
  • ?
    섬호정 2006.02.14 06:53
    지리산에 어느곳이든 케이블카는 안될 일입니다
    그 간에 발자국 땀으로 다져진 지리에 쏟은 산행인들의
    혼이 꽃피워진 영산, 관광의 차원을 높혀야 할 일입니다...
    Annapolis 에서 합장
  • ?
    김용규 2006.02.14 21:12
    5,6,70년대의 지리산은 제가 알기로는 전쟁으로 안한 산불, 공비 토벌로 인한 산불, 화전민들로 인한 산불, 대량 벌목, 땔감용 나무베기, 송충이로 인한 소나무 수난, 화전민들의 개간 등으로 지리산은 황폐화 되다시피 하였지만 근래에 들어와서는 자연 보호가 잘 되어 가는 듯 합니다. 인위적인 규제이지만 그래도 생태계가 잘 복원되고 있는 중인데 잘못하다가는 다시 수난을 겪을지도 모를 일이군요.
  • ?
    선경 2006.02.15 12:59
    구름위에 야생화화원,,,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입니다,,,아름다운 생태계
    오랜기간의 복원된노고단 ,,,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순수한자연그대로 물려주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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