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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섬진강변 하동~화개 국도 20㎞ 구간의 벚꽃길이 확대조성된다.'
1월18일자 한 신문의 보도이다. 기사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20.06㎞)간 국도 19호선 4차로 확장공사의 1단계 구간인 광평리~악양면 미점리 (9.86㎞)에 대해 섬진강쪽 벚나무를 중앙분리대로 사용하고, 확장차로 옆에 새로 벚나무를 심는 자연친화형 설계안을 확정, 연말께 착공키로 했다.'

2단계 구간인 악양면 미점리~화개장터(10.2㎞)에 대해서도 이같은 안으로 설계를 마친 바 있다고 한다.
이 기사는 따라서 건교부 안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보존되는 벚나무 5500그루 외에 확장 구간에도 수천그루의 벚나무가 들어서 대규모`벚꽃 터널'이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동읍~화개 19번 국도 50리를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하려는 당국의 계획은 아름다운 섬진강변 자연 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로 2년여 그 사업이 보류되고 있다.
현재의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이 `지리산 통신' 제151호 `어제의 길과 오늘의 길(5)' (2004년 9월24일자)에 씌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 섬진강변 도로의 자연경관을 개발 피해로부터 막고 현재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자는 것이 반대의 첫번째 이유이다.
거기에 못지않게 우리의 마음에 절절하게 와닿는 또 하나의 이유를 내세웠다.
"4차선 직선도로로 바뀌면 우리는 아름다운 길 하나, 천천히 달리고 싶은 여유를 잃게 된다"는 게 그것이다.

섬진강변 19번 국도 50리(하동읍~화개장터)를 벚꽃 터널로 만들겠다는 건교부의 발표는 화개장터~쌍계사의 저 유명한 10리 벚꽃 터널을 문득 떠올려준다.
화개 10리 벚꽃 터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이 `지리산 통신' 제71호`언제부터 10리 벚꽃 터널?' (2004년 3월16일자)에 씌어 있다.

옛 `10리 벚꽃 터널'과 오늘의 `50리 벚꽃 터널'은 여러 가지 점에서 비교가 된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글을 재직하고 있는 신문의 작은 칼럼란에 썼다.
이미 얘기가 된 내용이지만, 80년 전과 오늘의 도로 개설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등이 관심을 끌게 한다.
.....................................................................

[도청도설] '하동 벚꽃 터널'

일제 강점기였던 1928년의 일이다. 이소영(李韶榮)이라는 사람이 경남 하동군수로 부임했다. 그는 관할 지리산 화개동천(花開洞天)이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풍속이 순후하며, 물산이 풍부한 것으로 일찍부터 듣고 있었다. 그가 군수로서 현지를 둘러보니 과연 그러했다. 하지만 화개동천에는 물산을 수송할 도로가 나 있지 않았다.

이소영 군수는 김진호(金鎭灝) 화개면장을 불러 고승의 산방에서 하룻밤 동숙하며 화개장터~쌍계사의 도로 개설을 권했다. 그러나 김 면장은 "면에 재정이 없고, 면민들도 여력이 없어 방도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군수는 "옛날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은 것을 '몽념 장군의 돌을 채찍질한 기술이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의 힘으로 된 것으로 안다"며 거듭 설득했다.

"면장은 능히 사람의 힘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군수가 독려를 하자 면장도 마음을 고쳐먹었다. 김 면장은 그로부터 2년이 넘게 산을 자르고 골을 메워 마침내 화개장터~쌍계사의 도로를 완성했다. 1931년에 개설된 이 10리 길에 군내 유지들로부터 재물을 조금씩 거두어 첫해에 복숭아 200여 그루, 벚나무 1200여 그루를 가로수로 심었다.

이렇게 하여 저 유명한 화개동천 10리 벚꽃 터널이 생겨났다. 전국의 여러 벚꽃 터널 가운데 그 역사가 가장 깊고, 화개동천 사람들의 땀과 하동군민의 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980년대 후반 왕복 2차선으로 확·포장하면서 한쪽편 나무를 잘라냈다. 벚꽃터널도 망가졌고, 꽃길의 '환상적인 아름다움'도 빛을 잃고 말았다.

건설교통부가 하동읍~화개장터 국도 19호선에 '50리 벚꽃 터널'을 조성한다는 소식이다. 4차선 도로로 확장하면서 섬진강쪽 벚나무를 중앙분리대로 사용하고, 확장로 옆에 새로 벚나무를 심는다는 것. 환경단체의 도로 확장공사 반대를 의식한 자연친화형 설계안이라고 한다. 하지만 벚꽃 터널을 만든다고 하여 섬진강 자연 훼손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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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6.01.20 05:09
    저는 휴일을 피해 평일에만 19호 국도를 달려봐서 그런지
    확포장이 꼭 필요한지 잘 모르겠던데 휴일이나 행락철엔 많이 좁은가 보네요.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인데...
    벚나무를 베어내는게 아닌 멋진 아이디어라서 그나마 위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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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산 2006.01.20 11:02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더 좋은쪽으로 변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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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2006.01.21 14:43
    조금 불편해도 자연그대로 아름다움을 보존하면 얼마나
    좋을까요,,,후손들에게 정다운 옛길의 이야기도 들려주면서요
    조금 빨리달릴수있다는 편리함뒤에 얼마나 소중한것들을 많이
    잃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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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거사 2006.01.22 08:42
    지금 길이 운치있지요.강폭과 백사장은 그대론데 길만 넓히면 혹시 언발런스가 아닐지?그 영 기분 나쁘네요.
    새로 놓인 다리도 그 참 꼴볼견이던데..그 안목으로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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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6.01.22 23:39
    아름다운 벚꽃길은 최대한 살리겠지요,
    구례까지 이어지는 굽이굽이 아름다운
    19번국도가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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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화수 2006.01.23 11:25
    [히동 벚꽃길 확장 보류, 1월23일자 국제신문 기사]
    건설교통부가 계획 중인 국도 19호선 '하동 벚꽃길' 확장사업의 추진재개 여부가 오는 10월 완료되는 보완설계에 대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여론에 따라 가려지게 됐다.

    건교부는 국도 19호선 경남 하동읍 광평리~화개면 탑리 화개장터 19.68km 구간의 4차선 확장사업과 관련, "오는 10월 완료되는 친환경 보완 설계를 놓고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수렴한 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편성했던 착공비 등 올해 사업비 20억원에 대한 배정을 보류했다고 건교부는 덧붙였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주민보상 절차까지 진행했으나 확장 반대 여론이 높아 사업을 일단 보류하고 현재 1차 구간인 광평리~악양면 미점리(9.86km)에 대해 6억원의 사업비로 보완설계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보완설계에 대해서도 경남도와 하동군, 주민과 환경단체, 종교단체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사업을 전면 백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교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국도 19호선 확장 반대를 위해 구성된 '꽃길과 물길을 지키는 하동군민 공동대책위원회' 이홍곤 위원장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적 도로 건설은 불가능한 만큼 사업 자체가 전면 백지화돼야 한다"며 "사업 전면 백지화 결정이 있을 때까지 반대 여론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산권 환경단체인 '지리산생명연대' 윤정운 사무처장은 "섬진강 주변은 생태계 보전상태가 좋은 전국에서 몇 안되는 곳 중의 하나로 계속 보호해야 한다"며 "친환경 도로 확장 설계란 용어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수정 안진우기자 arsen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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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6.01.23 19:22
    많은 분들이 지리산 섬진강 지키기에 노력하고 계시군요.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다시 복구하기가 힘드니 시작하기 전에
    많은 연구가 있어야 되겠지요.
    전북도민이지만 새만금같은 대형국책사업은 더욱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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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6.02.14 19:12
    여산선생님! 늘 유익한 역사와 시사로 지식과 상식을 채워주시니
    고향이야기 그 내력도 가까이 새롭게 잘 읽습니다
    함께 읽으면 애향심이 더 울어날려는지 하동송림에 옮겨가려고요...
    양해를 바랍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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