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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214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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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은 섬진강변에 느닷없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기암기봉에 자리하여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산꼭대기 벼랑들 사이에 터잡은 범상치 않은 품새로 하여 많은 기도객이 찾아들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이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는 곳은 깎아지른 벼랑에 선으로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이다. 천년 세월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변함없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처님이다.
원래는 ㄷ자형 바위가 자연적인 감실을 이루었다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법당이 세워져 그 안에 모셔져 있다. 끈질긴 불사의 결과이다.

사성암은 바위벼랑 허리로 돌담을 따라 걸어가는 동선(動線)이 이어져 있다. 이 돌담은 마치 성곽과도 같이 만들어져 있다. 사성암 주변을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한 돌담이다.
나름대로 자연의 원래 형상을 잘 살리기 위해 휘어지고 굽어지고 들쑥날쑥한 바위벼랑을 잘 따라가게 해 놓았다.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지기 전의 아슬아슬한 바위벼랑과 거기에 새겨놓은 마애여래입상에 더욱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좁은 바위 벼랑 틈 금강굴을 빠져나오면 법당 앞에 서게 되는데, 그 길의 마지막이다.

"저 아래 섬진강이 굽이치며 흘러가고, 구례 들녘과 거기에 기대어 사는 마을들이 펼쳐지고, 눈 쌓인 지리산이 저 멀리 바라다 보인다.
그 모든 풍경들이 눈앞에 육박해 들어오듯 벅차게 펼쳐진다. 크고 장엄하고 아름답다.
그 곳에서 섬진강과 지리산을 보고 있으면 새삼 알게 된다.
역사와 현실의 굽이굽이에서 우리가 이 섬진강과 지리산에 기대어 얼마나 많은 위안을 받아왔는지를. 이 산과 이 강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희망과 아픔과 각성을 실어 왔는지를."
'전라도닷컴' 남신희기자의 글이다.

"그렇게 섬진강과 지리산을 가슴에 잠시 품어보는 사성암"을 여러 차례 찾았다는 그의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한번) 갔다 왔다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기에는 아쉬웠던가보니, 갈 때마다 늘 새롭게 안겨드는 풍경에 대한 기대감이 발걸음을 자주 그 곳으로 이끌었다.
그러면서 오래 알고 사귀어온 친구처럼 그 풍경들에 익숙해지고 그 풍경들에 정이 들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아마 몇 번은 더 가게 될 것 같다."
그렇다. 오산도, 사성암도 한번 다녀오는 것으로 그만 잊어버리고 말 곳이 결코 아니다.

오용민 사이트 운영자 정진원님은 오산 사성암을 지리산 유람에서 '우연히 얻는 기쁨'이라고 표현했다.
오산에 올라 섬진강과 지리산을 한 눈에 지켜보는 것은 지리산 여행이 안겨준 뜻밖의 즐거움일 수도 있다.
그런데 네 분의 성인(승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사성암'이라고 한다지만, 그는 달리 생각한다.
"제게 드는 생각 속에는 다른 이유가 생겼답니다. 신기하게도 네 개의 지리산 영봉이 그 곳 오산을 둘러치듯이 연결되어 보이는 것에 시선이 갔기 때문입니다."

"산을 신성시 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따서 '사성암'이라는 이름이 부여되지 않았을까?"
정진원님이 오산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네 봉우리는 종석대, 노고단, 반야봉, 왕시루봉이었다.
지리산의 네 영봉을 성인으로 의인화하여 보는 시각도 놀랍지만, 그들 네 봉우리의 전망대인 오산에서 '사성암'이란 이름 연유를 생각하는 것도 아주 신선한(?) 발상이다.
따지고 보면 아무리 이름난 스님이라 하더라도 지리산의 영봉과 어찌 비교가 되겠는가.
사성암(四聖庵)은 더욱 신비롭기만 하다.

사성암은 바위 벼랑과 함께 독특한 양식으로 지은 건축물로서도 눈길을 끈다. 사성암을 한 바퀴 돌면서 느끼는 색다른 분위기도 좋다.
하지만 역시 사성암에 갔다면 오산 정상에도 올라보는 것이 당연한 노릇이다. 그 정상은 사성암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오르는 오솔길을 따라 불과 15분 남짓이면 닿는다.
사성암 동남쪽 200미터의 거리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꽤나 가파르다.
오산 정상 또한 거대한 기암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위에 오르면 마치 높고 뾰족한 망루에 서 있는 듯, 또는 헬기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오산에서는 섬진강 건너 지리산이 바로 건너다보인다. 종석대와 노고단이 정면에서 마주 보이고, 조금 오른쪽으로 왕시루봉이, 그 뒤쪽으로 반야봉이 올려다 보인다.
오산이 마치 망루와 같은 특수한 지형인 것은 이곳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이용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죽미리 각금마을에서 등산구 안내 표지판이 서있고, 그곳에서 1시간이면 정상에 닿는다.
정상의 높이는 겨우 542미터, 하지만 그 높이와 견줄 수 없는 너무 많은 감흥을 안겨준다.
정녕 지리산 여행에서 우연히 얻는 기쁨이라고 하겠다.
(2003년 1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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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자요산 2004.07.18 19:26
    사성암에서 흘러나오는 명상의 소리를 들으니 편안함을 주는 그곳을 다시찾아야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왼편오솔길을 따라 15분정도에 오르면 오산 정상이 나온다는것을 처음알았거든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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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4.07.18 21:00
    그랬었군요... 진원님의 글에서 조금 의아하게 생각되었던 것이 이렇게 상세한 설명으로 해소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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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4.07.19 08:57
    천년세월 마래여래입상의 미소를 찾아 언제든 석불 문화답사처로 안내를 올려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한국석불문화연구회>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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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4.07.19 19:59
    구례에서 송정분교 가기전에 오른쪽으로 난 길로 가는곳이군요..
    꼭 가보고 싶네요..저한테는 우연히 얻는 기쁨은 아닐테지만..
    진원님께서 한말씀 해주시면 더 좋은텐데요..
    4개의 지리산 영봉들이 어떤모습으로 펼쳐져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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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4.07.20 12:05
    작년10월에 배낭메고 등산로를따라 걸어올라온 사람들한테 물었더니 40분좀더걸렸다고 하던는데 15분만에 올라가는길도 있단말이지요,
    다음에는 인자요산님께 물어보고 걸어서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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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화수 2004.07.20 13:38
    40분 좀 더 걸렸다는 것은 산 아래 도로에서 사성암까지 도보로 걸어오른 시간을 가리키고, 15분만에 올라가는 길은 사성암 입구에서 왼쪽으로 돌아 오산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을 가리킵니다. 오해봉님은 더 빨리 올라가실 수도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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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연 2004.07.22 11:34
    "지리산 통신" 성낙건 선생님께 지리산의 산행의 참맛을배우며,
    시작했던 글읽기... 이곳 사성암까지 왔습니다....
    이런 훌륭한글을 읽게 해주신 최화수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선생님은 수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이글을 쓰셨지만,
    전, 10 여일만에 다 읽어버려 죄송스런 마음도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읽으며 제가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지리산 몇번 올랐다고, 지리산을 다 아는양, 오직 나 혼자만의 지리산인양,,,
    잘난체했던 제가 생각나서요.
    저의 무지를 깨닫게 해주신,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턴,선생님이 소개해준대로, 지리산을 답사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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