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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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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도로 건설이나 댐 건설 등으로 생태계 파괴 현상이 심각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생태계 파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천은사~성삼재~달궁을 잇는 861번 지방도로와 경남 산청군 시천면의 산청양수발전소이다.

약 50㎞에 이르는 성삼재 관통도로는 1960년대 군사작전도로로 쓰이던 것을 뒤늦게 관광산업도로로 개발하여 1988년에 개통했다. 이 도로 건설로 노고단 관광이 쉽게 이뤄질 수 있게 됐지만, 생태계 단절로 포유류 동물이 급감하는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

산청군 시천면 일원 약 41만평에 건설된 양수댐은 환경단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2년 7월 기어이 완공됐다. 조용하고 아름답던 고운동계곡은 콘크리트와 자갈로 댐 벽을 막는 대규모 공사로 무참하게 피폐해지고 말았다.

"꼬리치레도룡뇽의 시체를 묻고 황조롱이의 둥지를 밟고 물봉선이 터질 듯한 꽃봉오리 위에서 그 무수한 영혼을 두 번 죽이며 파괴와 살상의 축제를 벌이고 있다."
환경단체들의 이 안타까운 성명서가 지금도 귓전에 맴돈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등촌리에서 청암면 묵계리까지 지리산 남부축을 자르는 관광도로 건설사업 현장의 처참한 자연파괴 현장이 얼마 전에 TV 화면에 공개돼 충격을 안겨주었다. 벌겋게 깎아낸 산 절개지와 나뒹구는 바위더미, 잘려나간 나무들이 뒤엉켜 마치 전쟁터나 폭발물을 터뜨린 테러 현장처럼 비춰졌다.

하동 화개면의 쌍계사에서 악양의 최참판댁을 거쳐 회남재를 넘어 청학동과 고운동을 연결하고, 삼신봉터널 관통도로로 중산리와 대원사를 잇고자 하는 이른바 지리산 남부순환도로의 일부이다.

이 공사는 지난 1993년부터 군도 확장 및 포장 공사로 시작되어 2004년 현재 회남재 코앞까지 진행됐는데, 지리산 생명연대의 문제 제기로 지난 5월 환경청이 공사중지를 통보하여 공사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하지만 전체 계획구간 16㎞ 가운데 등촌리 구간 5㎞는 이미 포장까지 해놓았다.

섬진강변을 따라 그림같은 선경을 펼쳐주는 19번 국도, 그 가운데 하동읍~화개장터 구간 19.37㎞의 왕복 4차선 확장공사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2차선인 이 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될 경우 환경파괴와 미관 훼손 등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런데 건설교통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교통량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이 구간의 확장공사를 계획했는데, 2010년까지 2000억원을 들여 완공할 것이란다. 하동군청은 물론 이 도로 확장의 당위성을 여러가지로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반대의견 또한 만만찮다.

하동지역 환경단체인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은 "관광객이 하동을 찾는 이유가 바로 아름다운 섬진강변길과 주변 풍광 때문인데, 그 길을 훼손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받으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고 지적했다.
"19번 국도는 후대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이다. 4차선 직선도로로 바뀌면 우리는 아름다운 길 하나, 천천히 달리고 싶은 여유를 잃는 셈이다"고 한 주민이 말했다.

지리산 북쪽에서도 4차선 신설도로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북 남원시 인월에서 경남 함양군 마천면 도경계까지 60호 국가지원 지방도 8㎞ 구간에 대해 4차선을 전제로 한 2차선 신설도로 최종 설계안이 나왔다는 것. 이 도로도 1140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리산 생명연대와 주민들은 이 도로 건설계획의 전면백지화를 요구하면서 집회를 가지고 도보행진도 벌였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이 도로가 지리산 마천댐의 배후도로로 의심되는 데다, 실상사를 따라 백무동으로 이어지는 남강 최상류를 굽이도는 아름다운 길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지리산 주민들이 만들지 말라는 도로를 관청에서는 수많은 혈세를 쏟아부어 기어코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지리산 등줄기를 관통하는 도로가 생겨나고 지리산 둘레를 순환하는 새 도로가 생겨난다. 아니 지리산이 새로운 도로가 그려내는 씨줄 날줄로 자꾸만 어지럽혀지고 있다.
  • ?
    허허바다 2004.09.07 16:48
    자연은 그렇게 어지럽혀진 것들
    결국 깨끗하게 정리해 버릴 것입니다.
    인간이 감당치 못할 재앙을 던짐으로써...
  • ?
    오 해 봉 2004.09.09 23:47
    "19번 국도는 후대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이다. 4차선 직선도로로 바뀌면 우리는 아름다운 길 하나, 천천히 달리고 싶은 여유를 잃는 셈이다"고 한 주민이 말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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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4.09.10 17:31
    인간세상 물질문명과 각종 문화의 교류는 수륙의 길이 이루어놓았다고
    할수 있으나 우리가 제한적으로 꼭 지키고 보전해야 할 자연은
    길이 곧 파괴의 원흉이 된다는 아이러니가 있군요.
  • ?
    오영희 2004.09.16 19:40
    하동 섬진강변 19번 국도엔 제 여린 땀 베인 주먹 힘이 길바닥 깊숙히 저려 있답니다 그 길에 이른 봄이 오면 도로 부역이란 노역이 집집마다 활당된 오랜 그 시절, 여린 여학생의 몸이지만 병으로 진주 병원에 입원하신 부모님 몰래 어린 동생들 데리고 소풍가듯 점심 싸들고 밀짚모자 깊게 눌러쓰고 강바람을 맞으며 주어온 돌들을 쾅쾅 깨어서 길에다 깔아야만 했거던요 놉(일꾼)을 사야 하는 돈을 학용품과 학비로 쓰겠다는 생각에 어린 동생들을 꼬신거지요 하루가 아닌 몇일이 계속되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애환이 스민 그 길 누구보다 아껴옵니다.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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