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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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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국의 별궁(別宮) 태왕궁(太王宮), 일명 수정궁(水晶宮)!
일찌기 지리산에 '운상원(雲上院) 문화'를 열었던 가락국이다.
별장도 아닌 별궁을 지리산 동북권 태왕산(太王山)에 두었다.
왕과 왕비, 왕족이 찾아들어 머물고 떠나고 하던 별궁이었다.
가락국 마지막 구형왕은 신라에 나라를 넘겨주고 이 수정궁에서 4년을 살았다고 한다.

그러면 태왕산, 곧 왕산의 어느 곳에 그 별궁이 있었던가?
엄천강변 화계리(산청군 금서면)와 가까운 왕산 자락에 덕양전(德讓殿)이 있다.
구형왕과 왕비의 영정을 모시고 봄, 가을에 추모제를 지내는 사당(祠堂)이다.

[1928년 7월 홍수로 '수정궁(태왕궁)' 자리가 떠내려가자 연산동(延山門), 만동문(萬同門), 화수정(花水亭), 동재(東齋) 등의 건물을 현재의 자리로 옮겨지었다.

1955년 '수정궁'이란 현판을 '덕양전'으로 고쳐달고, 흩어졌던 건물들을 덕양전으로 옮기는 작업을 끝냈다.

덕양전은 다시 양왕릉 중수 복원공사에 따라 새로운 건물을 세웠는데(중략), 지난날의 왕산사(王山祠, 태왕궁)를 옮겨놓은 셈이 된다.]
(김경렬 지음 <다큐멘터리 르포 지리산>에서)

수정궁은 구형왕이 숨진 이후 별궁에서 왕릉을 모시는 사당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름도 왕산사(王山祠)로 불리었다.
임진왜란 때 왕산사가 불탔고, 그 이후 인종이란 스님 등에 의해 복원된다.
이 때문에 한때 왕산사(王山寺)란 절로 변신하기도 했다.
김해김씨 후손 김경복이 스님들을 상대로 소송을 일으켜 사당을 되찾았다.

그렇다면 가락국의 원래 별궁 수정궁은 어디에 위치했던가?
전구형왕릉~덕양전 사이 계곡 주변이었다!?
지난 80년대 이래 필자는 아주 그렇게 단정적으로 생각했었다.

왕릉 조금 아래 김유신이 시릉살이 하며 활을 쏘았다는 사대(射臺)의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그렇지만 수정궁터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

수정궁은 구형왕릉~덕양전 사이 계곡을 끼고 있었다!?
왜 그렇게 보았던가?

가락국 별궁이 구형왕릉 위쪽 산중턱에 자리할 것 같지는 않았다.
왕릉 위쪽 산골짜기에 별궁이 자리할 만큼 빼어난 명당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굳이 가락국 별궁이 가파른 산비탈로 기어오를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또 하나, 사당이 구형왕릉보다 더 높은 산위에 자리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았다.
왕릉을 모시고 보살피는 사당은 능 아래편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또 있었다. 수정궁터가 홍수로 떠내려갔다고 했다. 그렇다면 구형왕릉 아래쪽 계곡 주변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 위쪽은 홍수나 수해를 운운할 계곡다운 계곡이 없다. 그러니까 수정궁은 구형왕릉 아래쪽으로 덕양전과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했다...고 단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설익은 지식에 선입견까지...!
어설픈 편견이 아주 마음 편한대로 단정을 짓게 한 것이었다.

왕산 중턱에 별궁이 들어설 명당이 있는 것을 몰랐을 따름이었다.
지난 80, 90년대 당시에는 왕산을 한바퀴 돌아오는 등산로상에선 '그 곳'이 마주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구형왕릉~자혜리 임도에서 바로 연결이 된다.
더구나 구형왕릉 입구에 '수정암터'란 안내표지판도 세워 놓았다.
구형왕릉 성역화 작업이 마무리 된 근년 들어 현장 상황이 이처럼 달라진 것이다.

왕산 중턱의 수정궁터!
막상 찾고보니 참으로 예사스러운 곳이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는 동안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가락국 별궁이 자리할만한 바로 그런 명당이로고!
(2003년 4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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