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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423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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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산> 1990년 4월호와 1991년 11월호 표지. 이 표지에 실려 있는 [윤석화 모노드라마 <목소리> 초청공연] 등은 당시 재정 형편이 어려웠던 '우리들의 산'의 딱한 실상을 엿보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
<우리들의 산> 1990년 4월호(통권 제36호), 1991년 11월호(통권 제50호)의 표지를 한번 살펴보자.
표지에 일부러 수록한 글들이 지리산 잡지를 표방한 산악회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이곳에 옮겨놓은 책 표지 사진에서 일별이 된다.

통권 제36호 표지에는 [윤석화 모노드라마 <목소리> 초청공연(4월27~29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이, 통권 제50호 표지에는 [김진희, 조셉 첼리 무세계 즉흥연주 / 매혹의 리릭 테너 김태현 독창회 / 김지숙 모노드라마 <로젤>(여자살이)]를 싣고 있다.
얼핏 보면 무슨 공연 안내 책자와도 같다.

<우리들의 산>은 산악동호인들을 위해 산, 특히 지리산 이야기를 중심으로 매달 산악회지 형식의 책을 엮어내는 것이 일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후원회원들의 결속을 위해 매주 주말에 안내산행을 가졌다.
그밖에 여름철 등에는 지리산에서 후원회원 가족 수련회 등을 열고는 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들의 산>에서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공연이며, 리릭 테너 김태현의 독창회 등을 개최한다는 것일까?  
책을 펴내는 데는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했다. 후원회비로는 어림도 없었다.
책 한 번 펴내는데 인쇄비만 수백만 원이었다. 두 번, 세 번 그 비용을 미루다 보면 빚이 천만 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런 재정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돌파구를 찾고자 한 것이 곧 ‘윤석화 모노드라마 초청’과 같은 일련의 공연이었다.
전문 공연기획단체도 아니면서 공연 흥행에 도전한 것은 참으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꿈을 접고 두 손을 들면 그것으로 좌절의 수렁에 빠지는 것이었다.

초청공연이란 그 자체가 엄청난 모험이었다. 개런티를 비롯하여 대관료 등등 온갖 비용이 장난이 아니었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어 초청공연 모험에 도전했다.
필자가 문화부기자를 한 것이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당시 인기 절정의 윤석화 모노드라마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공연잡지 ‘객석’ 부산지사장으로 일하던 박준우라는 젊은이가 필자와 친하게 지냈는데, ‘우리들의 산’ 사정이 어려운 것을 알고 윤석화의 부산 공연을 연결해 주었다.
또한 부산문화방송국 프로듀서이자 음악해설가로 명망이 높았던 곽근수 님이 ‘우리들의 산’을 위해서 최고 기량의 성악가들을 초청하여 ‘가곡과 아리아의 밤’을 개최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초청공연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개런티와 초청연기자의 숙식비도 건져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한 오페라단 관계자는 음악회 입장권을 팔아주겠다며 표를 가지고 간 뒤 돈도 표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기까지 했다.

‘우리들의 산’은 공연기획단체가 아니었다.
다만 책자 발행비, 그 재정 뒷받침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초청공연행사의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초청공연을 하여 밀린 인쇄비 등을 갚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사실 하나의 공연행사를 갖는 데는 수천만 원의 돈이 들어갔다. 인쇄비도 몇 달치나 밀려 있는 주제에 그 돈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나는 아내에게 강요하여 빚을 내서 그 돈을 댔다.
흥행이 성공하면 인쇄비도 갚고, 그 다음으로는 빚을 갚는 데 썼다.

그런데 이런 일도 더 이상 계속할 수가 없었다.
뒤에서 묘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최화수가 돈을 벌기 위해 별짓을 다한다거나, 아주 떼돈을 벌었다는 등등의 벼라별 소문이 나돌았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일수록 인쇄비에 보태라며 후원금 한 번 제대로 낸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 ?
    moveon 2009.11.30 18:50
    사람들이란. . .!!!!! 늘 어리석은 자들이 있게 마련이라서. . 노고는 치하하기 어렵고 소문은 힘안들이고 만들기 쉽고. . . 드러난 이면의 노고가 짐작됩니다.
  • ?
    최화수 2009.12.01 11:33
    20년 전의 일이니까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한없이 쓸쓸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20년이 지나니 웃으며 얘기를 할 수 있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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