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3859 댓글 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04년 지리산에 아주 새로운 일이 일어났다.
'큰 변화'라면 정말 '큰 변화'일 수도 있겠다.
춘추계 산불 방지 입산통제기간이 되면 어김없이 길이 끊어졌던 치밭목!
그 치밭목이 이번 가을부터 절해고도(節海孤島), 산중고도(山中孤島)에서 벗어나게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사무소는 산불방지를 위한 추계 경방기간(11월15일~12월15일 한달)의 입산통제를 알리면서, 입산 가능 14개 개방 구간도 함께 발표했다.
이 개방 구간에 새재~치밭목대피소 4.8㎞를 이번에 처음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새재~치밭목대피소는 내년 춘계(3월1일~5월31일, 대개는 5월중순까지)에도 개방등산로로 통제를 받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한 번 열리면 계속 열리는 것이 지리산 산길이다.

치밭목대피소는 산악인들에겐 '동부 지리산의 오아시스'로 불린다.
천왕봉~중봉~써래봉~무재치기폭포~새재(또는 유평리)의 긴 코스를 따르는 등산객에게 치밭목대피소는 원두커피의 향기와도 같은 아름다운 쉼터이다.
무인대피소로 버려져 있던 것을 산꾼들의 쉼터로 깨끗하게 단장하여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는 산악인 민병태님으로 하여 산정이 유별나게 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치밭목은 너무 오랜 기간 산불 방지를 위한 입산통제에 한결같이 걸려들어 절해고도, 산중고도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해발 1450미터, 하늘이 지붕이요, 원시수림이 담장인 치밭목이다.
지리산 산꾼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치밭목대피소가 '산불'을 막는다는 이름으로 1년의 4분의 1을 강제폐쇄 돼야 했다.
이게 어디 말이나 될 법한가?

치밭목대피소는 개방되어야 마땅했다.
산불을 이유로 길을 막는다니, 무엇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셈이었다.
치밭목대피소는 산꾼들에겐 쉼터로, 조난객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치밭목을 '산불방지의 족쇄'에서 푸는 것이 마땅하다는 산악계의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된 것이다.

새재~치밭목대피소가 산불방지 입산통제구간에서 풀릴 것이란 소식은 지난 초여름에 이미 나돌았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고위 인사가 산악인들에게 확약을 했다는 것이다.
치밭목대피소 개방 소식을 미리 듣기는 했지만, 새재~치밭목대피소 4.8㎞ 개방 공식발표는 그 기쁨의 확인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춘추계 경방기간의 지리산 입산통제와 개방 구간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를테면 중산리~법계사, 백무동~가내소폭포, 반선~요룡대, 쌍계사~불일폭포, 육모정~구룡폭포 등은 관리공단에서 발표하나마나 365일 개방 그대로다.
이와 반대로 입산통제에 묶이는 구간은 봄, 가을, 작년과 올해와 내년에도 어김없이 묶이는 것으로 보면 틀림이 없었다.

새재~치밭목대피소 구간의 개방은 그러니까 지리산에선 아주 새로운 일이자 '큰 변화'라고 할 만한 것이다.
지리산의 효율적인 이용이란 차원에서도 좋은 조처인데도, 막상 그 실행은 이처럼 오랜 기간 어려운 절차를 밟게 되는 모양이다.
치밭목의 개방으로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의 즐거움이 늘게 됐고 '추억 만들기'도 풍성해지게 되었다.

치밭목대피소는 지리산 산장과 대피소 가운데 전화로 예약조차 되지 않는 곳이다.
그래도 산악인 중의 산악인 민병태님이 있어 아름다운 담소가 넘쳐난다.
절해고도 치밭목대피소가 365일 원두커피 향이 넘쳐나는 '산악인들의 사랑방'이 되었으니 정말 좋은 일이다.
치밭목대피소 민병태님의 우스개, 아니 칼날같이 예리한 해학이 365일 웃음꽃과 함께 깊은 여운을 안겨주게 된 것도 함께 축하드린다.
  • ?
    야생마 2004.11.12 19:20
    '동부 지리산의 오아시스' 치밭목대피소에선 한번도 숙박을 안했는데..
    경방기간에 가볼 수 있어서 잘 되었네요. 저도 축하합니다.
  • ?
    섬호정 2004.11.13 09:26
    지리산 중에 사랑방~! 오아시스~! 365일 우스개 웃음꽃님~!
    지리산엔 별 별 신기함이 많음을 새록새록 아는 재미 ...
    여산선생님 글 고맙습니다.
  • ?
    솔메 2004.11.15 11:37
    연중 제한없이 개방되는 '동부지리의 오아시스'를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하찮은것 같지만 관리들의 사고전환, 방침변경(혹은 개혁이라 함도...)등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많이 지적되는 중에
    이번 방침은
    모든 '지리산인'들에게 경하할 일입니다....
  • ?
    산유화 2004.11.15 12:34
    많은 분들이 반가워할 기쁜 소식입니다.

  • ?
    허허바다 2004.11.15 14:38
    왠 일로 개방했을까?
    혹 오타가 아닐까?
    의심하고 이상타 하며
    산소식에 글을 올리기 전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분명 허용구간에 들어 있었죠...
    그것도 '동절기 산불예방기간'이 아니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이라는 제목의 변화와 함께 말입니다.
    뭔가 있기는 있는데 했었는데... ^^*
    이렇게 그 사유를 알게 되니 시원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기분 또 가지기 위해 더 바른 산행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 ?
    우주인 2004.11.16 11:18
    2번 방문했던 지리산에서 2번씩이나 잤었답니다 치밭에서요^^ 행운아네요 저는^^
  • ?
    오 해 봉 2004.11.16 13:10
    참 다행한일이고 반갑습니다,
    조만간 가볼려고 합니다.
  • ?
    sliper 2004.11.17 16:39
    좋은소식, 유익한 자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 ?
    외로운산꾼 2004.11.23 14:51
    어 ! 치밭목이 너무 알려져서 유명세 타면 안되는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4 '살아서 만나는' 극락세계(2) 3 최화수 2006.06.13 11934
293 계곡길과 민박집과 자동차들 4 최화수 2006.12.13 11626
292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 (9) 6 file 최화수 2010.01.29 6229
291 남명 선생이 뭐라고 했던가!? 8 최화수 2006.07.30 5324
290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 (10) 4 file 최화수 2010.04.20 4939
289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 (8) 4 file 최화수 2009.12.11 4532
288 '소다사'의 '소상(瀟湘)팔경' 3 최화수 2004.06.08 4441
287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 (7) 2 file 최화수 2009.11.30 4239
» 치밭목, 산중고도 족쇄 풀다! 9 최화수 2004.11.12 3859
285 대원사 계곡 걸어서 가게 하라 5 최화수 2006.11.05 37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