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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177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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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는 불일평전으로 오르는 오솔길의 나무 다리. 아래는 지난 4월19일 철늦은 벚꽃이 만개한 불일평전 불일오두막(봉명산방)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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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사람들도 세월이 흘러가는 것은 막지 못하는가 보다.
늘 그 자리에 언제까지나 서있을 듯하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가 없는 것은 지리산 사람들이라고 하여 예외일 수가 없는가보다.

화개동천에 가면 늘 만나는 이들이 있었다.
영농단체 후계자 모임인 ‘칡넝쿨회’ 소속 청장년들이 술동이를 메고 달려와 푸짐한 화제의 꽃을 피우기도 했다. 화개동천이 녹차의 고향이다보니 녹차 명인들과 녹차를 사랑하는 인사들과 정담을 나누는 것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술잔과 찻잔을 나눌 때는 정겨운 얘기들로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었던가.
하지만 그들 가운데 이미 유명을 달리한 이들이 있다.
괴롭지 않은 삶이 어디 있으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도 있다.
이 봄, 그들의 빈 자리가 유난히 크게 가슴에 와 닿는다.

화개동천의 달라진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을 어둡게 한다.
쌍계사 진입도로 뒤편으로 밀려난 쌍계 석문광장이 그러하다.
원래의 도원암(桃遠庵)으로 돌려주고 문을 닫아버린 쌍계별장! 쌍계별장이 문을 닫아 학처럼 살고 있던 윤석천 내외분도 만나보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가슴을 뻥 뚫어놓는 이가 있으니 바로 불일평전 불일오두막의 변규화 옹이다.
내가 봉명산방의 그이를 처음 만난 것은 1980년 12월 하순이었다. 그로부터 27년이 흐른 2007년 6월12일, 그이는 하동 진도 우리들병원 영안실에서 나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그이가 불일평전에 입주한 1978년 10월1일, 30돌이 되는 날을 3개월 앞두고서였다.

‘봉명산방’의 ‘봉명선인’으로 신선처럼 살고 있던 변규화 옹.
그이도 역시 인간의 한 사람으로서 이승에서 저승으로 간 것일까.
그러리라.
지리산중의 삶이라 하더라도 인간적 삶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지 않겠는가.

1980년 12월, 봉명산방의 변규화 옹을 만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도대체 몇 번이나 불일폭포 불일평전을 찾았던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횟수는 셀 수가 없다. 마치 이웃집 마을 가듯이 그곳에 가고 또 갔었다. 아무런 통보도 없이 그냥 가보고는 했고, 그이도 나를 으레 그렇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지난 4월19일, 나는 남해 금산에 올랐다가 시간이 조금 남자 불현듯 불일폭포 생각을 떠올렸다. 생각이 떠오르기가 무섭게 화개동천으로 달려와 불일평전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너무 서둘렀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봉명산방(鳳鳴山房)’에 닿았다.
불일평전 그득히 변규화 옹의 모습이 넘쳐나고 있었다.
아니, 그곳으로 오르는 오솔길에도 그이의 체취가 생생하게 넘쳐나고 있었다.      
  • ?
    김현거사 2008.04.24 06:55
    산에 살다 산에 묻힌 이.
    그를 기억하는 이.
    그 아름다운 봉명산방 언제 한번 꼭 가보고 싶군요.
    그런데 쌍계사에서 몇분 거리입니까?
  • ?
    如山 2008.04.24 10:36
    봉명산방은 불일폭포 바로 입구에 자리합니다.
    쌍계사에서 거리는 2.5킬로미터 가량 됩니다.
    오솔길 따라 쉬엄쉬엄 오르시더라도 1시간이면
    닿게 됩니다.
    중간에 국사암도 들리실 수 있고, 불일폭포에선
    불일암을 찾아보실 수도 있습니다.
  • ?
    야생마 2008.04.24 17:26
    개나리가 화사하고 벚꽃이 아름드리 만개한 봉명산장.
    최화수선생님의 추억속에 더욱 애틋한 느낌입니다.
    괴롭지 않은 삶이 어디있고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을까요.
    1000년 신선이 이상향으로 쉬어 든곳에도 아픔이 있고
    또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한계도 당연히 존재하겠지요.
  • ?
    선경 2008.04.28 10:27
    벚꽃눈송이가 나리는 풍경속에
    더욱 여산선생님의 따뜻한우정의 그리움이
    바람에 흩날리는군요~~~
  • ?
    moveon 2008.04.28 20:19
    지금은 거길가면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두분 우정의 흔적때문에. . .
  • ?
    지리탐구 2008.05.02 09:10
    계절별로 즐겨 찿는 곳입니다.
    처음과 다르게 조금씩 다듬어 진다는 인상을 약간 받았었는데...
    통나무 원탁에서 라면도 먹고... 무인판매대에서 음료도 사마시고...
    늘 즐거움만 안고 다녀왔는데, 이제 들리면 쓸쓸함도 느끼고 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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