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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144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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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건 님의 오두막 '나무달마살래'의 '다오실(茶悟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다관(茶罐)과 차숟가락. 다관은 티벳과 중국 고원지대에서 성락건 님이 직접 수집한 것들이고, 차숟가락은 성락건 님이 지리산 계곡에 떠내려오는 나무뿌리로 손수 다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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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좋아하는 필자는 ‘지리산의 달인’ 성락건 님을 당연히 좋아한다. 하지만 필자가 성락건 님을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결코 아니다.
필자는 성락건 님을 따라 ‘샘물산행’ 등을 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기회도 갖기는 했지만, 그보다 필자는 그의 글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이의 역저 <남녘의 산>과 시집 <산 올라 삶이 기쁘고 산 있어 죽음마저 고맙다>는 물론이요, ‘월간 산’지 등에 실려 있는 글도 꽤 많이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성락건 님이 이번에 펴낸 <연인과 숨어살고픈 지리산>은 ‘지리산 신비 안내서’로서의 특징을 살려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다.
제1장 ‘지리산의 신비로운 곳’에서부터 제10장 ‘지리산의 비밀을 풀어본다’에 이르기까지 지리산의 달인이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갖가지 이야기들을 수록하고 있다.
지리산은 알면 알수록 신비하다. 그러니까 ‘신비 가이드’이다보니 사실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이 안 되는 대목들도 없지 않다.

사실 필자도 나름대로 지리산을 헤매고 다녔으므로 성락건 님과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필자는 그이와 견해를 달리하기는 하지만 그이의 말은 액면 그대로 믿는 편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성락건 님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할지언정 거짓말을 둘러댈 사람은 아니다.
필자는 여러 해 전 그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해 늦은 가을, 토요일 밤이었다.
민병태 님의 치밭목산장에서 진주 마차푸차레산악회가 산신제를 지냈다.
성락건 님이 제문(祭文)을 읽었다.
“유세차 모월 모시…” 낭랑한 목소리로 제문을 읽어가던 그이가 어느 한 대목에서 “이건 모르겠고…” 라고 말하지 않겠는가.
제문에 그이가 모르는 한자가 씌어 있자,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사실대로 말한 것이다.

그이는 모르는 글자를 알고 있는 것처럼 적당하게 둘러대지 않았다.
모르는 글자가 있으니까 솔직히 “이건 모르겠고…”라고 이실직고한 것이다.
필자는 그날부터 성락건 님 말이라면 무조건 믿게 되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아는 것은 “안다”고 분명하게 밝히는 때문이다.
성락건 님은 지리산을 오르는 데도 순서와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리산의 달인’이 들려주는 지리산을 오르는 순서와 방법이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천왕봉에 올라 하늘 향해 두 손 들고 항복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지리산 800리를 걸어보며 크기에 감탄하고 존재에 감사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태극능선을 돌며 지리산의 영혼을 자기 가슴에 품어보는 일이다.
네 번째는 지리산을 깊숙이 한 바퀴 돌며 신비함에 젖는 일이다.
다섯 번째는 덕천강을 거슬러 천왕봉까지 오르며 남명의 정신을 갖는 일이다.
여섯 번째는 반야봉에서 엄천강을 따라 동족의 다른 이념을 맑은 강물처럼 흘려보내기다.
일곱 번째는 삼신봉에서 횡천강물 따라 흘러가며 “나는 누구인가?” 명상하기다.
여덟 번째는 남부능선을 걸으며 지리산을 높이 받드는 일이다.  
                                    -성락건 지음 <연인과 숨어살고픈 지리산>에서 발췌  
  • ?
    moveon 2008.12.08 14:04
    저기 거걸린 차측이 다 만드신 거라구요????
    대단하시네요. .
    언젠가 선경님 말씀대로 오브넷 가족들이 신선이 되는 길이 오면 좋겠습니다.
  • ?
    섬호정 2008.12.27 05:49
    손수 만드신 차측들은 예술품입니다
    [성락건님의...]일곱 번째는 삼신봉에서 횡천강물 따라 흘러가며
    “나는 누구인가?” 명상하기다.~그런 시간이라도 갖고 지리산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여산선생님! 무자년에 주신 글 들 이곳에서 열심히 잘 읽고 유익했습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기축년에도 선생님의 글 읽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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