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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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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후배 B의 지리산 오두막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지요. 지리산은 커녕 금정산에도 가지 않는 듯한 그녀가 언제 지리산, 그것도 중산리에 오두막을 사놓았다니, 나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지요. "애들 아빠가 산쟁이잖아요. 중산리에서 민박에 들었는데, 집주인 제의를 받고 덜렁 사놓았지 뭡니까. 5년도 전 일이예요."

"중산리 어디 쯤인데?" "교회 바로 앞쪽 맞은편에..." "아, 휴게실식당 조금 위쪽, 마당에 큰 바위가 있는 그 집인가요?" "예, 그래요. 용케 아시네." "그런 것이야 손바닥 보듯 뻔하지요. 그런데 그 오두막을 왜 팔지? 중산리에 국민관광휴양단지를 만든다느니, 대대적인 개발 계획 열풍에 집값, 땅값이 들썩거리는데...!"

"집이란 주인을 잘 만나야지요. 지리산 그 집은 최선배 차지가 돼야 옳아요. 우리는 일년에 두번도 가지 않는데, 그냥 두면 뭘 하겠어요." B의 남편은 너무 집값이 싸 객기로  그 집을 샀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집에 별로 애착이 가지 않아 마을 사람에게 맡겨두었는데, 점점 폐가처럼 되고 있어 내놓았다고 하더군요.

나는 그 무렵 중산리의 홍성도씨 부부와 친근하게 지냈기 때문에 그의 휴게실식당을 자주 들락거리고는 했지요. 그 집은 휴게실식당에서 우물 하나만 지나면 마주치는 곳에 있었어요. 집 앞은 골목길, 집 뒤는 도로가 지나가는 곳이지요. 좀 비탈지기는 했지만, 마당이 넓어 큰 건물로 고쳐 지을 수 있는 집이었지요.

"지금 폐가처럼 돼 있어 새로 손을 보아야 할 거예요. 아주 새 집을 지으면 더욱 좋겠지요." "새 집을 짓는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나는 새로 집을 고쳐 지어야 한다는 말에 그만 자신을 잃었지요. "나 혼자는 할 수 없고, 우리 산악회에서 구입할 뜻이 있는지 알아볼 게요." 나는 B에게 어정쩡하게 얼버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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