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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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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와운마을의 젊고 아름다운 부인(1)

10년쯤 전의 일이다. 회사에서 한참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시외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 안에서 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뭐라뭐라 고함 내지르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때만 해도 전화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감(感)이 너무 좋지 않은데다 말씨까지 달라 전화 속의 말을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웬 젊은 여성이 멀고도 먼 곳에서 장거리 전화로 나를 찾으며 고래고래 고함치듯 말하는 것일까? 도대체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겨우겨우 말의 조각들을 이어보니 전화를 거는 곳이 지리산 와운마을이라고 했다. "하이구, 이름도 겨우 알아냈는디, 전화 걸기가 와 이리 어렵당가요?" 와운!? 문득 나는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렇다. 상냥하고 부지런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젊은 부인! 그녀가 아니라면 이렇게 먼 곳에서 장거리 전화를 걸어올 까닭이 없다. 그런데 그녀가 어째서? 그녀에게 나는 이름도 전화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름도 주소도 아무 것도 몰랐는디요, 그래서 전화번호 알아내는데 애를 먹었구만이라. 좌우당간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쓰겠능기라."

그러고 보니 대충 전화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신문에 <지리산 365일>을 연재하고 있었다. 와운마을을 찾아가 그곳의 얘기를 썼는데, 한 친절한 아주머니의 얘기도 거기에 담았다. 그 아주머니는 뱀탕 장사도 했는데, 어느날부터 갑자기 떼거리 손님이 몰려드는 것에 놀랐고,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샘말댁이 각시바위골 솔밭에서... 화전을 놓아 일군 조밭을 다녀오다 소피를 보기 위해 오솔길을 비켜 찾아 들어간 솔밭머리에서 막 볼 일을 끝내고 일어섰을 때였다. 갑작스런 소낙비에 솔가래 썩은 부식토가 패어서 망칙스럽게 모양을 드러낸 송이버섯의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봉긋한 머리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강위수씨의 소설 '날다람쥐'는 와운마을을 이렇게 그렸다. 이 글을 보고 와운마을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뱀사골을 몇 차례 다녀왔지만, 나는 그 지류에 있는 와운마을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처음 와운마을을 찾은 것은 89년 한여름철이었다. 뱀사골 제2야영장 뒤편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한적한 오솔길이 짙푸른 숲에 묻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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