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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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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와운마을의 젊고 아름다운 부인(4)

와운마을의 젊고 아름다운 부인이 사방팔방 수소문하여 장거리 시외전화를 걸어온 것은 그녀의 활달한 성격으로 보아 수긍이 갔다. 하지만 와운마을을 다녀왔던 내가 신문에 연재하던 '지리산 365일'에 이름도 모르는 그녀 얘기를 가볍게 언급했을 뿐인데도 뱀탕을 먹고자 손님들이 몰려가 감사 전화까지 받게 된 것은 너무 뜻밖이었다.

"꼭 다녀가더라구.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니께요, 잉!" 그녀의 마지막 그 말이 수화기에서 한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친절하면서도 부지런하게 일하던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에게는 일하는 여성이 아름답게 보였다. 지리산 계곡물을 처음 보고 나는 '빨래하는 여인'을 먼저 생각했을 정도다.

당시 나는 밥먹듯이 지리산을 다녔다. 주말이 아니라도 마음만 내키면 평일에도 지리산을 찾고는 했다. 고맙다는 인사말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와운마을은 또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곳에서 영원재로 넘어가는 길도 알고 싶었고, 무엇보다 젊고 아름다운 그녀가 부지런하게 일하는 모습을 차분하게 시간여유를 가지고 지켜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한 노릇이었다. 와운마을을 찾기로 하고 부산을 출발했는데, 막상 나의 발길이 머문 곳은 다른 엉뚱한 마을이고는 했다. 가는 중간에 슬그머니 마음이 바뀌어 행선지가 달라진 것이다. 당시 이곳저곳 답사해야 할 곳이 많았다. 날마다 지리산 글을 써야 했던 나는 그 일에 쫓겨 와운마을 대신 다른 곳으로 가고는 했던 것이다.

"와운마을에 가야 한다. 일하는 그녀를 지켜보아야 한다!" 나는 지리산으로 향할 때마다 습관처럼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했다. 그러면서도 와운마을 입구인 반선을 지나거나, 뱀사골을 따라 오르면서도 와운마을에 들리지는 않았다. 왜 그랬을까? 마음 한편에 그녀 집에서 '찜틀'로 내놓는 뱀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었던 때문이 아니었까.

그렇게 몇 해가 흘렀다. 와운마을에 도로가 뚫리고 마을 전체가 상전벽해가 됐다고 한다. 그것이 나의 마음에 또 걸림돌이 됐다. 나는 아직 와운마을에 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 찾아가면 그녀의 옛집은 사라지고 없을 터이다. 그녀가 여태 살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녀가 있어본들 나의 이름은 커녕 얼굴조차 새까맣게 잊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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