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78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11> '호랑이 담배 피던' 종주산행(2)

지리산 종주산행 참가자들이 4~5명씩 조편성을 하는 것은 장비와 주부식 등을 분담하기 위해서이다. 아울러 산행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행동을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니까 집행부는 40명이 종주를 하든, 50명이 하든 각 조장들만 통제를 하면 되었다. 단체 종주산행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조편성이었다.

그런데 남자 회원의 숫자가 적고 보니 어떤 조는 1명이 배정되고, 또 어떤 조는 2명이 배정되기도 하였다. 텐트 취사도구와 같은 무거운 장비는 당연히 남자가 메고 가게 했다. 요즘은 남자보다 산행을 더 잘 하는 여성이 많지만, 80년대 초반 그 당시의 여성회원들은 지리산 종주산행 자체를 처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편성은 단체종주산행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미혼남녀들은 누구누구와 같은 조에 편성되는지 몹시 가슴 설레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커피숍이나 산악회 사무실에서 조편성 명단을 발표하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산악회 총무인 나에게 사전에 은근슬쩍 좋은 파트너를 부탁해오는 경우도 있었다.

조편성은 출발 이틀 또는 사흘 전에 했다. 조원들끼리 만나 시장도 보고 얼굴도 익히며 친숙해지는 예비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조편성 다음날에는 조원들끼리 별도 미팅을 가졌다. 3박4일의 종주산행 기간 동안 필요한 장비와 주부식 등을 분배하고 공동으로 구매하고는 했다. 이 예비 미팅이 가슴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른 글에서 썼던 기억이 있지만, 찌개를 담당한 한 이쁜 여성은 자갈치시장에서 생선을 구입하여 신문지에 말아 배낭에 넣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 무더운 여름날에 이 생선이 어떻게 견뎌낼 수 있겠는가. 악취가 진동하여 배낭을 따고 봤더니 생선이 폭삭 썩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해프닝이었다.

조별로 텐트는 4~5인용 한 동을 준비하게 했다. 당시 텐트는 너무 무거워 두 동을 갖고 가는 것이 무리였다. 문제는 조별로 잠도 함께 자야 하는데 있었다. 남자 여자가 한 텐트에서 잔다는 것이 그 때만 해도 여간 난처하게 생각지를 않았다. 부끄러워서 텐트에 들어가지 못한 채 주변을 빙빙 맴을 돌고 있는 남자도 없지 않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1) 최화수 2002.09.08 788
»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2) 최화수 2002.09.08 784
78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3) 최화수 2002.09.08 777
77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4) 최화수 2002.09.08 814
76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5) 최화수 2002.09.08 725
75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6) 최화수 2002.09.08 780
74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7) 최화수 2002.09.08 812
73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8) 최화수 2002.09.08 802
72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29) 최화수 2002.09.08 738
71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0) 최화수 2002.09.08 804
70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1) 최화수 2002.09.08 798
69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2) 최화수 2002.09.08 766
68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3) 최화수 2002.09.08 762
67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4) 최화수 2002.09.08 718
66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5) 최화수 2002.09.08 806
65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6) 최화수 2002.09.08 844
64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7) 최화수 2002.09.08 1010
63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8) 최화수 2002.09.08 727
62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39) 최화수 2002.09.08 784
61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0) 최화수 2002.09.08 7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