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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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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지리산에 시집간다던 그녀(1)

전북 남원시 운봉읍 공안리 수철마을. 지리산 서북능선 세동치와 세걸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작은 마을이다. 80년대 지리산 서북능선을 찾을 때 이 마을이 산행 기점이 되었다. 물론 인월에서 덕두산으로 오를 때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지리산 종주산행도 대개 이 수철마을에서 세동치로 올라 세걸산으로 직행을 했었다.

수철마을은 필자의 기억으로는 지리산 마을 가운데 부산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생각됐었다. 시외버스를 이용하던 80년대에는 진주, 함양, 운봉으로 차를 바꿔타기도 했고, 운봉읍에선 또 택시를 타야 했었다. 토요일 오후 마음을 다잡아 먹고 서둘러 출발을 한다고 해도 언제나 밤늦은 시각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수철마을에는 아주 깨끗하게 집을 지어 산꾼에게 민박을 제공하는 집이 있었다. '중대장님댁'으로 불린 그 집을 우리는 곧잘 이용했는데, 당시 필자와 그룹산행을 다녔던 이들은 서북능선에 간다고만 하면 한결같이 그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 수철마을에 일행 가운데 항상 가장 늦게 도착하는 한 낭자가 있었다.

대구에서 대학에 다닐 때 산악부에서 활동했다는 그녀는 얼굴도 이쁘고 말씨도 세련된 아주 멋진 규수였다. 그녀의 한가지 특징은 대학산학부 출신답게 언제나 자기 키보다 더 큰 배낭을 메고 오는 것이었다. 또 직장에 근무하는 때문에 그녀는 지리산 어느 곳에서나 집결지에 가장 늦게 도착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녀는 수철마을과 같은 곳에서 묵게 될 때는 아주 한밤중에 도착했다. 어렵게 차량편을 바꿔타기도 하며 밤늦게 간신히 도착을 하곤 했지만, 그녀는 단 한번도 피로한 기색이나 불평이나 불편을 말하지 않았다. 언제나 맑고 밝고 조용한 미소만 띠는 것이었다. 아니, 그녀는 누구보다 먼저 도착한 것처럼 차분하기만 했다.

산행을 할 때도 언제나 말이 없었다. 무슨 얘기라도 할라치면 그냥 조용히 들어주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한번은 무심코 한마디 질문을 던졌다. "지리산 찾을 때마다 가장 늦게 도착하는데, 그러지 말고 지리산 총각에게 시집가는 것이 어떻겠냐?" "지리산 총각이 있다면 시집가구 말구요!" "정말?"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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