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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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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미소 지을 때와 미간을 찌푸릴 때

누구든 기분이 좋거나 상대방에 좋은 인상을 심기 위해 살푸시 웃음을 짓는 것이 미소이다. 젊은 여성일수록 이 미소가 매력적이다. 반대로 짜증이 나거나 기분을 상했을 때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이 때는 미간이 찌푸려진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미소를 지을 때와 미간을 찌푸릴 때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나는 그것을 지리산에서 보았다.

<지리산 365일>을 쓰고 있을 때였다. 잡지사에서 일하는 한 친구가 뜻밖의 제의를 해왔다. 모델로 밀어주고 싶은 아가씨가 있는데, 지리산의 청정계곡이나 폭포에서 다양한 포즈의 사진을 찍고 싶으니 나더러 길을 좀 안내해줄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조금도 어려울 것이 없는 일인데다 모델 어쩌구 하여 내가 흔쾌히 승락을 한 것은 물론이다.

폭포의 왕국은 백무동계곡이다. 첫나들이폭포나 가내소폭포까지 가는 데는 별로 힘들 것이 없다. 하지만 나는 마침 <365일> 때문에 장터목산장으로 가야 할 일이 있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거리가 가까운 중산리에서 중산리계곡을 따라 오르기로 했다. 모델 아가씨는 보호자격 언니가 한명 따라왔고, 잡지사 친구는 촬영장비를 잔뜩 메고 왔다.

모델 지망생은 얼굴이 이쁘고 몸매가 날씬한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웬놈의 화장도구, 분장도구가 그렇게나 많고, 사진 찍을 때마다 갈아입는 옷은 또 왜 그리 많은지 모를 정도였다. 모델을 찍는 카메라 또한 그 종류가 셀수없이 많았다. 내가 그들의 짐을 들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그네들도 자신들의 짐을 들고 메고 하여 산길로 들어섰다.

지리산길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다는 모델과 그 언니는 칼바위에 가기도 전에 죽는 시늉을 했다.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자고 했다. 하지만 지리산 깊은 골 맑은 폭포 앞에 서서 모델사진 찍는 일에 어찌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있으리오. 얼르고 달래고 하면서 법천폭포까지 겨우 올라갔다. 물론 그 사이 모델 아가씨 미간은 흉칙하게 일그러졌다.

드디어 분장을 하고 폭포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동안에도 그 미간은 원상복구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신통하게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어느새 천사처럼 활짝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니겠는가. 카메라를 떼면 미간을 찌푸리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천사의 미소를 떠올리고...어쩌면 그렇게 순식간에 변신할 수 있는지! 웃지도 못할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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