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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494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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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물의 정신이요
물은 차의 몸뚱이니

좋은 차는
좋은 물로

푸른 산 돌샘에서
돌돌 솟는 옥구슬로

(중략)

금수강산 참샘물로
밤하늘의 은하수로

부처님의 감로수로
죽로작설 달여보세.'
           <김필곤 / '신동다송'의 일부>

김필곤님은 '신동다송'을 노래한 이 책에 <차에 관한 단상> <다론(茶論)> <즐거운 차생활에 대하여> <다심의 고향을 찾아서> 등 차에 관한 다양한 글들을 함께 싣고 있습니다.

화개차에 대한 애정이나 차생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그의 또다른 작품집(시조집)인 <지리산가>, <피아골>, <섬진강 강물먹고> 등에서 빛나고 있지요.
<지리산가>에 실린 그이의 작품 한 편을 읽어보세요.

'오라, 지리산으로 오라.
어중이 떠중이들 다 지리산으로 오라.
다 지리산으로 와서
껍질 좀 훌훌 벗고 가거라
청학동 폭포를 맞고
마음의 때 좀 벗고 가거라.'

김필곤님은 어린 시절 차 시배지였던 쌍계사에서 차의 향기에 묻혀 성장했기 때문에 그의 쌍계사에 대한 정서는 아주 특별합니다.

"고은 시인은 '출가라는 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쌍계사엘 가는 것이 바로 출가고, 도가 다른 데서 따로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리산에 가면 깊어진다'고 했다.
그런 쌍계사는 다름아닌 노오랗게 움트는 햇차잎처럼 티없이 맑고 순수하고 내 꿈과 동심을 키워준 곳이고, 차생활을 눈에 익게 해준 곳이다."

김필곤님이 <신동다송>을 노래하게 한 정서적 바탕은 어릴 때부터 쌍계사의 차 향기를 맡고, 스님들이 차 마시는 모습을 보며 쌍계사 야생차를 땄던 경험과 인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예요. 그이가 쌍계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부터 좀 특별합니다.

"6.25전쟁으로 산골(신흥)에 있던 학교가 불타 없어져 버리고, 내가 입학식날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따라간 학교가 바로 쌍계사였다.
새 학교를 지어 이사갈 때까지 꼬박 3년 동안 쌍계사 절간에서 공부하고 뛰놀았다.
어느 때는 적묵당에서, 다른 날은 청학루에서, 그리고 화창한 봄날에는 복사꽃 환하게 핀 도원암(현재의 쌍계별장) 후원 풀밭, 여름이면 동백숲, 가을이면 밝은 낙엽이 꿈처럼 깔린 은행나무 밑에서 낡고 조그마한 칠판을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대자연을 교재로 야외수업을 했다.
싱그러운 풀 내음과 향긋한 꽃 향기가 코에 스며드는 부드럽고 포근한 풀밭에 앉아 있으면 어디론가 멀리멀리 떠나가는 푸른 하늘의 흰구름이 보이고, 가까운 숲에서는 온갖 새들이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고, 동천과 서천의 냇물소리도 떡갈나무 숲 사이로 돌돌 달려와서 우리들 동심의 뜨락을 적셔주는 것이었다."

김필곤님은 특히 쌍계사의 차에 대한 그 때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떠올려 줍니다.

"2학년이 되어 햇차가 피어날 무렵이면 토요일 같은 날은 아예 학과공부는 제쳐두고 차 따기에 자주 동원되었다.
약간 자주색을 띤 연두색 고운 햇차잎을 기쁜 마음으로 땄다.
쌍계사에서도 차나무가 가장 많이 자라고 있는 곳이 국사암이다.
국사암을 오르다가 남쪽으로 아득히 바라다 보이는 섬진강변의 하얀 모래밭이 그렇게도 내 어린 마음을 까닭 모르게 글썽거리게 했던 것이다."

'다실은 위안의 숲속
다실은 명상의 호수

(중략)

청풍명월(淸風明月)을 불러오고
만산적막(萬山寂寞)도 불러와서

무애거사(無碍居士)와 차 마신다
물외한인(物外閑人)과 차 마신다

잡다한 세상살이
번뇌 망상 훌훌 털고

영원과 마주 앉아서
본래심(本來心)의 차 마신다'
                  <김필곤 / '신동다송'의 마지막 부분>
  • ?
    김현거사 2003.06.22 20:39
    초등학교 몇년을 쌍계사서 했다니,그 참 좋은 인연으로 시작했군요.목탁소리 물소리 향냄새 차냄새가 절로 우러나겠읍니다.
  • ?
    솔메 2003.06.23 10:52
    김필곤님의 '차이야기'는 체험을 바탕으로 우러나오고 있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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