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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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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조들의 지리산 산행기가 가르쳐 준다-

요즘 지리산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이 사이트들은 지리산 관련 다양한 정보들을 특색있게 꾸미고 있어 이용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점에서도 아주 바람직하지요.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또한 지리산을 사랑하는 이들이 지리산동호회를 결성, 함께 지리산을 찾아보는 기회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것도 아주 활성화되고 있더군요.
종래 지역 단위 산악회가 지역 회원들만으로 지리산 탐승을 하던 것과는 달리 전국 어느 곳에서든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지리산 포털 사이트나 지리산산악동호인들의 카페를 차분하게 살펴보면 그 내용이 산행과 관련된 것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일부 카페의 경우 산행 관련 분야가 주종을 이루다시피 하고 있더군요.
지리산 산행은 지리산의 자연생태계를 비롯한 여러가지 신비로움을 이해하는 첩경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할 수만 있다면 지리산 산행은 많이 할수록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산행이 워낙 대세이다보니 여행이나 답사를 하는 이들은 지리산 매니아에 끼어들 수도 없는, 자격지심 비슷한 생각을 갖게 하는 측면도 있어요.

하지만 지리산은 산행만 하는 곳이 아니지요. 그것은 지리산이 국립공원 제1호란 사실에서 분명해집니다.
국립공원(국립공원 관련 얘기는 DAUM 칼럼 '최화수의 지리산 통신'에서 따로 언급할 것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합니다)의 기능 가운데 하나는 국민의 여가선용을 위해 미적, 지리적, 고고학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사물, 기념물, 사적 등을 보존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등산은 국립공원이 지닌 수많은 역할 가운데 한 가지일 따름이예요. 산행 못지않게 역사적, 학술적인 접근 등 다양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지요.

나는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있는 지리산 산행기들을 유심히 읽어봅니다. 제마다 지리산의 자연세계에서 보고 느낀 감흥을 잘 담아내고 있더군요.
하지만 산행기들이 지리산 인문사적에 대한 얘기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조선시대에 지리산을 찾았던 관리나 선비들의 지리산행기와 너무나 대조가 되지요.
인문사적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산행기에 아쉬움이 따른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산행 그 자체를 위한 산행이 대세를 이룬다는 시대적인 특성을 짐작하게 해주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국립공원인 지리산을 오직 산행 목적으로 찾는다!? 또한 그것이 요즘의 시대적 특징으로 대세를 이룬다!?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상이라면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자체가 어색한 노릇이요, 국립공원으로 관리를 전담해온 국립공원 관리공단에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지요.
국립공원이라면 등산보다 자연자원과 인문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하게 하는 것이 더 비중을 갖고 선행돼야 마땅합니다.
지리산은 더구나 우리 민족의 정신과 한(恨)과 문화와 민속이 소롯하게 깃든 역사의 으뜸 산이 아닙니까.

지리산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찾아보고 이해해야 할 것인가? 나는 그 간단한 예를 쉽게 제시할 수 있어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한 대목만 들여다 보아도 그 해답이 담겨 있더군요.
그이는 대원사와 덕산의 덕천서원과 산천재, 그리고 단속사지를 답사했더군요.
대원사는 지리산 계곡을 얼마간 거슬러 올랐지만, 나머지는 지리산 언저리에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유 교수의 답사는 지리산이 안고 있는 역사와 문화의 지극히 일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감동과 즐거움을 향유합니다. 정신적 포만감을 누리는 거에요.

유홍준교수가 정신적 환희에 충만하며 찾는 이런 답사 코스는 그러나 산행에 나선 이들은 눈길 한번 제대도 주지 않지요.
자동차로 산천재고 대원사고 후딱 스치고 지나쳐 유평계곡 상류 새재마을까지 쏜살같이 올라가 버리는 거에요. 등산 자체가 목적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답사도 하고 산행도 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지리산 산길 어느 한 곳이라도 주변의 역사적 문화적 여러 사실을 알고 찾는 것과 무턱대고 오르내리는 것과는 그 느낌이 정녕 다를 것입니다.

덕산과 대원사 뿐이겠습니까. 화개탑리에서 쌍계사, 신흥동, 의신, 빗점에 이르는 화개동천에는 또 얼마나 찬란한 역사와 문화, 민속의 숨결이 배어 있는 곳입니까?
그런데 자동차로 의신이나 빗점까지 후딱 올라 산행하는 것이 대세를 이루고 있더군요.
그래서 빨리 주능선에 오르는 것도 좋겠지만, 화개동천의 수많은 자취 가운데 그 어느 하나라도 차분하게 접해보고 오른다면 산행의 감흥도 배가될 거에요.
지리산 사랑의 방정식, 그것은 두루두루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며 발길을 떼놓았던 옛 선조들이 가르쳐 준다고 하겠습니다.
  • ?
    임대영 2002.07.08 20:16
    눈으로 발길로 찾는 지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체취로 다니도록하겠습니다
  • ?
    솔메거사 2002.07.09 11:15
    도전과 정복욕이 앞선 산행에서 탈피하여 그곳에 녹아있는 人文을 눈여겨보아야 할 지당한 말씀입니다...
  • ?
    매화랑 2002.07.17 09:22
    그렇군요...그러고 보니 저도 그동안 산행에만 치중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행은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느껴야 하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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