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섬진나루>두레네사랑방

조회 수 532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두레네 집은 커다란 교실이 네 개인데.. 거기에 한 가족씩만 받았단다.
"저희는 그런 소망이 있어요. 가족이 와서 서로 그동안 바빠서 못
나누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책도 읽고.. 그렇게 여유로움을
찾아서 가는 곳이었으면 해요. 그래서 그 큰 교실에 한 가족씩밖에
받질 않았어요."
소문이 또 소문을 듣고 그래서 휴가철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왔단다.
그런데.. 그런 경우도 있었다.
두레 엄마가 날짜를 잠시 착각하고 예약을 미리 받았는데, 다른 사람의
예약을 또 받아버린 것이었다. 정말 뭐라 말 할 수도 없이 미안한
두레엄마는 다른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그 사람에게 연거푸 미안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 사람의 한 마디가 두레엄마를 엉엉 울게 만들었다.
"그 사람이 저희들보다 돈을 더 준대요?"

두레엄마는 그런 경우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고, 앞이 캄캄해지면서 전화기를 붙들고
엉엉 울었다고 한다.
"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그러면서..
그 때 처음으로 이렇게 일을 벌인 자신이 원망스러웠고, 손님이
찾아와도 나가기도 싫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마음이 여린 두레엄마는 큰 눈에 또 눈물을
글썽거렸다.

하지만..
따뜻한 기억이 더 많았기에 두레엄마는 툭툭 털고 활짝 웃을 수 있었다.
한 번은 '두레네 집'에 방문한 사람들끼리 마음이 맞아 '지리산 음악회'
를 열었다고 한다. 그 날은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그런 따뜻한 자리였다고 한다.

두레네는 사람에게서 받은 아픔과 상처를 다시 사람에게서 받은
따뜻함과 사랑으로 치유하고 있었다.
두레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알게 모르게 그네들의
마음에 생긴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괜히 죄인아닌 죄인으로 살아야 했던
날들. 그들은 하늘에 원망도 해 보았을 테고, 사람들에게
실망도 했을 테고, 남 모르게 속앓이 하는 밤도 숱하게 있었을 것이다.
그 때마다 그들이 결코 놓지 않았던 희망의 끈들.
그 끈들이 바로 '사람'이었고, 이제 그 '사람'이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두레네는 그들에게 받은 따뜻함과 사랑을 잊지
않고,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초여름의 벌레소리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개운하게 잠을 자고 난 아침.
난 두레네 집을 떠나면서 교통비에 손익계산을 하던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두레네가 내게 준 것은 하루의 휴식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여유로운
삶, 그것이었다.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나는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두레네 집'은 말이지..
거긴 누구나 한 가족이 될 수 있는 곳이야.
거기엔 돈이 많다고 큰 교실을 차지하던지..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곳이 결코 아니고.
아프거나 장애가 있다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는 그런 곳도 아니야.

거기에 가려면 무엇보다..
자연과 사람과 동물들에 대해
열린 마음과 휴식을 취할 만한
여유로운 마음만 가져가면 돼.

그것만으로도..
두레 아빠, 엄마, 그리고 두레, 이레..
아 참.. 총명이, 톰,똑똑이, 또또, 콕콕이
이 모두가 넉넉한 웃음으로 반겨줄 껄?
  • ?
    임효진 2002.06.11 21:19
    본의 아니게 사랑방을 완전히 도배해 버렸네요..^^
  • ?
    햄버거 아저씨 2002.06.12 05:08
    좋운 여행과 경험 그리고 글 부럽군요
  • ?
    최화수 2002.06.12 09:58
    두레네집 이야기 여섯 마당이 아주 상큼하고 감동적입니다. 우리들이 미처 몰랐던 얘기며, 신세대의 신선한 시각에 감탄합니다. 임효진 기자님의 좋은 글 또 기대하겠습니다.
  • ?
    솔메거사 2002.06.12 11:51
    열린감성으로 신선하고 새롭게 두레네집을 묘사한 임효진님의 글이 참 좋습니다..
  • ?
    끼득이 2002.06.17 16:27
    저희는 일요일에 갔었는데 효진님과 엇갈렸네요.^^ 언제 뵐날이 있겠지요???
  • ?
    전군 2002.06.20 09:39
    잔잔한 글 잘읽었습니다.두레네 가족들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전 언제쯤 시간이 나 또 들러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1 두레아부지! 그리고 두레엄니! 솔메거사 2002.05.14 268
230 감사드립니다...^^ 사니조아 2002.05.14 242
229 최고의 작품 강동원 2002.05.14 259
228 두레네집을 잘 꾸려 보시길 2 밀양자연학습원 2002.05.17 246
227 산이 좋아졌어여~^^ 선영이친구 기써니 2002.05.17 240
226 그림과 도자기,가사문화권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를 하고싶다. 박성일 2002.05.20 246
225 제가 이곳에 들른지도~~ 이영혜 2002.05.21 210
224 감사합니다. 강동원 2002.05.21 180
223 [re] 기다리겠습니다. 두레아빠 2002.05.24 199
222 ^^* 저~~ 토요일에 뵐께요... 2 이영혜 2002.05.23 302
221 우리 집에도 이제는 매가패스 들어왔어요 6 두레아빠 2002.05.24 273
220 저는 이번주 토요일에 방문하기로 한... 3 몬다이 2002.05.24 269
219 두레,이레야!! 솔메거사 2002.05.24 235
218 28일 소풍 갑니다-사회복지법인 한마음학원 한마음학원 최옥봉 2002.05.27 368
217 이레야 두레야~~ 2 신문재&몬다이 2002.05.27 372
216 토욜 (6월1일)에 가도 될련지?? 2 스텔라~* 2002.05.30 300
215 모듬살이의 단맛, 쓴맛 이시재 2002.06.01 314
214 두레야~ 이레야~ 사진 이얌~! file 스텔라~* 2002.06.03 361
213 "산골로 이사온 뒤 오빠가 환해졌어요" 1 최화수 2002.06.04 266
212 조선일보에 난..기사입니다.. 2 화수니 2002.06.04 4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1 Next
/ 2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