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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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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43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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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두레는 7시경에  일어났습니다.
지난해까지 아침마다 "빨리 빨리"를 외치던 마음 졸이는 시간이었는지라
우리는 이제 중학생 되면 어쩌나, 학교도 더 일찍 가야하는데...
저놈하구 아침마다 씨름해야되는데,
두레 말마따나 이제는 스쿨버스가 아닌 군내버스 타고 학교에 가야하는데,
아침이 전쟁이겠다 하며 우리는 내심 조금 걱정을 했었지요.


3월이 되어 입학식 전날 두레와 아빠는 중학교로 인사를 갔습니다.
두레 담임선생님으로 정해진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는 두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고 하더군요.
입학식날 아침 두레를 잘 챙겨주는 같은 반 친구 택선이가 전화를 했습니다.
두레 7시 40분 버스 타고 올꺼냐고.
오늘만 아빠와 같이 가기로 했다고 얘기한 후에 다시 일이 생겨서
두레는 저와 같이 군내 버스를 타고가게 되었습니다.
차비를 내는데 자기가 알아서 돈을 내더군요.
아주 자랑스럽게 지갑에서 돈을 꺼내 차비를 내는데 어찌나 진지하던지요.
입학식 다음날부터 두레는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서는 이빨도 닦고(전에는 빼먹기도 하더니 지금은
절대 그런 일이 없음) 세수도 하고(이 부분은 쪼끔 고양이 세수임) 옷을 입고는
학교로 향합니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초등학교가 재미있니? 중학교가 재미있니? 하고 물으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중학교가 재밌어" 라고 말하더군요.
두레네 선생님은 여자 음악 선생님이신데 제가 장난으로
"선생님이 예뻐? 아니면 엄마가 예뻐?" 하고 물으면 이것 역시 당연한 걸
왜묻느냐는 식으로 "선생님이 예뻐" 라고 대답하네요. 야속한 넘......


어느 날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다가 초등학교 기사님이 츨근길에 두레를 보시고는
가시는 길에 태워주셨나 봅니다.
그런데 그날 두레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버스를 안타고 지나가는 이들이 태워주면 차비가 굳는다는 사실을.......

그 날 저녁 두레는 그 돈으로 뿌셔뿌셔를 사먹겠다고 말하더군요.
우리는 그러라고 말했는데 내심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기길 기대하는 얼굴이더군요.
하루는 친구들과 같이 토지초등학교까지 걸어와서 그 동안 두레가 만년고객인
만물상회에 와서 그렇게도 먹고싶던 것을 사먹었다고 하더군요.
지금 두레가 다니는 중학교에는 두레의 눈길을 끄는 가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또 만물상회에 가도 되냐고 묻네요.



동네분이 두레를 보며 "호박크듯이  큰당께!" 하시더군요.
정말 두레는 그 둥둥하던 뱃살이며 통통한 몸이 어느새 키로 가서 훌쩍 커버렸습니다.
조금전 두레가 라면을 끓여먹고는 국물에 밥을 아주 많이 말아 먹길래
"어, 두레 밥을 그렇게 많이 먹어?" 하니 두레 왈,
"두레 이제 청소년이야" 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먹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갑자기 두레가 울면서 아빠를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나도 축구선수 할래, 축구복 사줘, 축구신발도 사주고 양말도...."
하며 조르더군요. 우리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두레는 계속 축구선수를 하겠다고....
하두하두 안먹히길레 아빠는 두레는 달리기를 잘 못해서 안된다고 하니
두레는 당장 쌍께사로 가자고 하더군요.
지난 2월의 어느 날 두레와 아빠는 운동을 한다며 쌍계사 길을 걸은 적이 있었는데
녀석은 당장 그때 일을 떠올리며 운동을 하자고 하더군요. 따아식.
요즈음 두레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빠랑 운동장에서 축구를 합니다.
아빠가 말하길 아빠랑 축구를 열심히 하면 3학년때 되면 축구선수 될 수 있다고
했던 말이 두레에게는 희망이 되었나봅니다.
오늘 아침 학교에 갈려고 챙기는 두레를 보니 옷을 다 입고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차표를 꺼내어서 손에 쥐고는 집을 나가는데 그 폼(??)이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제 우리 집의 모든 나무들이 새 봄을 맞아 아주 예쁜 새싹들이 돋아 나는데
우리 집의 예쁜 싹(?)도 그렇게 예쁜 모습을 보이고 있답니다.
그런데 두레 얼굴에도 또다른 싹이 나는게 아닙니까? 아니 이 한가닥 삐죽 나온 것은 솜털이 아니네!
정신은 언제나 아이인데 몸은 쑥쑥 커나가는 두레의 봄날입니다.
그 예쁜 싹은 요번주에 소풍과 다음 주의 2박3일간
수련회를 간다며 집의 모든 달력마다
두레의 그 특유의 대문짝만한 글씨로 표시를 해놓았네요.


  • ?
    부도옹 2003.04.18 09:22
    ^^* ㅎㅎ 두레 이야기는 미소를 띠게 합니다.
    건강하다니 좋습니다.
  • ?
    솔메 2003.04.18 10:49
    중학생이 된 두레가 한걸은씩 더 의젓해지는군요...
    의식도 함께 더욱 큰걸음으로 성장하기를 빕니다...
  • ?
    자유부인 2003.04.18 11:46
    『"두레 이제 청소년이야"』라고 말하는
    의젓한 청소년, 안두레 ^*^
    두레의 봄날은 쭈~욱 ~~~~~~~
  • ?
    햄버거 아저씨 2003.04.27 06:00
    내년에는 이레도 중학생이 되는군요----
  • ?
    산다람쥐 2003.05.01 17:49
    두레 너무 웃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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