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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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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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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tv방송을 통해 알려진 후
두레와 비슷한 친구들의 가족들이 찾아오십니다.
자폐와 같은 정신장애아가 가족 중에 있는 분들은 다 겪어 아시겠지만
자신의 아이가 장애임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몸부림이 있겠습니까?
치료책이 있다고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하면 얼마든지 끝까지 달려드는 애착...
물론 모든 병이 다 그렇습니다만
자폐아동의 특성상 그림을 잘 그리는 놈, 기억력이 비상한 놈,
거기도 생긴거는 어쩌면 똘똘하게 생겼는지
어느 한편으론 좋아질 것 같은 멀쩡함에 더 집요하게 매달립니다.
대부분 특수교육, 양방, 한방, 정신과치료, 기도원에 심지어 무당 푸닥거리까지
산 넘고 물 건너 좋다는데면 다 찾아 돌아다닙니다.
있는 거 없는 거 무한정 들어가는데 나아지는 기미는 없어 장래가 불안하고,
사회 복지가 잘 된 국가로 이민을 생각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리곤 적잖이 좌절되어 이젠 만약(萬藥)이 다 소용없는 장애임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잘라진 팔이 다시 돋아나지 않듯이 처음부터 없던 것이 생기진 않습니다.
다만 한쪽이 없으면 다른 한쪽으로 살아가는 훈련이 있듯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 방편을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적응해가는 훈련을 택합니다.
특수교육은 아이가 정상인으로 돌아오는 교육이 아닙니다.
장애인이 다른 이들과 구별되어 적응시키는 도움이랄까 하는 정도이지요.
정신과 약물치료는 아이가 나아지는 약이 아닙니다.
아이가 정신없이 행동하는 것을 가라앉히는 신경안정제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만 명 가운데 하나가 신기하게도 그 약물에 차분해지며
그러다가 약을 안써도 가만히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장애인끼리만 모여있는 특수학교보다는 일반학교가 좋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도와가려는 주변의 이해만 있다면, 교사와 학교측의 큰 배려가 있다면
학교는 어느 기관보다 비교할 수도 없는 월등한 교육의 장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이기적인 세태에 일반아동의 학부모가 그것을 그냥 둘 리 있나요.
유태인을 게토에 가두려는 서구인의 포악스러움을 우리 모두는 갖고 있는 법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성과가 눈에 띄어야하는 경쟁 위주의 교육환경입니다.
교사 자신의 가치관이 어떠하든 주위의 압박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한사람 한사람 따로 이야기 해보면 다 이해해 주는데 집단은 그런 이해가 더욱 없습니다.
도시의 경우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자기 아이와 어울릴까봐 질겁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지요. 늘 그러니까.
잘 아시다시피 심지어 옆 집 살면서 집 값 들먹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두레 역시 도시에 살 때는 동네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빙 둘러쌓여 집단으로 얻어맞은 적이 있었고, 아빠인 나는 어느 놈이 두레를 괴롭히나 감시해야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슈퍼맨이 있어서 괜히 옆 사람 해꼬지하는 이를 혼내주는 용사가 있으면 좋겠구나,
내가 실베스터 스텔론처럼 모든 위험에서 아이를 지켜주는 능력있는 아빠였으면 했습니다.
사실 장애인이 이 사회에 피해를 주기보다는 장애인이 사회에서 받는 피해가 더 심합니다.
저희가 사람 한적한 시골을 택한 이유 중의 하나는
두레가 도시에 살며 받지 않아도 될 불필요함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남 눈치보느라 스트레스 받는, 어찌보면 교육보다도 비본질적인 곳에
소모하는 에너지가 너무 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삶이니까 그런 것이지만.
제 작은 경험으로는 그래 잘 왔구나, 아이도 그렇지만 우리 모두 행복해졌구나.
그리고 모두에게 기쁨이 될 수도 있는 일을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집니다.
아직 눈에 확 띄는 바로 이거야 하는 산삼 뿌리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장애아 부모는 자녀의 미래에 불안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두레의 장래 일에 근심으로 보내는 아빠가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듭니다.
뭐냐하면 두레를 자연에 맡기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빨리빨리의 정보화, 산업사회에 처지는 이들이 장애인이라면
힘쎈이나 약한자나 모두에게 넉넉히 베푸는 큰 산에서는 장애가 별 문제없어 보입니다.
자연 속에서는 남보다 뒤쳐진다고 해서 패자로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두레가 자연 속에서 스스럼없어지고 이전보다 훨 나아졌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시간이 더 흘러야 선명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그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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