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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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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學), 술(術), 도(道)
동양의 학자나 우리의 선비들은 문물을 숭배한 사람들입니다.
어떠한 경로로 그같이 불러졌는지 제대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배움에 있어서
문학, 교육학, 철학, 등등... 이렇게 학자가 들어있는 배울 것과
음악, 미술, 공예, 기술, 등등 재주가 들어있는 배울 것을 구분한 것입니다.
학(學)과 술(術)을 구분한 기준이
제 짐작으로는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감각적)인 것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만
제대로 짚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네요.
즉, 머리로 깨친 것은 학에 속하는 일이고
몸으로 습득되는 것은 술에 속하는 것입니다.
듣는 감각인 청각(廳覺)을 잘 살려낸 재주인 음악과
보는 감각인 시각(視覺)을 잘 살려낸 미술, 공예 등을 예술이라 한 것 같습니다.
우리 몸에는 오감이 있습니다.
보고(시각), 듣고(청각), 만지고(촉각) 맛 보고(미각), 냄새맡고(후각) 하는 감각입니다.
이러한 몸의 감각을 느끼는 배움을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이치를 깨달아 정신력을 배가시키는 배움을 학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움에 대해 나름대로의 구분을 가진 동양적 사고와 달리
서양인들은 단순한 구분을 하는데
단지 모든 학문에 "gy, ic" 등의 어미를 붙여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감각과 이치의 깨달음을 구분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군요.

A.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란 책에 보면
그는 20세기가 영화의 시대임을 무척 강조하고 있더군요.
전통적인 입장에서 예술의 영역인 감각이 가장 많이 통합된 형태이기 때문이죠.
제 생각이지만 감각을 일깨우는 예술 가운데
미술은 두 감각 즉, 시각과 촉각에 제한되어 있고 음악은 청각에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보면 시각과 청각, 촉각까지 영역이 확대 된
연극이나 영화인들의 영역은 대단히 폭넓은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저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모든 감각을 통합한 영역이 있는데,
너무 부당하게 대접받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요리이지요. 맛있어 보이는 색깔과 냄새, 손과 혀에 부드러운 느낌도 줄 뿐 아니라
지금은 듣기 어렵지만 그전에 짜장면을 만들 때 주방에서 밀가루 반죽을 탕탕 내려치는 소리를 들을 때 Cla이 꼴딱 넘어가는 참 기막힌 소리라고 느낀 적이 있었는데(ㅎㅎ)...
어쨌든 미각과 후각 촉각, 청각, 시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감각의 통일체인데
왜 요리는 종합예술로 큰 인정을 하지 않는가. 너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길이 남길 수 없는 소모적이고 한시적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름이나 흔적을 남겨야 좋다고 여기는 사람의 배움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보입니다만.
솔직히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이들을 꼽으면 대개 예술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자랑하는 요리사가 있다면 그는 진정 깨달은 자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횡설수설 떠든 진짜 이유는
요리사를 칭찬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깨달음이란 말 때문입니다.
학과 술을 모두 포괄하는 동양의 깨우침을 일컬는 말이 있는데
그게 바로 도(道)라는 말입니다.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만 깨우치는 "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입니다.
요리에도 도가 있고 모든 학문과 재주에 도가 있습니다.
감각의 영역을 초월한 감이 있는데 흔히들 육감(六感)이라고 하지요.
정신영역의 깊은 곳에 자리잡은 믿음이랄지 신앙이랄지 하는 그런 부분입니다.
사람이 진정 태어나서 알고 가야하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영역.
도를 깨우치는 일입니다.
믿음과 신념을 가진 이들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한 우물만 깊이 파도 도달할 수 있다는 선조들의 깨우침을 기억한다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모든 이들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인 셈입니다.
이 길이다 저 길이다. 길이 다르다고 주장하지 않아도 모두 한 길임을 알 수 있는
깨달음이 오도록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자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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