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와 이레를 학교로 보낸 후 학교를 한 번 둘러봅니다.
미니어쳐 세종대왕상(우리 학교는 책 읽는 소녀보다 세종대왕상이 유난히 작습니다. 전 이 곳에 이사와서 조금 지나서야 이 동상을 발견했을 정도로 귀엽습니다-대왕께는 죄송스런 표현입니다만-...) 옆의 매화가
전주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모든 송이들이 다 피어서
좋은 향기로 인근의 벌들을 유혹하고 있더군요.
닝닝니잉, 애에앵
가끔 붕붕거리는 소리도 들릴락하면 괜히 모골이 쭈빗해서 얼른 그 자리를 피합니다만.
다른 나무들도 살펴보니 조금씩 아직 확실히는 안 보이지만
다들 봄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화장실 옆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는 연두색 무청 색깔을 띠고
잠 자는 방 앞 우물가의 매화도 이제 팦콘 터지듯 분홍 꽃망울을 벌이기 시작했더군요,
아주 작은 새가 제가 보고 있는 매화나무 속으로 들어와
앉더니 무언가를 찾는 듯 하네요.
주위를 기울이지 않았던 탓에 이리도 작은 새를 가까이서 본 것도 얼마만인지.
저희 집은 이제 계절에 맞는 그 주인공들이 등장하나 봅니다.
저희가 아닌 우리 집의 진짜 주인들인 나무와 새, 풀들이지요.
지난 주 토요일엔 대구에 결혼식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남원에 차를 두고 시외버스로 갔다왔는데 결혼식이라는
시간에 쫒겨서인지 하루를 허둥대며 산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간 우리는 크게 시간을 다투지 않았습니다(출퇴근이 없는 소사가족이라...).
시간이 돈으로 환산되는 생활이 아닌지라 시간에 쫓겨 다닐 일이 없어
누가 보아도 할 일 없는 사람 같았다는데...
하여간 간만에 몇 시 차를 타고 몇 시까지 가야한다는 조바심을 내다보니 영 깝깝하데요.
허둥대게 만든 대도시를 벗어나니 그제야 조금 여유로움이 느껴지며
살 것 같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바쁜 곳에 가 있다가 돌아올 때 구례라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제는 됐구나 하며 호흡 긴 숨을 내쉽니다.
아마도 이젠 도시로 되돌아갈 자리가 없어지려나 봅니다. 어쩌면 아주...
저번에도 서울에 일 보러 갔다가 밤에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공기를 맡으며,
그래 이 공기야!!(무슨 조미료 선전 같지요?) 하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면 과장일까요?
집으로 오는 구례-하동 간의 19번 도로를 타기 시작하면 더 기가 뻗치다가
송정리 우리 동네 이름 새긴 돌덩이를 보면 내 안이 비로소 차분해짐을 느낍니다.
조용하면서 편안하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그 뭐냐? 귀가 시원한....
물론 그 시원함의 극치는 우리 학교의 운동장에 내려서 계단을 올라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책을 읽는 소녀상을 지나 탁 집으로 돌며
마주 보게 되는 한수내 개울소리와 봉애산 언저리를 더듬는 지리산이지요.
그러면서 우리는 외칩니다.
새끼들아 짖지마! 똑똑아, 또또야. 총명아. 토-오옴. 잘 있었니? 우리 왔단다.
멍멍, 컹컹, 끼깅대는 개소리들이 개울 물소리를 덮는 듯 하다
이내 물소리만 남는 우리 집.
미니어쳐 세종대왕상(우리 학교는 책 읽는 소녀보다 세종대왕상이 유난히 작습니다. 전 이 곳에 이사와서 조금 지나서야 이 동상을 발견했을 정도로 귀엽습니다-대왕께는 죄송스런 표현입니다만-...) 옆의 매화가
전주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모든 송이들이 다 피어서
좋은 향기로 인근의 벌들을 유혹하고 있더군요.
닝닝니잉, 애에앵
가끔 붕붕거리는 소리도 들릴락하면 괜히 모골이 쭈빗해서 얼른 그 자리를 피합니다만.
다른 나무들도 살펴보니 조금씩 아직 확실히는 안 보이지만
다들 봄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화장실 옆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는 연두색 무청 색깔을 띠고
잠 자는 방 앞 우물가의 매화도 이제 팦콘 터지듯 분홍 꽃망울을 벌이기 시작했더군요,
아주 작은 새가 제가 보고 있는 매화나무 속으로 들어와
앉더니 무언가를 찾는 듯 하네요.
주위를 기울이지 않았던 탓에 이리도 작은 새를 가까이서 본 것도 얼마만인지.
저희 집은 이제 계절에 맞는 그 주인공들이 등장하나 봅니다.
저희가 아닌 우리 집의 진짜 주인들인 나무와 새, 풀들이지요.
지난 주 토요일엔 대구에 결혼식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남원에 차를 두고 시외버스로 갔다왔는데 결혼식이라는
시간에 쫒겨서인지 하루를 허둥대며 산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간 우리는 크게 시간을 다투지 않았습니다(출퇴근이 없는 소사가족이라...).
시간이 돈으로 환산되는 생활이 아닌지라 시간에 쫓겨 다닐 일이 없어
누가 보아도 할 일 없는 사람 같았다는데...
하여간 간만에 몇 시 차를 타고 몇 시까지 가야한다는 조바심을 내다보니 영 깝깝하데요.
허둥대게 만든 대도시를 벗어나니 그제야 조금 여유로움이 느껴지며
살 것 같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바쁜 곳에 가 있다가 돌아올 때 구례라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제는 됐구나 하며 호흡 긴 숨을 내쉽니다.
아마도 이젠 도시로 되돌아갈 자리가 없어지려나 봅니다. 어쩌면 아주...
저번에도 서울에 일 보러 갔다가 밤에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공기를 맡으며,
그래 이 공기야!!(무슨 조미료 선전 같지요?) 하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면 과장일까요?
집으로 오는 구례-하동 간의 19번 도로를 타기 시작하면 더 기가 뻗치다가
송정리 우리 동네 이름 새긴 돌덩이를 보면 내 안이 비로소 차분해짐을 느낍니다.
조용하면서 편안하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그 뭐냐? 귀가 시원한....
물론 그 시원함의 극치는 우리 학교의 운동장에 내려서 계단을 올라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책을 읽는 소녀상을 지나 탁 집으로 돌며
마주 보게 되는 한수내 개울소리와 봉애산 언저리를 더듬는 지리산이지요.
그러면서 우리는 외칩니다.
새끼들아 짖지마! 똑똑아, 또또야. 총명아. 토-오옴. 잘 있었니? 우리 왔단다.
멍멍, 컹컹, 끼깅대는 개소리들이 개울 물소리를 덮는 듯 하다
이내 물소리만 남는 우리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