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하도 짖어 여름철 손님이 오면 시끄러울 것 같아 하나 둘 정리중입니다.
앞집 송정 식당에서 어느 손님이 발발이를 약으로 쓸려고 찾는다기에
제일 먼저 어미의 역할을 끝낸 총명이를 보냈습니다. 물론 총명이의 새끼들도 모두 분양하고 이레가 제일 좋아하는 똘이 하나만 남겨두고 말입니다.
똑똑이는 이 달 말일 복날 중에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우리집에서 만2년 넘게 살았으니 식용견으로서는 장수한 편입니다만
그래도 안된 것이 장가도 못가보고, 또 정든 놈을 넘기자니 괜히 안돼보여
요즘 맛있는 짬밥은 모두 그 놈만 주고 있습니다.
타고난 성정대로 죽어야 하는 생명들, 특히 견공들에게 여름날의 시간은 꽤 중요하지요?
톰은 원래 값나가는 종자(비글이레나 뭐래나 70만원이나 한데요 글쎄. 그러면 뭐합니까. 우리집에서 제일 멍청해 제가 미워하는 놈입니다)라 식당에 팔려가지는 않고 동네에 개 잘 키우는 철민이 아버지한테 주려고 합니다.
괜히 미워서 밥도 안주고 싶은 놈, 미워하지 말고
저보다 더 사랑받을 사람한테 보내는게 좋아보여서지요.
전에 철민이 아버지가 씨만 받아도 된다고 할 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말도 안했는데 시간이 지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데리고 있어봐야 목욕도 안 시키죠.
맨날 나무에 줄 묶어두면 나무를 삥글삥글 돌아 다시 되돌아 풀를 줄도 모르고
나무뿌리에 주둥이 꾀여 깨갱거리는 일이 다반사죠.
그게 보기 싫어 블록벽돌에 묶어두면 지놈이 씨름 선수도 아닌데
그 무거운 보루꾸 벽돌을 질질 끌고 운동장을 빙글빙글 도는데 내가 꼭지가 돌겠더라구요.
그래서 이놈 시끼는 생긴거는 허쉬파피 모델 같이 잘 생긴 놈이 왜 매일 속뒤집어놓느냐며
씩씩거리니.. 그래 차라리 남 주는게 개 신상에도 좋겠다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한놈 두놈 보낼 때를 정해두니 이제 또또와 그 새끼 똘이만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이후 강아지 똘이가 안보이는 겁니다.
그날 저녁은 내내 이름부르다 어디 마루 밑에 자겠지 하고 그냥 잤는데
그 다음날 꼬리를 허리부터 흔들어대며 슬리퍼 사이로 비집고 나온 발고락 햝으며 따라다녀야 할 놈이 없는 겁니다.
그때서야 이거 너구리가 물고 갔나, 그날 손님이 많이 왔었는데 이쁘다고 집어갔나,
혹시 또또따라 큰 길 나갔다가 차에 치인 것은 아닌가....
집 앞 사방 몇 백미터를 흝어보았지만 없었습니다. 그놈 찾아다니다
닭들이 나무 밑에 사람 몰래 낳아놓는 달걀 무더기를 보고 삶아먹었지만...
그때부터 이레는 징징대기 시작했습니다. 이잉 똘이야! 똘이!...어디갔니...
그러고보니 개 아비 또또도 눈밑이 수척하고 털이 붕붕 빠지는게 슬퍼보였습니다.
뒷다리로 제 목덜미 박박 긁길레 벌레에 물리는게 안쓰러워 보여 간만에 가루약을 뿌려주고 목욕시켰는데 그 날 오후에 덮다고 흙구덩이 파고 드러누워 도로 흙강아지가 되버렸습니다.
어쨌든 똘이는 이제 집에 없습니다. 우리 집 식구로서의 인연이 다했는가봅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길지는 않은 것입니다.
똘이 태어나서 한 3개월인데도 정이 들고 안보이니 허전한 것인데...
미우니 고우니해도 함께 했던 공간을 나누지 못하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올 여름에도 길게는 삼사일 짧게는 하루.
서로가 살아온 장소가 다른 이들이 함께 만나 인사나누다 헤어질 것을 생각합니다.
天地間에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사이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들이 좋은 인연으로 추억나누어지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어젯 밤에는 무척이나 달이 밝았습니다.
새벽 한시쯤인가 소피보러 나갔다 달빛 아래 한참인가를 냇물소리를 들으며 서있는데
또또가 소리없이 다가와 내 발등 아래 쪼그려 앉더군요.
같이 사는 숨붙이들의 정(情) 나눔이 아닐까 싶어지더군요.
누구라도 좋으니 달 빛 아래 한번 나가보세요. 아마도 서로간에 의미있는 시간일 겁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민족은 큰 달 아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미를 찾는 명절(추석,정월 대보름)을 찾아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집 송정 식당에서 어느 손님이 발발이를 약으로 쓸려고 찾는다기에
제일 먼저 어미의 역할을 끝낸 총명이를 보냈습니다. 물론 총명이의 새끼들도 모두 분양하고 이레가 제일 좋아하는 똘이 하나만 남겨두고 말입니다.
똑똑이는 이 달 말일 복날 중에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우리집에서 만2년 넘게 살았으니 식용견으로서는 장수한 편입니다만
그래도 안된 것이 장가도 못가보고, 또 정든 놈을 넘기자니 괜히 안돼보여
요즘 맛있는 짬밥은 모두 그 놈만 주고 있습니다.
타고난 성정대로 죽어야 하는 생명들, 특히 견공들에게 여름날의 시간은 꽤 중요하지요?
톰은 원래 값나가는 종자(비글이레나 뭐래나 70만원이나 한데요 글쎄. 그러면 뭐합니까. 우리집에서 제일 멍청해 제가 미워하는 놈입니다)라 식당에 팔려가지는 않고 동네에 개 잘 키우는 철민이 아버지한테 주려고 합니다.
괜히 미워서 밥도 안주고 싶은 놈, 미워하지 말고
저보다 더 사랑받을 사람한테 보내는게 좋아보여서지요.
전에 철민이 아버지가 씨만 받아도 된다고 할 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말도 안했는데 시간이 지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데리고 있어봐야 목욕도 안 시키죠.
맨날 나무에 줄 묶어두면 나무를 삥글삥글 돌아 다시 되돌아 풀를 줄도 모르고
나무뿌리에 주둥이 꾀여 깨갱거리는 일이 다반사죠.
그게 보기 싫어 블록벽돌에 묶어두면 지놈이 씨름 선수도 아닌데
그 무거운 보루꾸 벽돌을 질질 끌고 운동장을 빙글빙글 도는데 내가 꼭지가 돌겠더라구요.
그래서 이놈 시끼는 생긴거는 허쉬파피 모델 같이 잘 생긴 놈이 왜 매일 속뒤집어놓느냐며
씩씩거리니.. 그래 차라리 남 주는게 개 신상에도 좋겠다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한놈 두놈 보낼 때를 정해두니 이제 또또와 그 새끼 똘이만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이후 강아지 똘이가 안보이는 겁니다.
그날 저녁은 내내 이름부르다 어디 마루 밑에 자겠지 하고 그냥 잤는데
그 다음날 꼬리를 허리부터 흔들어대며 슬리퍼 사이로 비집고 나온 발고락 햝으며 따라다녀야 할 놈이 없는 겁니다.
그때서야 이거 너구리가 물고 갔나, 그날 손님이 많이 왔었는데 이쁘다고 집어갔나,
혹시 또또따라 큰 길 나갔다가 차에 치인 것은 아닌가....
집 앞 사방 몇 백미터를 흝어보았지만 없었습니다. 그놈 찾아다니다
닭들이 나무 밑에 사람 몰래 낳아놓는 달걀 무더기를 보고 삶아먹었지만...
그때부터 이레는 징징대기 시작했습니다. 이잉 똘이야! 똘이!...어디갔니...
그러고보니 개 아비 또또도 눈밑이 수척하고 털이 붕붕 빠지는게 슬퍼보였습니다.
뒷다리로 제 목덜미 박박 긁길레 벌레에 물리는게 안쓰러워 보여 간만에 가루약을 뿌려주고 목욕시켰는데 그 날 오후에 덮다고 흙구덩이 파고 드러누워 도로 흙강아지가 되버렸습니다.
어쨌든 똘이는 이제 집에 없습니다. 우리 집 식구로서의 인연이 다했는가봅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길지는 않은 것입니다.
똘이 태어나서 한 3개월인데도 정이 들고 안보이니 허전한 것인데...
미우니 고우니해도 함께 했던 공간을 나누지 못하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올 여름에도 길게는 삼사일 짧게는 하루.
서로가 살아온 장소가 다른 이들이 함께 만나 인사나누다 헤어질 것을 생각합니다.
天地間에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사이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들이 좋은 인연으로 추억나누어지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어젯 밤에는 무척이나 달이 밝았습니다.
새벽 한시쯤인가 소피보러 나갔다 달빛 아래 한참인가를 냇물소리를 들으며 서있는데
또또가 소리없이 다가와 내 발등 아래 쪼그려 앉더군요.
같이 사는 숨붙이들의 정(情) 나눔이 아닐까 싶어지더군요.
누구라도 좋으니 달 빛 아래 한번 나가보세요. 아마도 서로간에 의미있는 시간일 겁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민족은 큰 달 아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미를 찾는 명절(추석,정월 대보름)을 찾아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