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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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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14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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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화장실에 어른이 가면...
엉덩이가 까진다.

얼마전에 동네이장님과 몇몇분들과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 분들은 이곳 추풍령의 신안분교 출신들이셨습니다.
옛날 그 분들이 학교에 다니셨던 이야기들을 들으며 얼마나 웃었던지.
다음날 아침 학교를 둘러보며 다시금 생각이 나서 빙긋이 웃게되더군요.
제일 즐거웠던 것중의 하나가 화장실 이야기인데
처음 화장실이 지어졌을땐 입구가 아치로 지어져서 그렇게 예뻤다고 하더군요.
전 무심히 지나쳤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아침에 보니 정말 아치더군요.
지금은 오래되서 금도 가고 색도 바래 몰골이지만
그래도 처머끝은 날렵하게 들어올린 품새를 갖고 있습니다.
당시 지으신 분들은 문 하나에도 멋을 낼줄아는 멋장이들이었는가 봅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 우상이었던, 그래서 볼일도 집에서 안보고 참고 학교에 와서 보던
초현대식 화장실이, 작년에 학교동창들 모임이 있어서
모였다가 화장실에 갔더니 앞뒤가 구별이 안되어서 한참을 어디를 앞으로 잡을까
궁리를 했답니다.
또 좁기는 왜그렇게 좁은지 간신히 쪼그리고 앉았더니 엉덩이가 벽에 까지고, 벽이 바로 코앞이더라는
얘기에 얼마나 웃었는지요. 거기에 덧붙쳐서 한 분은 그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데
마침 핸드폰이 와서
받느라 정말 쑈를 했다며 그 상황을 설명하는데 저흰 자지러졌습니다.
정말 키가 180이상인 분들은 무릅굽히기가 쉽지 않을것 같군요.
이곳에 오니 지리산에서 보다 화장실 환경이 좋아 아이들은 주저없이 수세식 화장실을 씁니다.
두레아빠는 물절약하고 건강을 위해서도 재래식 화장실을 쓰라고 하지만
어디 애들한테 그게 먹히나요?
저희 부부는 이곳 남자화장실이 재래식이라도 별 냄새도 안나고 깨끗하여
서로 칸을 정해놓고 쓰면서 우리도 참 좁다하며 바로 앉으면 벽을 코앞애 두고
쓰고 있었는데 그 분들 말을 들으며 얼마나 공감을 했는지 두레아빠가 한마디 합니다.
'맞아요, 정말 좁아요. 저두 사용할 때마다 다리가 잘 안굽혀져서 쪼끔 힘든데
제가 언제 시간이 나면 그 벽 하나 허물께요.' 그 말에
'아 그러면 둘이 마주보고 일 볼 수 있겠네. 하하하'

정말 처음 지어졌을땐 미술 시간에 그 화장실을 그리던 시간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붕을 삼각이 아닌 슬라브로 지은것도 당시에 처음 보았다며 그럼 비가 오면
그 물은 어디로 빠질까 궁금했었다는 이야기도 하며 흘러간 지난 시절의 이야기로
오랫동안 즐거웠습니다.
이제 우리의 몸도 커지고 나이도 들어서 인생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며
자식들을 키우며 고향에 사는 그 분들의 일상을 보며 이 곳이 저희들에게도 좋은
터전이 되길 소망했습니다.
  • ?
    얼간 2003.10.12 00:35
    소박한 꿈과 현실이 함께 존재하는 추풍령 좋은 보금자리로 구며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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